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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은 서울, BNK·JB는 인뱅…살기 위해 텃밭 나온 지방은행 역설 [지방금융 안방이 흔들린다④]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26 11:00

지역여신 81.7%·수신 68.7%…옅어지는 지방은행의 ‘지역성’
제조업 대출 줄고 부동산 늘고…지방銀 지역금융 역할까지 흔들
수도권·비대면으로 눈 돌리는 지역금융, 은행별 생존전략 분화

(왼쪽 위부터)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강정훈 iM뱅크 행장 / 사진제공 = 각 사

(왼쪽 위부터) 김성주 BNK부산은행장, 김태한 BNK경남은행장, 박춘원 전북은행장, 정일선 광주은행장, 강정훈 iM뱅크 행장 / 사진제공 = 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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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비수도권에 대한 주요 시중은행들의 공세가 거세짐에 따라,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지방은행들은 역설적으로 지역 밖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iM뱅크는 수도권 기업금융 시장에 직접 영업망을 넓히고 있고 부산·광주·전북은행 등은 인터넷전문은행의 플랫폼을 새로운 영업점처럼 활용하고 있다. 제주은행은 기업용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안에 은행을 집어넣는 임베디드 금융으로 전국 기업고객을 노리고 있다.

지방 인구 감소와 지역 경기 부진으로 전통적인 영업 기반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진 데다 시중은행까지 기업금융과 지자체 금고 등을 앞세워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지방은행의 선택지는 좁아지고 있다. 안방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안방 밖에서 새로운 고객과 수익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안방 점유율 15.2%뿐…지역 밖 내몰리는 지방은행

각 지방은행 거점지역 내 대출시장 점유율 /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각 지방은행 거점지역 내 대출시장 점유율 /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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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시중은행 전환을 마친 iM뱅크를 제외한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역여신 비중은 지난해 말 81.7%까지 낮아졌다. 지역에서 조달한 자금의 비중을 뜻하는 지역수신 비중은 이보다 더 낮은 68.7%에 그쳤다.

지방은행의 자금공급 근간이 되야 할 지역 제조업 대출 비중은 2020년 31.3%에서 지난해 26.7%로 4.6%p 줄어든 반면 부동산업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25.7%에서 27.6%로 높아졌다. 지역 산업의 생산과 투자를 뒷받침하는 관계금융보다 상대적으로 담보 중심의 부동산금융 비중이 커졌다는 점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지방은행이 지역에서 돈을 모아 지역 기업과 주민에게 공급하던 전통적인 영업구조가 점차 옅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경기와 인구 감소로 안방에서 확보할 수 있는 예금과 대출 수요가 제한되면서 지방은행 스스로 수도권과 비대면 채널에서 새로운 자금과 고객을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더 뼈아픈 점은 지방은행이 지역 밖으로 눈을 돌리는 동안 정작 안방에서의 지배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말 기준 지역 소재 예금은행 여신 가운데 지방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에 불과했다. 반면 시중은행은 46.4%,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은 38.4%를 차지했다. '지방'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지역 금융시장에서조차 지방은행보다 시중·특수은행이 공급하는 자금이 훨씬 많은 구조가 굳어진 것이다.

결국 지방은행에는 역설적인 생존 방정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이 막강한 자본력과 기업금융·자산관리(WM) 역량을 앞세워 지방 우량기업과 고액자산가, 지자체 금고까지 공략하는 상황에서 지역시장만 지켜서는 성장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수도권과 디지털 영업을 확대할수록 지역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은 옅어질 수밖에 없다.

