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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인프라'·한미 '신약'…판 커지는 비만약 시장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7-23 14:05

삼성바이오, 스위스 펩타이드 CDMO 인수…생산 역량 강화
한미약품, 독자 기술 비만약 나온다…차세대 신약 개발 박차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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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각자만의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인프라’를 확보했고, 한미약품은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비만 신약 상용화와 자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2.7조 빅딜로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약 2조7000억 원에 인수한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M&A 역사상 최대 규모로, 회사는 대주주 지분인수 및 공개매수를 통해 올해 12월 말까지 지분 10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펩타이드 의약품의 경우 합성 과정이 까다롭고 엄격해 공정 관리가 필수적이다. 높은 기술적 진입 장벽 때문에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들은 상업 생산의 절반 이상을 외부 전문 시설에 맡기고 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20~50개 정도 짧은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을 의미한다. 체내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한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설립 이후 1000건이 넘는 생산 실적을 쌓아온 이 분야 강자로 꼽힌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기용매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공정 기술과 글로벌 5개국에 퍼져 있는 핵심 생산 거점 등을 확보하게 됐다.

투자은행(IB)업계는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이 2035년 약 40조 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비만치료제는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5년 최대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만치료제가 단일 질환 치료제로는 시장 성장성이 가장 두드러진 만큼,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기반의 치료제 수요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사의 독보적인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고 우수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사옥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사옥 전경. /사진=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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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근육 늘리면서 지방만 줄이는 비만약 도전

한미약품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비만치료제 신약을 내세우고 있다. 한미약품이 올 하반기 상용화를 최우선 목표로 역량을 쏟고 있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그 주인공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로, 한미약품이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개발했다. 혈당이 상승할 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기전을 갖는다. 여기에 포만감 증가와 위 배출 지연을 통해 체중 감소 효과도 기대되는 약물이다. 특히 매일 투여해야 하는 기존 비만 치료제와 달리, 체내 반감기를 늘려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장기 지속형 제제라는 점이 강점이다.

글로벌 비만약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맞춤형’이라는 전략을 통해 국내시장을 우선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비만을 넘어 당뇨병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뿐만 아니라 다른 비만약 개발에도 한창이다.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해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하는 삼중작용제 ‘HM15275’가 대표적이다.

근손실을 최소화하고 근육 증가를 유도하는 비만약 ‘HM17321’ 또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비만약들이 체중 감량 시 불가피하게 근육 손실을 동반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근육량을 보존하거나 늘리면서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도록 설계된 혁신 물질이다. 이 약물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의 ‘근육 증가형’ 비만 신약으로서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가 미래 제약 산업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진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위고비의 전례 없는 성공이 국내 제약사들에게 자극제가 된 만큼, 앞으로 글로벌 비만약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파이프라인 다각화와 투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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