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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회장 쇠더룬드 vs 계열사 수장 박용현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29 00:00

효율화 방침에도 ‘다작’ 전략 고수
“다양한 시도로 리스크 분산” 강조
적자행진 끝내고 성과로 증명해야

▲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넥슨은 올해 초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진행 중이다.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 등 세부 수익 지표가 감소함에 따라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된 프로젝트들은 과감한 정리 대상이다. 최근 넥슨에서 가장 오래된 IP(지식재산권) 중 하나인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서비스 종료를 맞았으며 신작 프로젝트도 다수 개발이 중단됐다.

하지만 넥슨 계열사 중 한 곳인 넥슨게임즈에서는 다른 양상이 진행 중이다. 그룹 전체 신규 인력 충원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넥슨게임즈는 총 10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는 넥슨 산하 개발 자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는 이러한 다작 전략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다수 프로젝트를 병행 진행하며 신작 공백을 최소화하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분석해 장기 흥행 IP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박용현 “다작은 필수”

박용현 대표는 엔씨, 블루홀(현 크래프톤), 넷마블 등 국내 주요 대형 게임사를 거친 개발자 출신 경영자다. 2013년 넥슨게임즈 전신인 넷게임즈를 설립했다. 넥슨과의 인연은 2015년 넷게임즈 처녀작 ‘히트’ 개발과 서비스를 맡으며 시작됐다.

첫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V4’는 넥슨의 대형 MMORPG 갈증을 해소해 준 타이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V4는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도 넥슨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후 박용현 대표는 2022년 넷게임즈와 넥슨GT가 합병해 출범한 넥슨게임즈 수장을 맡으며 액션 RPG ‘히트2’를 필두로 ‘블루 아카이브(서브컬처)’, ‘퍼스트 디센던트(슈팅)’ 등 여러 게임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해 왔다.

현재 박용현 대표는 넥슨게임즈뿐만 아니라 넥슨 개발 부사장으로서 그룹 주요 라이브 및 신작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개발·조직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 박용현 대표가 추구하는 개발 철학은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 개발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박용현 대표는 최근 변화하는 게임 개발 환경에서도 다양한 장르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다작 프로젝트를 강조하고 있다. 이용자 취향이 다양해지고 AI 등 개발 도구가 발달하면서 과거보다 게임 개발 속도와 시장에 출시되는 게임 수가 증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박용현 대표는 최근 개최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26에서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을 주제로 진행된 대담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개발하는 이유는 단순한 장르 확장이나 의도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아니라, 온라인 게임 중심의 한국 개발 환경에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동작하기 위한 필수적인 구조적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온라인 게임은 출시 이후에도 개발 인력이 라이브 서비스에 계속 투입되기 때문에 한 게임을 끝낸 뒤 다음 게임을 시작하면 차기작 출시까지 6~7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며 “이 같은 구조에서는 회사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지속적으로 신작을 준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실은 5개 분기 연속 적자

실제 박용현 대표가 이끄는 넥슨게임즈는 라이브 타이틀 5종, 신작 개발 프로젝트 5종 등 총 10개 프로젝트를 병행 중이다. 넥슨 컴퍼니 산하 개발 자회사 중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다작 전략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인력과 개발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여기에 넥슨게임즈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PC와 콘솔 시장을 겨냥하는 만큼 비교적 많은 인력과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넥슨게임즈의 현 행보는 넥슨의 전사적 사업 효율화 전략과는 다소 이질적으로 보인다.

앞서 넥슨은 2월 쇠더룬드 신임 회장 취임 이후 강력한 사업 효율화를 천명했다.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외형은 성장하지만, 그에 따른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세가 더 커지면서 수익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은 강력한 프랜차이즈 실적과 신작 파이프라인 확대, 규모의 확대가 수익성으로 연결될 거란 확신이 있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기존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부진, 신작 출시 지연, 포트폴리오 확장과 동시에 비용이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라이브 게임과 신작 모두를 아우르는 전체 포트폴리오를 검토해 이익 하한선을 넘지 못하는 타이틀에 대한 정비가 진행됐다. 실제 ‘퍼스트 버서커: 카잔’, ‘히트2’ 등 일부 라이브 타이틀에 대한 인력 재편이 있었으며,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프로젝트 EL’도 내부 만족도 평가 기준을 넘지 못해 개발이 중단됐다.

최근에도 넥슨의 가장 오래된 IP 중 하나인 크레이지 아케이드가 서비스 종료를 예고하는 등 효율화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실 넥슨게임즈도 그룹 효율화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는 아니다. 넥슨게임즈는 신작 부재로 지난해 매출 1793억 원, 영업손실 60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약 30%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2395억 원으로 이중 임직원 급여 등 인건비가 81%(1955억 원)를 차지한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211억 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박용현 대표와 넥슨게임즈로서는 신작 성과로 현재 진행 중인 다작 프로젝트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다만, 그룹 차원 프로젝트 효율화 속에서도 넥슨게임즈 다작 프로젝트가 실행 중이라는 점은 박용현 대표 ‘다작 전략’을 내부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박용현 대표 다작 전략은 무작정 다양한 장르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는 RPG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다른 방향을 탐색하는 구조에 가깝다. 기존 강점을 기반으로 성공 가능성이 비교적 큰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뜻이다.

넥슨게임즈 안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운영하며 각 스튜디오의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장기 흥행 IP를 확보하는 등 변화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박용현 대표는 “경험이 시간 지나 낡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움직이는 다른 프로젝트 문제 해결에 곧바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멀티 스튜디오 체계 핵심 장점”이라며 “이는 각 프로젝트 시행착오를 회사 전체 문제 해결 역량으로 축적하고 다시 배포하는 넥슨게임즈만의 시너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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