iM뱅크, 서울서 직접 승부…PRM 여신 5.8조원

지방은행 주요 시장 다변화 전략

지방은행 주요 시장 다변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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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적극적으로 지역의 경계를 허문 곳은 iM뱅크다. 이미 2024년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서울과 수도권 기업금융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 등 기업금융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PRM(기업금융전문역) 제도가 대표적이다. 대규모 점포망을 새로 구축하는 대신 기업금융 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인력이 직접 고객을 발굴하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iM뱅크의 PRM 여신은 5조7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949억원보다 31.6% 증가했다. 1분기 말 5조3623억원에서 석 달 만에 다시 4000억원 넘게 늘어났다. 서울 강남·여의도·마곡·가산과 경기 판교·동탄 등 수도권 거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수도권 자산은 전체의 약 20%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지방에서 시중은행의 공세를 막는 데 머무르는 대신 상대의 안방인 수도권에서 기업여신을 직접 가져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광주·전주·제주 등 비수도권에서도 PRM을 확대해 사실상 전국 단위 기업금융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외형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iM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 감소했고 판매관리비도 8.9% 늘었다. 신규 영업망과 인력 확충에 따른 비용을 감수하면서 시장을 넓히는 단계인 만큼 수도권 여신의 성장세가 향후 실제 이익과 고객 기반 확대로 얼마나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BNK·JB, 인뱅 고객을 전국 영업점으로

BNK와 JB금융 계열 은행들은 iM뱅크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직접 수도권에 점포와 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대신 인터넷은행이 이미 확보한 전국 고객 기반을 활용하는 것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11월 케이뱅크와 개인신용 공동대출을 선보였다. 고객이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양 은행이 각각 심사를 거쳐 대출자금을 분담하는 구조다. 부산은행 입장에서는 서울에 영업점을 추가로 내지 않고도 케이뱅크의 전국 단위 고객에게 대출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협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부산은행은 토스 플랫폼 내 전용관을 통해 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카카오뱅크와는 중소기업·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동대출도 추진하고 있다. 경남은행 역시 토스뱅크와 공동대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JB금융은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결합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광주은행과 토스뱅크가 2024년 8월 출시한 '함께대출'은 출시 약 9개월 만에 누적 공급액 1조원을 넘어섰다. 실행 건수도 3만2000건을 돌파했다. 광주은행이 보유한 대출잔액 역시 지난해 1분기 2970억원에서 2분기 4054억원, 3분기 5138억원, 4분기 6222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광주은행의 성공에 이어 전북은행도 카카오뱅크와 손잡았다. 양사가 내놓은 '같이대출' 공급액은 올해 5월까지 1110억원을 기록했다.

지방은행의 기업·개인여신 심사 노하우와 인터넷은행의 저비용 플랫폼·고객 기반을 결합하는 방식이 새로운 탈지역 모델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영업점 숫자가 곧 영업력이었던 과거와 달리 인터넷은행 앱 하나가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전국 수천만 고객을 연결하는 새로운 점포가 된 셈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공동대출 범위를 개인신용대출에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대출까지 확대하고 2027년 관련 상품 출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터넷은행의 낮은 조달비용과 지방은행의 기업금융 경험을 결합해 기존 상품보다 금리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제주은행은 '점포 밖 은행'…ERP 8만 기업이 잠재고객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이희수 제주은행장, (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강수 더존비즈온 부회장, (사진 왼쪽에서 일곱번째)연다예 EQT파트너스코리아 대표, (사진 왼쪽에서 여덟번째)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제주은행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이희수 제주은행장, (사진 왼쪽에서 여섯번째)이강수 더존비즈온 부회장, (사진 왼쪽에서 일곱번째)연다예 EQT파트너스코리아 대표, (사진 왼쪽에서 여덟번째)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제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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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은행의 선택은 한발 더 나아간다. 은행이 고객을 찾아가는 것조차 넘어 기업이 매일 사용하는 업무 시스템 안으로 금융을 집어넣는 전략이다.

제주은행은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기업금융 플랫폼 'DJ Bank'를 추진하고 있다. 더존의 ERP를 사용하는 기업이 별도의 은행 앱이나 영업점을 찾지 않고 회계·세무·급여 등 기업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출과 예금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임베디드 금융 모델이다.

제주은행은 더존이 보유한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ERP 사용기업 약 8만곳을 1차 잠재고객으로 보고 있다. 올해 DJ Bank를 통해 신규 여·수신 2000억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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