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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SRT…철도통합 '반쪽 완성' 남은 과제는?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04 18:37

고속열차 KTX·SRT. /사진제공=각사

고속열차 KTX·SRT.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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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13년간 분리 운영됐던 KTX와 SRT가 오는 9월 하나의 체계로 통합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코레일의 SR 영업 양수와 정부 보유 SR 지분 취득을 승인하면서 SRT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고속철도는 'KTX' 체계로 재편된다. 다만 조직과 운임 체계는 통합되지만 임금체계와 조직문화 등 핵심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 운영 통합만 서두른 반쪽짜리 합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4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SR의 고속철도 영업을 양수하고 정부가 보유한 SR 지분 58.9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는 KTX 단일 브랜드로 운영된다.

통합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SR은 KTX와 SRT 예매를 하나로 통합한 모바일 앱 '코레일+'를 출시했다. 기존 코레일톡을 업데이트하거나 신규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고, 역 주차장·숙박·짐배송 등 연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는 오는 9월부터다. 오는 5일 오전 10시 이후부터는 별도 SRT 예매창이 사라지고 코레일+에서 KTX 브랜드만 예매할 수 있다. 9월 운행 열차부터는 하나의 예매 시스템으로 통합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용객 체감 효과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KTX보다 약 10% 저렴했던 SRT 운임 수준으로 요금을 맞추고, SRT 구간에도 KTX와 동일하게 결제금액의 5% 마일리지를 적립한다. 할인제도와 정기승차권도 소비자 중심으로 통합한다.

운행 규모도 커진다. 중련열차와 차량 운영 효율화를 통해 주중 운행 횟수는 평균 402회, 주말은 457회까지 확대된다. 하루 공급 좌석 역시 약 1만6000석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공정위는 통합 이후 독점 우려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만 철도 운임과 운행 횟수, 노선 변경은 모두 국토교통부의 인가와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코레일이 임의로 요금을 인상하거나 운행을 축소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와 국토부는 공동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3년간 운임 인하와 좌석 확대 약속이 실제 이행되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을 '완전한 합병'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코레일은 공공기관 특수법인이자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SR은 주식회사로 직무·성과 중심의 연봉제(직무급·성과급) 체계를 적용한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철도 운영 통합이 우선적 추진되면서 직원 처우 문제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며 "당분간 양사 직원이 서로 섞여 근무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조직 통합은 짧으면 1년, 길게는 3년 정도는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합병방식도 지적된다. 코레일이 특별법으로 설립된 공기업인 탓에 별도의 통합공사 만드려면 시간이 걸리고, 일반적인 흡수합병이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이에 정부는 코레일이 SR 사업 전체를 넘겨받는 '사업양수도' 방식을 택했다. 결국 빠르게 통합했고, 사업 운영이 합쳐졌다는 의미는 얻었지만, 조직은 둘인 상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조직 통합만큼 중요한 과제로 서비스 경쟁력 유지도 꼽는다. SR이 출범한 2016년 이후 KTX와 SRT는 운임 경쟁과 서비스 경쟁을 이어왔다. SRT는 KTX보다 낮은 운임을 유지했고, 양사는 좌석 편의 개선과 고객서비스 경쟁을 벌이며 이용객 선택권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철도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이 2013년 이전 코레일 독점 체제로 회귀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SR 설립 역시 독점 구조를 완화하고 경쟁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판단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통합 효과가 국민 편익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운영 방식에 달렸다는 평가다. 최근 김태승 코레일 사장이 철도 운임 현실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장기적으로 KTX 요금 인상 가능성도 크게 점쳐지기도 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이미 통합이 확정된 만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3년 동안 운임 인하와 좌석 확대가 제대로 이행되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요금과 서비스 수준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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