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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매출인데 시총 반토막…롯데이노베이트 무슨 일?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

정채윤 기자

chaeyun@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5-18 00:00 최종수정 : 2026-05-18 08:27

김경엽 대표 취임후 ROIC ‘급락’
올들어 수익성 체질개선 성과도
피지컬AI·DBO ‘반전카드’ 될까

1조 매출인데 시총 반토막…롯데이노베이트 무슨 일? [Z-스코어 기업가치 바로보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금융신문은 ‘알트만 Z-스코어’를 통해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과 대응, 재무건전성 등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롯데이노베이트가 외형을 키우는 동안 주주가치 핵심 척도인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매출 규모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시가총액이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올해 취임 3년 차를 맞은 김경엽 대표가 신사업 수익화와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무·전략통’ 김경엽 대표 시험대

지난 2024년 지휘봉을 잡은 김경엽 대표는 2005년부터 롯데정보통신 재경팀장, 전략기획팀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친 그룹 내 대표적 ‘재무·전략 전문가’다.

특히 그는 과거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과 전기차 충전 시장 진출 등 롯데이노베이트 미래 먹거리 설계에 깊숙이 관여해 온 인물로 꼽힌다.

김경엽 대표 당면 과제는 본업인 SI(시스템 통합)를 넘어선 사업 체질 개선이다. 최근 롯데이노베이트는 그룹 데이터를 활용한 ‘피지컬 AI’와 로봇 서비스 모델인 ‘RaaS(로봇 서비스)’로의 전환을 시도 중이다. 이러한 체질 개선 노력이 실질적 숫자로 증명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재무 지표를 살펴보자. 롯데이노베이트 영업이익률은 2021년 4.30%에서 2025년 2.68%까지 밀려나며 수익성 저하가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여기에 자산 규모는 1조 원에 육박할 만큼 커졌으나 수익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며 이자보상배율 역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번 돈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는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

성장했지만 돈 못 버는 구조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7년간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9년 8457억 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1698억 원까지 늘어났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이와 반대 방향의 궤적을 그려왔다. 같은 기간 회사 시총은 6351억 원에서 2929억 원으로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이 아이러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익의 ‘질(質)’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출이 늘어도 그 성장이 투하자본수익률(ROIC)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은 기업의 실질 수익 창출 능력을 재평가하게 된다.

롯데이노베이트의 가장 근본적 문제가 ROIC 추락이다. ROIC는 기업이 실제로 사업에 쏟아부은 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롯데이노베이트 ROIC는 2021년 7.97%, 2022년 5.51%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며 2023년 8.87%로 정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 2.06%, 2025년 1.18%로 가파르게 추락하는 흐름을 보인다.

ROIC와 함께 볼 지표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다. WACC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 발생하는 부채와 자기자본 비용을 각각 비중대로 가중 평균한 값이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 필요한 최소한 수익률로, 외부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대 수익률의 기준이 된다.

재무적으로 ROIC가 WACC보다 높으면 ‘자본을 쓸수록 가치가 쌓이는’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ROIC가 WACC를 밑돌면 외형적으로 이익이 났더라도 자본 조달 비용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는 가치를 갉아먹는 구조가 된다.

롯데이노베이트의 2023년 ROIC는 8.87%로 WACC(3.71%)를 웃돌며 사업 구조가 가치를 창출하는 국면에 잠시 진입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상황이 반전됐다. 2024년 ROIC는 2.06%로 급락했고, 2025년에는 1.18%까지 내려앉으며 현재 WACC(5.24%)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자본을 운용하는 비용조차 벌어들이지 못하는 상태가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금은 계속 빠져나가고...

수익성 악화는 현금흐름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롯데이노베이트 잉여현금흐름(FCF)을 보면, 2021년 478억 원, 2022년 845억 원으로 양호한 현금 창출이 이어졌으나 2023년 -145억 원으로 처음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이후 2024년 -1457억 원으로 규모가 커졌고, 2025년에는 –588억 원으로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FCF가 음수라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투자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상황이 악화된 배경에는 전기차 충전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 메타버스 자회사 칼리버스 등 신사업 부문 초기 비용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벌어들이는 현금은 주춤한 반면 투자는 지속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것이다.

롯데이노베이트 부채비율은 2021년 73.1%에서 2023년 109.3%로 오르며 100% 선을 넘어섰다. 이후 2024년 111.3%, 2025년 104.1%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업계에서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겉으로 드러난 수치상으로는 아직 우려할 단계가 아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재무 건전성 질적 저하가 뚜렷해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빚을 감당할 체력이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2021년 62.7배에 달할 정도로 견고했으나, 금리 인상 기조와 영업이익 둔화가 맞물린 2024년 3.0배, 2025년 3.3배 수준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버는 돈으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재무적 여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타이트해졌다는 의미다.

빚은 늘고 몸값은 반토막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동시 하락하며 재무안정성 지표인 알트만 Z-스코어 수치에서도 위기 신호가 감지된다.

한국금융신문이 AI 데이터 플랫폼 ‘더컴퍼스’를 통해 확인한 롯데이노베이트 Z-스코어는 2019년 2.94, 2020년 3.38, 2021년 2.90, 2022년 2.18, 2023년 2.29, 2024년 1.98, 2025년 2.04로 전반적 하락 추세를 보인다. 2021년, 안전구간(2.99) 근처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후 단 한 차례도 해당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롯데이노베이트 Z-스코어 구성비율 중 가장 두드러진 압박 요인은 ‘총부채 대비 시가총액’ 비율이다. 2020년 1.57에 달했던 이 수치는 2025년 0.37까지 낮아졌다.

매출은 늘었지만 ROIC가 WACC를 밑도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되자 시장이 회사 몸값을 6100억 원에서 2900억 원대로 깎아버린 탓이다.

반면 같은 기간 신사업 투자를 위해 짊어진 총부채는 2300억 원에서 4700억 원대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결국 ‘성장의 질’에 실망한 시장이 몸값은 낮추고 빚은 쌓이는 역전 현상을 야기하며 재무 완충력을 바닥으로 끌어내린 셈이다.

여기에 기업의 본질적 이익 창출력을 나타내는 ‘총자산 대비 영업이익’ 지표 악화도 영향을 미쳤다. 이 지표는 2020년 0.20에서 2025년 0.11로 하락했다.

자산 규모는 6495억 원에서 9220억 원으로 늘어나며 외형은 커졌으나 정작 투입된 자산만큼 영업이익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신사업 투자에 따른 자산 증대 효과가 실질적인 캐시카우 확보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반등 열쇠는 ‘피지컬 AI·DBO’

희망은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이노베이트는 김경엽 대표 체제 아래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롯데이노베이트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8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97억 원을 기록하며 39.9% 급증했다. 이는 외형 확대에 치중하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채산성을 따지고 시스템 관리(SM) 사업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는 ‘내실 경영’에 무게를 둔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롯데이노베이트 기업가치 회복은 본업인 그룹 IT서비스 사업의 안정적 이익 기반 위에, 신사업 자회사들의 ‘수익화 전환’과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 확대에 달려 있다.

특히 재무 부담의 원인이었던 EVSIS와 칼리버스 적자 폭 축소 여부가 연결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다. 아울러 기존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더불어 김경엽 대표가 공들이고 있는 로봇·피지컬 AI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와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김경엽 대표가 강점을 가진 재무적 리딩을 바탕으로 부채 관리와 자회사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라며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영업이익률 반등과 피지컬 AI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낮은 시가총액과 재무 불안이라는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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