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현장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산업현장 원·하청 관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진은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이미지 확대보기◇ ‘직고용 7000명’ 배경…소송 리스크 선제 대응 성격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인력 운영 변화가 아니라, 장기간 누적된 노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그간 제철소 현장은 협력사 중심의 인력 구조로 운영되며 불법파견 논란과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이 반복돼 왔다. 특히 제조업 특성상 원청의 지휘·감독이 강하게 작동하는 구조에서 협력사 인력이 사실상 ‘파견 근로’로 판단될 여지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여기에 산업재해가 협력사 인력을 중심으로 발생해 온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주 인력을 직접 고용함으로써 현장 통제력과 안전 관리 책임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의도다.
◇ ‘직접 고용’이지만 체계는 별도…처우 논란 불씨
다만 이번 직고용이 기존 공채 중심 생산직과 동일한 체계로 편입되는지 여부는 아직 쟁점으로 남아 있다.업계에서는 신규 인력이 기존 정규직과는 다른 별도 직군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과 인사 체계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또 다른 ‘이중구조’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계는 “직접 고용이더라도 실질적 처우 개선이 제한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직군 분리 방식이 노노 갈등이나 차별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철강 중심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는 협력회사 현장직원 7000여 명을 직고용하기로 했지만 건설·엔지니어링 부문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로 확대되는 것은 산업 구조 차이로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사진은 인천 송도 포스코이앤씨 사옥 전경. / 사진제공=포스코이앤씨
이미지 확대보기◇ 건설업 확산은 ‘신중론’…산업 구조 차이가 변수
이번 조치가 포스코그룹 내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업계에서는 확산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노무사 역시 이 점을 짚는다. 그는 “제철소는 원청이 공정을 통제하는 구조인 반면, 건설현장은 공사 단위로 조직이 구성되는 프로젝트 산업”이라며 “같은 논리로 직고용을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은 불법파견 소송이 누적되며 직고용 판결이 반복된 반면, 건설업은 프로젝트 종료와 함께 고용관계가 정리되는 구조라 법리 적용 자체가 다르다”며 “이 때문에 건설업에서 대규모 직고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 ‘실험의 시작’…확산 여부는 설계에 달렸다
포스코의 이번 직고용 결정은 원·하청 구조 개선과 안전 강화라는 측면에서 산업 전반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다만 고용 형태와 처우 체계에 따라 새로운 갈등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철강 산업 내 선제 대응 사례에 그칠지, 아니면 유사 구조 산업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직고용 여부 자체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설계되느냐’에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 유연성, 노사 관계라는 변수들을 동시에 풀어내지 못할 경우 이번 시도 역시 제한적 모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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