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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4대은행 '중위험 가계대출 늪' 벗어나야

장종회 기자

jhch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30 08:48

자본효율 극대화..美·日은행 글로벌경쟁 가능
JPM·MUFG 초저위험-고수익 바벨전략 주효
국내 은행들 가계대출 편중구조 여전 ‘한계’
금융硏 '글로벌-국내 4대은행 자산구성 비교'

[한국금융신문 장종회 기자] 국내 대형 은행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지금과 같은 자산 구조를 벗어나 자본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JP모건체이스(JPM)나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선도은행들이 수십 년 이어온 '바벨(barbell) 포트폴리오'를 통한 자본효율 극대화 전략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주요 은행과 우리나라 4대은행의 자산구성 비교 및 시사점’ 분석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분석해 글로벌 선도은행 수준의 생산적 금융을 추진하려면 자산구조를 다각화할 것을 주문했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은 미·일 대형은행들과 달리 중위험·중수익 가계대출에 자산을 집중하는 '가운데가 두꺼운(middle-heavy)'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다. 선진 은행들과 구조적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국내 은행이 글로벌 상업·투자은행으로 도약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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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위험 자산 비중 절반도 안돼

연구원 측이 제시한 핵심 지표는 초저위험 자산 비중이다. 위험가중치(Risk Weight)가 0%이거나 이에 근접한 현금성 자산과 국채·기관보증 MBS 등을 합산하면 JPM은 총자산의 29.2%, MUFG는 41.8%가 초저위험 자산이다. 이에 비해 국내 4대은행의 평균치는 11.8%에 불과하다. 최고치도 14.4%로 JPM의 절반에 그친다.

초저위험 자산 보유가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반대다. 초저위험 자산을 대규모로 쌓아 두면 위험가중자산(RWA) 전체의 밀도가 낮아지고 같은 규모의 자본으로 더 많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을 담을 수 있어서다. 초저위험 자산의 대규모로 보유하는 게 고수익 위험부담을 가능케 하는 자본완충력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다. JPM과 MUFG는 이런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기업금융, 투자은행업, 글로벌 대출 등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수익을 창출할 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국내 은행들은 이 부분에 여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채 매입을 늘리거나 준비금을 적극 운용하는 방식으로 초저위험 자산 비중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자본 제약이라는 구조적 천장에 갇힐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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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이면 ‘소비자대출 편중’

대출 포트폴리오에서도 국내 은행들과 선진은행들 사이의 격차는 뚜렷하다. 지난해말 기준 JPM의 총자산 대비 소비자대출 비중은 14.5%다. MUFG는 전체 대출 131.4조 엔 중 소비자대출이 9.9%,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불과하다. 두 은행 모두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상업·기업대출로 채운다.

이와 달리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소비자(가계)대출 비중은 총자산 대비 27.8%에 달하고, 일부 은행은 31.4%나 된다. 위험가중자산(RWA)을 기준으로 봐도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소비자 부문 비중은 평균 31.2%로, JPM(15.8%)과 MUFG(7.9%)를 크게 웃돈다. 수익을 내는 자산보다 자본을 소진하는 자산에 에너지를 집중해둔 셈이다.

가계대출,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리스크 측면에서 보면 무위험도 아니고 고수익도 아닌 어중간한 영역이다. 글로벌 선도은행들이 철저히 억제하는 이 중간 영역에 국내 은행들은 자산의 3분의 1 가까이를 묶어 둔 것이다. 가계대출은 혁신기업 대출이나 글로벌 금융으로 흘러가야 할 자본을 잠식하면서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형 바벨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연구원 측은 국내 대형은행이 중장기적으로 '한국형 바벨 포트폴리오'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바벨의 한쪽에는 국채와 통안증권, 기관보증 MBS 등 초저위험 안전자산을 두고 반대쪽에는 기업금융·투자은행·글로벌 대출 등 고위험·고수익 자산을 배치하는 구조다. 중간에 낀 가계대출은 점차 비중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전환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국내 주택금융 수요가 전세·매매 등 부동산 시장 전반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가계대출을 급히 조이면 시장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전략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점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보고서에서는 이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등 특정 부문에 경기대응완충자본 (SCCyB)을 부문별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형 은행일수록 가계대출 보유 시 규제 자본 부담을 차등 가중시켜 자발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토록 하자는 것이다. 또 주택담보대출의 장기·고정금리 전환을 유도하고 MBS 유동화를 활성화해 대출 자산을 재무상태표 밖으로 털어내는 것도 방법이다.

대-중소은행 역할 분담 ‘생산적-포용금융’ 가능

다만 대형은행이 가계대출을 줄이면 서민과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중소은행과 역할 분담을 통한 완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도매금융, 글로벌 업무, 간접지원은 대형은행이 맡고, 가계·소매·포용금융은 대안신용평가 역량과 중저신용자 심사 노하우를 갖춘 중소·전문은행이 맡는 구조다. 대형은행도 공적 목표를 가진 기관에 자본을 투자하거나 소셜임팩트 펀드에 출자하는 등 포용금융에 간접 기여할 수 있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형은행과 중소형 은행간 역할분담은 전체 은행권의 규제자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각 은행의 전문성을 높여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동시 달성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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