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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책거리의 현대적 해석”…정필연 초대전 '겹으로 쌓여진 기억의 공간' 개최

김희일 기자

heuyil@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27 11:08 최종수정 : 2026-05-27 11:23

갤러리 향원재서 5월 30일 개막
흰 여백·색면으로 풀어낸 ‘기억의 풍경’

“전통 책거리의 현대적 해석”…정필연 초대전 '겹으로 쌓여진 기억의 공간' 개최
[한국금융신문 김희일 기자] 경기도 포천에 소재한 갤러리 향원재가 전통 민화 책거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온 정필연 작가의 여덟 번째 개인 초대전 《겹으로 쌓여진 기억의 공간》을 개최한다. 전시는 5월 30일부터 6월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학문 숭상과 입신양명의 상징으로 자리했던 책거리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정 작가는 전통 형식을 단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화면을 기하학적으로 분할하고 색면과 선의 리듬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과거의 상징체계를 오늘의 감각으로 확장해왔다.

특히 작품 속 ‘흰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닌 기억과 감정이 머무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작가는 “흰 여백은 지워진 기억이자 아직 쓰이지 않은 시간”이라며 “관람객 각자의 감정과 기억이 스며들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작인 ‘겹의 시간’(2026)을 비롯해 ‘햇살이 바다를 읽는 시간’(2025), ‘시선의 숨1’(2025) 등에서는 반복되는 문양과 강렬한 색면, 비워진 공간이 어우러지며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감정이 교차하는 추상적 풍경을 구현한다.

전통 책거리가 학문과 부귀를 상징했다면 정필연의 작업은 인간 내면의 욕망과 삶의 흔적을 담아내는 ‘마음의 구조’로 확장됐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는 전통 민화가 지닌 상징성과 현대 추상회화의 조형성이 만나는 접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화면 속 사물과 여백, 색채의 층위는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시간과 기억, 존재의 흔적을 탐색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감각을 마주할 수 있다.

안호숙 향원재 대표는 “오랫동안 책거리 작업을 깊이 있게 이어온 정필연 작가를 초대하게 돼 뜻깊다”며 “과거의 시간을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사유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오프닝은 오는 30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매주 목요일은 휴관한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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