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수두백신 ‘배리셀라주’ 2도즈(2회 접종) 임상 3상 시험 계획서(IND)를 태국 식품의약품청에 제출했다. 국내 제약사가 수두백신 2도즈 임상에 진입한 것은 GC녹십자가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수두 예방접종은 2도즈가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 28개국에서 1회 접종 후 감염을 막기 위해 2회 접종을 권하고 있다. GC녹십자는 2027년 하반기까지 임상 3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GC녹십자는 연내 베트남에서 배리셀라주 2도즈에 대한 임상 3상 IND 제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녹십자홀딩스가 베트남에 종합 건강검진센터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같은 달엔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인 휴먼스케이프와 ‘베트남 산부인과 진단검사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GC녹십자가 동남아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인구 규모와 성상 잠재력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보건산업진흥원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6개국 제약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00억 달러(27조8000억 원)에 달한다.
베트남의 경우 시장 규모가 약 70억 달러(10조 원)로, 최근 10년간 연평균 7%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대표적인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가 수입 의존도와 성장 가능성이 높아 제약사들의 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특정 나라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GC녹십자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해외에서 선전하며 실적 견인했다.
GC녹십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003억 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4억 원으로 55.1% 늘었다.
이번 2분기 매출의 37%는 해외에서 나왔다. 해외 매출액은 18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했다.
실적을 이끈 건 알리글로다. 알리글로는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미국에서 출시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알리글로 투약 누적 환자 수는 500명을 상회했다. GC녹십자는 연내 누적 환자 수가 1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8년까지 미국 사보험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며 연 매출 3억 달러(약 4168억 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도 이집트, 러시아 등으로의 수출 정상화에 들어서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GC녹십자는 헌터라제로 2028년 1000억 원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올 2분기 실적 호조에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난해 비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GC녹십자 매출은 88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었고, 영업이익은 353억 원으로 1241.2% 증가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