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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자사주 ADR' 기회일까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12 18:05 최종수정 : 2025-12-12 21:26

자사주 활용해 미국 증시 상장 검토 추진
마이크론 3분의 1 '저평가' 해소해 가치 재평가 노려
자사주 소각 의무화 회피라는 비판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10일 공시했다. 사실상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에 상장할 경우, 자사주를 활용해 미국예탁증권(ADR)을 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ADR은 미국이 아닌 국가의 기업이 미국 은행에 주식을 예탁하고 발행하는 주식 대체증서로, 이를 통해 미국 투자자들이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우회 상장 방식이다. 일본 토요타, 대만 TSMC 등이 ADR 발행으로 미국 증시에 진출해 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자사주 비율은 5.2%다. 이 가운데 2023년 4월 발행한 교환사채(EB)의 교환대상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2.39%(1740만7808주)를 ADR로 활용할 수 있다. 전날 종가로 약 9조8300억원에 해당한다.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미국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접근성을 높인다면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기업가치 저평가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순이익에 기반한 SK하이닉스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하는 마이크론(33.9배)에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자사주를 활용한 ADR 발행은 정부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3차 개정안에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의 전략적 활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정부 협조가 필수적인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정부 정책 방향과 다른 행보를 취하는 모습처럼 비춰지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이번 자사주 활용 방안은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에는 자사주를 묵혀두거나 우호세력에 넘기는 방식으로 지배주주 경영권 방어용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반대로 미국 상장은 주주가치에 엄격한 투자자들의 의결권이 확대되는 구조다. SK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SK하이닉스를 지배하고 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은 20.07%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SK하이닉스는 주주가치와 역행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든 구조"라며 "ADR 발행은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고려할 만한 선택지"라고 밝혔다.

2025.6.30 기준 자료=SK하이닉스

2025.6.30 기준 자료=SK하이닉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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