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첫 현금배당 검토에 들어갔다. 경영 승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승계정책을 수립해 관리 중이지만 셀트리온은 관련 규정이 없다. 바이오업계 ‘투톱’의 같지만 다른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5개 핵심지표 중 12개를 지켰다. 준수율은 80%로 직전 준수율과 같다. 준수한 항목도 동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준수 항목은 ▲현금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로 총 3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현금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익잉여금(FCF)이 4조 원을 넘기고 있지만, 설비 투자 등 사업 확장에 현금을 활용했다. 회사는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한 제5공장(18만L)을 포함해 총 78만4000L 규모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이후 FCF 10% 내외에서 배당실시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번 현금에서 주주에 배당하지 않고 남겨둔 돈을 의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상반기 기준 FCF는 5조7856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5006억 원) 대비 29%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5조866억 원으로 잉여금 증가를 반영하면 약 6000억 원 규모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올해 FCF 흐름의 10% 내에서 현금배당 실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 대표와 유승호 경영지원센터장(부사장)은 지난 1일 회사 주식 400주와 200주를 각각 장내 매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불확실한 환경에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이 15개 핵심지표 중 12개 항목을 준수했다. 준수율 80%로, 지난해 73.3%보다 개선된 수치다. 셀트리온의 미준수 항목은 3개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집중투표제가 그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셀트리온은 2021년 약 1025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9년 만의 현금배당이었다. 셀트리온의 현금배당 총액은 2022년 718억 원, 2023년 1037억 원, 2024년 1537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3월 기업가치 제고 방안으로 ‘밸류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30% 이상 성장 ▲자기자본 이익률(ROE) 7% 이상 달성 ▲3년간 평균 주주환원율 40% 달성 등이 골자다
그 일환으로 셀트리온은 2023년 8860억 원, 2024년 4360억 원, 2025년 745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또 2024년 1765억 원, 2025년 8199억 원의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친화 행보를 이어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확고한 기업가치를 구축하고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투자자와 동반 성장하며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셀트리온은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지키지 않았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회사는 승계정책 운영주체, 후보군 선정기준과 절차, 후보자 관리 및 교육 등의 규정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표된 명문의 기준이 없지만, 대표이사 후보군을 심의·관리하고 이사회 추천 등 의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를 선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기준 아래 프로세스가 운영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부규정으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수립, 운영하고 있다. 이 규정에는 최고경영자 승계와 관련된 결정 및 해당 절차에 대해서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경영환경 변화로 인한 최고경영자 승계가 필요한 때나 유고 상황에 즉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와 집중투표제 채택 항목을 미준수했다. 셀트리온은 서정진닫기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지 않으며 선임사외이사제도 및 집행임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며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8인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은 존림 대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 임기만료 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양 사는 집중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는데, 향후 상법 개정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의무 도입하게 될 전망이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