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KT는 각각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 소비자향 AI 에이전트 공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달 카카오와 KT는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5개 정예팀 안에 들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각자 독자 거대언어모델(LLM) 카나나와 믿:음을 갖고도 경쟁사 대비 이용자 경험 부족이 상대적으로 컸던 점을 탈락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카카오와 KT는 빅테크와 협업해 기술력을 높인 AI 에이전트 출시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이달 23일부터 25일까지 개최하는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AI 관련 소식을 대거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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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오픈AI 챗GPT를 카카오톡 채팅 탭에 탑재하는 구체적 계획을 공개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바로 챗GPT 활용이 가능한 형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팅방을 열 듯 챗GPT 아이콘을 눌러 바로 생성형 AI 기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협업 결과물은 이르면 1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카나나에서도 오픈AI 모델과 자체 LLM이 함께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에이전트 공동 개발 계획을 전했다. 정신아 대표는 특히 AI 대중화를 이끌 핵심으로 ‘AI B2C 서비스’를 강조해 왔다.
정신아 대표는 “하반기부터는 글로벌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챗GPT와 국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바일 플랫폼(카카오톡 등)이 만나 한국 B2C AI 서비스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나나 고도화와 관련해서는 카카오톡과 연동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나나는 카카오톡과 비슷한 대화형 사용자경험(UX)으로 구현됐지만, 별도 앱을 설치해 단체 카톡방을 옮겨와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493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사용자 기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업계 관계자는 “챗GPT는 국내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000만명을 넘어선 1위 AI”라며 “협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동안 AI로는 주목받지 못했던 카카오가 반등할 수 있는 최적의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를 소비자향 AI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카카오톡과의 연동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 / 사진=KT
기존 마이KT 앱이 단순 요금제 조회·변경·결제·멤버십 쿠폰 다운로드 등 위주였다면, 마이K는 생성형 AI가 스스로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주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진화한다.
현재 KT는 마이K 사내 테스트에 돌입했다.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UX와 AI 기능을 점검하는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내부 피드백을 반영해 기능을 고도화한 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중 정식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마이K 엔진에 MS AI 모델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K는 초기에 요금제·단말기 가입·변경, 통신비 분석과 절감 추천 등 통신 서비스 중심 기능을 제공한다. 이후에는 일정 관리, 통화 녹음 및 분석, 개인형 비서 기능 등 고도화된 맞춤형 서비스로 확장될 전망이다.
특히 KT는 신규 앱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앱을 활용하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카카오 카나나가 카카오톡과의 낮은 연동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만큼, KT는 미리 확보해 둔 고객 기반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MS 모델을 사용한 점은 AI 성능 차별화에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마이K 출시는 KT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AI 에이전트 모델이 부재했다는 지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