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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위고비 나오는데…비만치료제, 국내 제약사 ‘잰걸음’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9-23 10:57

경구용 위고비 승인 임박…시장 지형 변화 예고
위고비·마운자로 2강 독주, 국내기업 입지 좁아져
한미·일동·대웅 등 한국형 비만치료제 개발 ‘가속’

비만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비만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경구용 위고비가 올해 하반기 승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 또한 한국인 맞춤형 치료제와 경구, 패치 등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심혈관 문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위고비의 일일 경구 버전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구하고 있다. 협회는 경구용 위고비가 올해 4분기에 승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인 시 위고비는 최초의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된다.

위고비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누적 매출 1400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비만치료제 점유율 73%를 기록하며 사실상 위고비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지난달 14일 국내에 출시돼 의료기관에 공급 중이다. 국내 출시 한 달이 지난 현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2강 체제’가 견고해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 위고비까지 나오면 다른 기업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 마운자로, 오젬픽 등 비만치료제들이 국내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아직 국내 기업에서 출시한 제품이 없고, (개발 중인 약들도) 임상 초기 단계라 점유율을 가져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상용화에 가까이 다가 선 건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다.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로 체중 감소와 합병증 조절 기능이 더해졌다.

또한 한미약품은 ‘계열 내 최고(Best-in-Class)’로 개발 중인 ‘HM15275’와 ‘세계 최초(First-in-Class)’를 목표로 하는 ‘HM17321’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HM17321은 근육량 증가와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량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시장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일동제약 신약 연구개발 회사 유노비아도 비만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제2형 당뇨 및 비만 치료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ID110521156는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다. 체내에서 인슐린 합성 및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비만과 당뇨를 겨냥한 ID110521156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단회투여 용량 상승 시험에서 GLP-1 RA 계열 약물과 달리 유효 용량 범위 전반에 위장 관계 부작용이 적게 나타났다. 반복투여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면서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디엔디파마텍은 경구용 GLP-1 치료제 후보물질 ‘DD02S’를 2023년 글로벌 제약사 멧세라에 기술 이전했다. 해당 물질은 지난해 11월 미국 임상1·2상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마이크로니들을 기반으로 한 패치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DWRX5003’의 임상 1상 승인을 획득했다. DWRX5003은 GLP-1 계열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성분 치료제를 패치제형으로 변경한 것이다. 2028년 상용화가 목표다.

국내 기업들이 이같이 비만치료제에 도전하는 배경에는 시장 잠재력이 자리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22조1100억 원에서 매년 약 22.3% 성장해 2030년에는 8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열려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후발 주자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독창적인 기술이나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가 필수”라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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