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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 MBK, 거버넌스 개선 앞세워 고려아연 주총 공략...국민연금 표심은?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17 10:55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오는 24일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현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회 재편을 둘러싼 표 대결이 핵심이다. MBK·영풍 측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하며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고려아연 경영진은 미국 제련소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투자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주주 지지 확보에 나섰다.

현재 지분 구조만 보면 MBK·영풍 측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측 의결권 지분은 약 41~42% 수준으로,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지분의 의결권 행사 여부와 기관투자자 표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선택이 승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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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홈플러스 경영악화와 기업회생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투자자 손실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MBK에 출자된 국민연금 역시 투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민연금의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자본시장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은 물론, 향후 MBK에 대한 자금 투자 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MBK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국민연금의 책임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연금은 기득권 세력의 방패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자산을 지키는 공적 수탁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약탈적 사모펀드와의 관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이 땀 흘려 번 돈이 투기자본의 자금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연금의 책임 있는 의결권 행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핵심 광물 제련소 프로젝트 역시 국민연금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대규모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며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나선 상태다.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핵심 광물 확보가 한국을 넘어 전세계 각국의 경제안보 문제로 부상하면서 고려아연의 미국제련소 건설에 대한 중요성도 한층 부각되고 있다. 특히 관세협상과 대미투자펀드 이행 등 한미간 경제협력을 넘어 한미 경제안보 협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제련소 프로젝트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 판단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이 사건 거래는 미국의 핵심광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한민국과 미국 간 협력 강화, 채무자의 안정적인 글로벌 수요처 확보 등을 목적으로 추진된 거래로 보인다”며 그 성격을 평가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의 중장기 전략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는 점이 인정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고려아연 주총은 단순한 기업 경영권 분쟁을 넘어 연기금의 책임 투자 원칙과 투기적 사모펀드의 부작용, 글로벌 공급망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구도만 보면 MBK·영풍 측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어떤 기준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느냐에 따라 이번 고려아연 주총의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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