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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N은행권 대출사기 ‘뒷북공시ʼ…기업銀 두달새 1110억 [은행 소비자보호 스코어]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7 00:00

하나·신한은행, 민원·사고 동반 개선
우리·농협은행, 뒷걸음…탐지력 관건

[DQN] 은행권 대출사기 ‘뒷북공시ʼ…기업銀 두달새 1110억 [은행 소비자보호 스코어]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내부통제 조직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고 예방 시스템까지 연달아 도입하며 소비자보호에 매진하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은행별로 엇갈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의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민원과 금융사고가 모두 전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민원이 20% 넘게 줄었음에도 금융사고가 50% 이상 늘었고, 농협은행은 금융사고는 감소했지만 은행업 관련 민원이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상반기 결산 이후다. 7~8월 들어 은행들이 과거 발생한 외부인 대출사기를 새롭게 발견하거나 기존 사고금액을 대폭 높여 정정 공시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지난달인 8월 12일 하루에만 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이 외부인 대출사기와 관련해 약 490억1345만원을 신규·정정 공시했다. 국민은행은 35억7790만원을 새로 공시했고 신한은행은 기존 사고를 173억4355만원, 우리은행은 98억7100만원, 기업은행은 182억2100만원으로 각각 확대했다.

민원 하나 25%↓…농협 31.9%↑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점인 민원에서는 대부분 은행이 개선세를 보였다.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민원은 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건보다 25.0% 감소해 6개 은행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도 67건에서 51건으로 23.9% 감소했다.

기업은행은 55건에서 44건으로 20.0%, 신한은행은 62건에서 53건으로 14.5%, 국민은행은 71건에서 65건으로 8.5% 각각 줄었다.

반면 농협은행은 79건에서 80건으로 1.3%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농협은행의 경우 카드를 제외한 은행 업무 관련 민원은 지난해 상반기 47건에서 올해 62건으로 31.9% 증가했다.

금융사고에서는 은행별 격차가 더 컸다.

신한은행의 금융사고는 지난해 상반기 17건에서 올해 4건으로 76.5% 감소했다. 기업은행도 11건에서 4건으로 63.6%, 하나은행은 17건에서 8건으로 52.9%, 국민은행은 15건에서 8건으로 46.7%, 농협은행은 7건에서 4건으로 42.9% 각각 줄었다.

우리은행만 9건에서 14건으로 55.6% 증가했다. 특히 사기 유형이 5건에서 9건으로 늘면서 전체 사고 증가를 주도했다.

사고 규모는 상반기 정기공시만 보면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10억~100억원 사고가 6건에서 1건으로 줄었고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00억원 이상 사고 1건과 10억~100억원 사고 4건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100억원 이상 사고가 없고 10억~100억원 사고도 1건으로 감소했다. 농협과 기업은행의 상반기 공시상 금융사고는 모두 10억원 미만이었다.

8월 490억, 뒤늦은 사고발견 변수

그러나 주요 은행들의 공시만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소비자보호 체계의 한계는 8월 들어 선명하게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외부인 사기 사고를 처음 발견했을 당시 사고금액을 29억6440만원으로 공시했다. 올해 6월 69억6890만원으로 한 차례 올린 데 이어 8월 12일에는 다시 173억4355만원으로 정정했다. 최초 공시액의 약 5.85배다. 자체 조사와 경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6월 약 40억800만원으로 공시했던 외부인 대출사기 사고를 8월 98억7100만원으로 확대했다. 증가율로는 무려 146%다. 사고 발생기간도 당초 파악했던 범위보다 넓어졌다. 은행 측은 조사 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수법의 추가 사고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같은 날 지난해부터 파악해온 국내 외부인 대출사기 사고금액을 47억8500만원에서 182억2100만원으로 약 281% 확대했다. 국민은행에서도 시행사와 허위 분양자가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35억7790만원 규모의 대출사기가 새롭게 공시됐다.

이 때문에 올해 금융사고 평가에서는 단순한 ‘사고 발생 건수’뿐 아니라 사고를 최초 발견한 뒤 동일 유형의 피해 범위를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했는지도 내부통제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기업銀, 1000억원대 외부사기 직격

기업은행의 경우 부담이 더 컸다. 상반기 경영공시에서는 금융사고가 지난해 11건에서 올해 4건으로 줄었고 네 건 모두 10억원 미만이었다. 하지만 사고 유형은 횡령 2건·유용 1건·사적금전대차 1건으로 네 건 전부 임직원 행위와 직접 연결된 사고였다.

