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신사동 광림교회에서 열린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1431명의 조합원 가운데 1286명(약 90%)이 현대건설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91표, 기권 및 무효표는 54표였다.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 9·11·12차 1924가구를 최고 65층, 총 257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2조7489억원에 달하며, 한강변 입지와 ‘압구정 현대’ 브랜드의 상징성까지 더해져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 역량을 결집해 압구정2구역을 국내 최초 ‘로봇 친화형 단지’로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설계부터 로봇이 단지 곳곳을 오갈 수 있도록 동선과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퍼스널 모빌리티, 무인 셔틀·소방, 전기차 충전, 발렛 주차 로보틱스 기술을 도입해 입주민의 안전과 편의를 아우르는 미래도시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사업에서 입주 후 최장 4년까지 분담금 유예라는 파격적 금융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전 세대 한강 조망을 강조한 특화 설계와 조경·조합원 중심의 맞춤형 청사진으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확보했다. 설계·금융·브랜드 경쟁력으로 압도적 지지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대한민국 주거 혁신의 출발점이었다”며 “반세기에 걸친 현대 헤리티지를 잇는 ‘100년 도시’로 압구정 지역을 새롭게 완성하며 더욱 차별화된 주거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같은 날 전북 전주 전라중교 일원 구역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낙점돼기도 했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오래 전부터 주목해왔던 사업지 중 하나다. ‘전주의 삼성동’으로 불릴 만큼 교육ㆍ주거ㆍ상업 등 인프라가 우수한 데다 인근에서 추진 중인 전주종합경기장 마이스(MICE, 국제회의ㆍ전시ㆍ이벤트) 복합단지 개발도 예정돼 있어 전주 최대 개발 수혜지로 꼽혀왔다. 마이스 복합단지 개발로 일대에 컨벤션센터와 복합 쇼핑몰 등 대형 인프라가 들어설 계획이다.
이 사업은 덕진동1가 1268-1번지 일대 구역면적 12만2226㎡에 지하 2층~지상 17층 아파트 193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 대규모 단지를 조성한다. 공사비는 약 7332억원으로, 이 가운데 현대건설 계약금은 4033억원이다.
현대건설은 두 구역의 시공권을 모두 손에 쥐게 되면서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금액이 약 8조6878억원으로 치솟았다. 앞서 현대건설은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7656억원) ▲경기 수원 구운1구역 재건축(3123억원)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재개발(3502억원)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중랑구 면목7구역 재개발(2919억원)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3369억원)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1조9648억원) 등 도시정비사업 시공권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1위를 노리고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7년연속 정상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8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첫 ‘10조 클럽’ 진입 가능성을 현실화했다. 10월 시공사 선정이 유력한 장위15구역(1조4663억원) 역시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하며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수주를 시작으로 압구정지구 내 추가 구역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압구정지구는 총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이 강점을 가진 현대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구역은 ▲2구역(신현대 9·11·12차) ▲3구역(현대 1~7차·10·13·14차 등) ▲4구역(현대8차·한양 3·4·6차)으로 평가된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