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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옆 공원부터 운동센터까지…'브라이튼 여의도' 주민들 '미소' [기부채납의 명과 암①]

조범형 기자

chobh0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7 17:18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 조성안(집중존)./사진제공=영등포구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 조성안(집중존)./사진제공=영등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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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과거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주목하던 지표는 오로지 ‘입지’와 ‘브랜드’였다. 하지만 최근 정비사업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단지 내부의 커뮤니티 시설만큼이나, 단지가 지역 사회에 내놓는 ‘공공기여(기부채납)’의 질이 주거 만족도와 단지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7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여의도 도심에 구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생활체육 공간인 '여의도 브라이튼 스포츠 라운지'를 조성하고, 오는 2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현재 여의도 브라이튼의 인근 공원은 아파트 단지와 직접 연결돼 산책로로 활용되며, 기부채납으로 조성될 대형 도서관과 내달 2일부터 운영되는 스포츠센터로 인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한층 풍성해질 전망이다.

이는 1990년대 공공기여 제도 법제화 이후 30여 년간의 양적 팽창이 질적 진화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단순 공원·시설 제공을 넘어 단지 연계형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한 양상이다.

◇ 90년대 법제화 이후, 공공기여의 궤적 '양에서 질로'

기부채납은 개발 사업자가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부지나 시설을 지자체에 무상 제공하는 제도다. 1990년대 초반 도시계획법을 통해 본격적으로 틀을 잡은 이 제도는 시대별로 명확한 변화의 궤적을 그려왔다.

초창기 공공기여는 도로, 상하수도, 파출소 등 도시 운영에 필수적인 ‘기초 인프라’ 확충에 집중됐다. 도시가 팽창하던 시기, 부족한 행정 예산을 민간 자본으로 보완하려는 성격이 강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소공원이나 주민센터 등 생활 밀착형 시설로 범위가 넓어졌다.

그러나 최근의 트렌드는 ‘주민 체감형 인프라’다. 획일화된 공원 조성에서 벗어나, 지역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이나 인접 지역과의 단절을 해소하는 보행 네트워크 등 도시의 표정을 바꾸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 압구정에서 여의도까지…정비사업의 판도를 바꾸는 ‘공공기여의 미학’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들은 이제 공공기여를 ‘손실’이 아닌 ‘투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곳이 압구정 3구역이다. 이곳은 서울시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발맞춰 한강을 가로질러 성수동 서울숲과 연결되는 보행교 조성을 공공기여 방안으로 내놨다. 이는 단순히 단지 안의 편의를 넘어, 강남과 강북의 보행축을 잇는 국가적 인프라를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통해 압구정은 ‘폐쇄적인 부촌’의 이미지를 벗고 서울의 문화 중심지로 거듭날 투자 기회를 잡았다는 시각도 있다.

성수동 일대 재개발 사업지들 역시 서울숲과의 연계성을 극대화한 보행로 조성과 공공청사 기부채납을 통해 지역 전체의 지가 상승과 공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브라이튼 여의도 ‘지식’과 ‘건강’을 기부하다

옛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선 브라이튼 여의도는 이러한 공공기여의 현대적 진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곳의 공공기여는 ‘여의도 주민들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지역에서 문화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대형 도서관’을 기부했다. 여의도는 금융과 정치의 중심지로서 직장인과 거주민이 밀집해 있으나, 규모 있는 국공립 도서관에 대한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기부채납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대형 도서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는 입주민에게는 단지 내 문화 공간을, 지역 주민들에게는 수준 높은 평생 교육의 장을 제공하며 여의도의 ‘인문학적 인프라’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의도 브라이튼 스포츠 라운지 내부(실내 파크골프장)./사진제공=영등포구

여의도 브라이튼 스포츠 라운지 내부(실내 파크골프장)./사진제공=영등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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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눈에 띄는 것은 2월 2일 오픈을 앞둔 ‘스포츠 라운지’다. 단순한 동네 헬스장을 넘어선 전문적인 스포츠 라운지의 기부채납은 여의도 주민들의 생활 패턴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롭게 운영될 실내 파크골프장은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라 근처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목적 프로그램실(요가·필라테스·초등 발레)도 운영할 예정이다.

◇ ‘기부채납’이 가져오는 시너지와 상생의 가치

과거 기부채납은 조합과 지자체 간의 갈등 요소였다. 조합 측은 “땅을 뺏긴다”고 생각했고, 지자체는 “개발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맞섰다. 하지만 브라이튼 여의도 등 성공적인 사례들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질 높은 공공기여 시설은 해당 단지의 ‘하이엔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단지 내에 시립 수준의 도서관이나 대규모 체육시설이 들어선다는 것은, 분양가 이상의 가치를 담보하는 강력한 프리미엄이 된다. 또한 지자체 입장에서는 별도의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없이 지역 숙원 사업을 해결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정비사업은 ‘고밀 개발’과 ‘쾌적성 확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브라이튼 여의도와 압구정 3구역이 보여준 사례는 그 해답이 공공기여의 다양화에 있음을 증명한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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