여기에 지난 7월 16일, 기업은행은 해외 현지법인에서 외부인 사기로 833억7604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별도 공시했다. 현지 금융기관과 연계한 비대면 대출에서 플랫폼 대행업체가 차주로부터 받은 대출 원리금을 은행에 정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기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로 상반기 영업기간과 직접 겹친다.

8월에도 사고가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국내 부동산 대출사기 사고가 182억2100만원으로 확대된 데 이어 20일에는 94억3971만원 규모의 또 다른 외부인 사기 혐의를 공시했다. 이 사고는 산업은행이 먼저 발견한 583억원 규모 금융사고와 동일 사건으로, 기업은행은 다른 금융기관의 수사 관련 사실을 인지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7~8월 기업은행이 신규 또는 정정 공시한 외부사기 관련 사고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1110억원을 웃돈다.

상반기 지표가 가장 안정적으로 개선된 하나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나은행은 8월 26일 외부인에 의한 사기 혐의로 24억1738만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손실 예상액은 최대 14억1738만원이다. 사고는 202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반기 하나은행의 금융사고가 17건에서 8건으로 절반 넘게 줄고 100억원 이상 대형사고도 사라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다른 금융회사의 사고가 알려진 뒤에야 동일 거래처 위험을 확인했다는 것은 은행 간 정보 공유와 거래처·관계인 단위의 이상징후 탐지에 보완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AI·책무구조도 경쟁 힘준 은행권

이 같은 금융사고를 줄이고자 최근 은행권이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들이는 노력은 과거의 단순 임직원 교육이나 사고 후 점검을 넘어 여신 프로세스 자체를 바꾸거나 이사회·성과평가 체계에 내부통제를 직접 연결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최근 5년간 자행·타행 여신사고를 전수 분석해 120개 개선과제를 전산 시스템에 반영했다. 담보대출 심사 단계에서 외부 부동산 등기정보를 먼저 확인하고, 계약서는 AI-OCR로 검증하며 직원이 입력한 사업자·소득·재직정보는 공공마이데이터와 교차 확인하도록 했다. 감정평가법인 지정 과정도 통제 대상으로 포함해 바운더리를 넓힌 점도 특기할 부분이다. 농협은행 측은 이 같은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 약 16개월간 10억원 이상 수시공시 대상 여신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책임소재를 정리하는 데 머물렀던 책무구조도를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 그룹 공동 책무이행관리시스템인 'SCoRE'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SCoRE AI'를 정식 가동했다. AI가 임원별 책무의 점검 항목과 증빙자료를 자동 검증하고, 소관부서의 내부통제 점검내용을 요약·분석해 이행 수준을 평가한다. 금융사고와 금융당국 제재, 법령 개정 등 외부 정보도 주기적으로 수집해 임원에게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내부통제를 직원의 인사와 성과보상에 직접 연결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부통제 활동 수준과 금융사고 발생, 법규 위반 등을 점수화한 '내부통제 가감점' 제도를 운영하고 이를 KPI의 내부통제 점수와 징계 판단, 포상 대상 선정에 반영하고 있다. 외부 금융사기 대응에서도 올해 FDS 모니터링 전담요원과 헬프데스크를 신설하고 전담 인력을 확충하는 등 사람과 시스템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책임을 실무부서에서 이사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3월 이사회 내 사외이사 등이 참여하는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해 소비자보호 경영전략과 내부통제 기본방침을 직접 심의·의결하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금융사고가 잇따른 이후 AI 기반 내부 이상거래 탐지와 지배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했다. 이사회에는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치해 상품·영업 관련 소비자보호 정책과 규정 등을 이사회가 직접 심의하도록 했다. CCO에게는 KPI 설계 과정에서 배타적 사전합의권과 개선요구권을 부여했고, 별도의 금융소비자보호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부당대출 사고를 계기로 여신 관행 자체를 손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IBK 쇄신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7월에는 지인·친인척을 이용한 부당대출 재발 방지를 위해 여신문화개선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이 조직은 이상거래 사례를 분석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여신 의사결정 절차와 조직문화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았다.

다만 그럼에도 중국 현지법인의 833억원대 외부사기와 국내 대출사기가 뒤늦게 확인됐다는 점에서 제도를 고친 것과 실제 탐지 능력 사이에는 아직 간극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의 내부통제 경쟁은 '조직 신설→직원 교육'이라는 과거의 공식에서 '이사회 책임 강화→AI·데이터 기반 탐지→여신 입력정보 교차검증→KPI·인사 연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7~8월 들어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외부사기가 잇따라 추가 공시된 만큼, 제도와 시스템을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지보다 위험신호를 실제 사고 이전 또는 초기에 잡아낼 수 있는지가 소비자보호의 다음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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