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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에 담긴 ‘중간지주’ 셈법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5-26 10:39

유증·지분매각 파트너십 등 자금조달 전략 다양화
에피스, 향후 5년 상장 제한…‘중복상장’ 심사 강화 탓
신용도 강화,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및 현금흐름 안정 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 분할 전후 지배구조./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 분할 전후 지배구조./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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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적분할 결정은 사업의 구조적 문제와 지분 활용 전략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 난이도가 높은 바이오 사업 특성상 신용도 문제도 포함됐다는 분석이다. ‘중복상장’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5년’이라는 시간을 언급한 탓에 시장은 믿지 않는 분위기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지분율 100%)를 포함한 자회사 등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부문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분할 후 지분구조는 기존 ‘주주→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주주→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로 변경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 자회사로 편입된다.

큰 틀에서 보면 위탁생산(CDMO)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신약개발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수평적 관계로 변경되는 것이다.

TSMC에 밀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교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적분할 이유로 고객사와 이해상충, 기업가치 재평가 등을 언급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 20곳 중 17개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들의 경쟁사다. 위탁생산 과정에서 고객사 정보가 삼성바이오에피스로 흘러갈 우려가 다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한 사업 형태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다.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인 TSMC는 순수 파운드리 사업자이기 때문에 고객사와 이해상충 문제가 없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할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던 이유다.

이뿐만 아니라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같은 ‘바이오’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가치평가 측면 본질은 다르다. CDMO는 생산력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인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개발 기술력에 무게를 둔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당시 가치평가 기준으로 ‘미래에 가능한 생산력’을 적용했다.

전혀 다른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사업이 뭉쳐 있으면 제 가치를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신용도·지분활용 초점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및 개요./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및 개요./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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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적분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및 신사업 등을 담당한 부문이다. 그 산하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일종의 중간지주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 소유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것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배력 측면에서 보면 다르다.

제약, 바이오는 불확실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미래 현금흐름을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렵다. 하지만 그 어떤 산업보다 막대한 투자가 필수다.

중간지주는 이러한 문제들을 일부 해결할 수 있다. 향후 삼성에피스홀딩스 최대주주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된다. 이들 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신용도를 자랑한다. 일반 지주사 신용등급은 자회사 동향에 따라 결정되는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영향과 동시에 최대주주 후광도 얻는 구조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중간지주 설립 시 지분활용 전략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중간지주 없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접 상장할 경우 ‘중복상장’ 반발은 물론 최대주주 지분율도 낮아진다.

반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삼성에피스홀딩스 재상장 이후에도 최소 50%+1주 이상 지분을 보유한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자회사들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은 유지된다. 중간지주를 활용한 유상증자,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일부 지분 매각) 등 자금조달을 위한 선택 폭이 넓어지게 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크게 믿지 않는 분위기다. 문적분할 상장에 대한 금융당국 심사 강화 기간이 ‘5년 내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성장을 위해 외부조달이 필요하지만 사업 특성상 채권 형태는 쉽지 않다”며 “중간지주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현금흐름을 안정시키면 일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객이해상충 문제, 중복상장 반발, 기업가치 등에 대해 많이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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