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8일 진행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6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추진하는 AI 사업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 센터 구축・운영, 독자적인 거대언어모델(LLM) 구축・서비스 활용 능력,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영 경험까지 보유한 풀스택 AI 사업자”라며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AI 생태계 조성에 일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해진 의장이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 이후 AI 생태계 전략을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사업 ▲GPU 확보·임차 지원사업 ▲데이터-모델-응용 전주기 AI 지원사업 등 핵심 AI 프로젝트 3종에 모두 선정된 유일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부 독자 AI 사업에서 네이버가 핵심 키를 쥘 것으로 전망한다. 네이버 출신 인재 다수가 정부 주요 인사로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핵심 AI 인사가 정부 고위직에 올랐다.
하정우 수석은 전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으로 소버린 AI를 위해 ‘하이퍼클로바’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한성숙 장관은 2017~2022년 네이버 최고경영자를 역임 후 2022년 3월 유럽사업개발 대표를 맡으며 유럽 현지에서 네이버 글로벌 성장을 도모하는 데 힘썼다. 최휘영 장관 역시 네이버본부 기획실장·이사를 거쳐 대표이사에 올라 네이버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신규 AI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국가대표 AI 사업에도 참여해 한국형 LLM을 개발하게 되는데, 네이버의 AI 역량 증대와 수익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네이버는 AI 서비스 전 국민 상용화를 위해 올해 안에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를 예고했다. 최수연 대표는 “연내 구매자들의 쇼핑을 돕는 AI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며 “현재 제공되고 있는 AI 구매 가이드에서 더 발전된 형태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의 전문 세일즈 어드바이저(판매 조언자)와 같이 고객 개개인의 쇼핑을 밀착 지원하고 구매자들이 쇼핑 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정보를 얻고 더욱 편리하고 확신을 가져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별도 대화형 AI 탭 출시를 계획했다. 최수연 대표는 “쇼핑, 로컬, 금융 등 데이터 기반의 심층적인 검색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네이버 별도 탭에 대화형 AI 검색을 활용할 수 있는 AI 탭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소버린 AI(주권형 AI) 전략 실행을 위해 적극적인 외부 협력도 강조했다.
최수연 대표는 “이번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에도 우리가 투자한 적 있는 트웰브랩스라는 스타트업이나 국내 유수 대학들과 함께 참여했다”며 “우리와 힘을 합쳐 특정 국가 LLM 등에 도움 되는 생태계가 있다면 앞으로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AI 전략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도 뻗칠 예정이다. 사우디 외에도 태국에서 소버린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모로코를 거점으로 한 유럽향 GPU 에저 서비스, AI 데이터센터 구축 참여, 미래 로봇 플랫폼 확보를 위한 MIT와의 휴머노이드 연구 협력, 라인웍스의 대만 진출, 일본 이즈모시에서의 AI 안부 전화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 도입 및 다양한 글로벌 협업과 사업 기획 모색을 진행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7월 GPU 임차 사업이나 국가대표 LLM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사업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AI 인프라나 LLM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어 하는 다른 국가들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업자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난 2조9151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5216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1조365억원 ▲커머스 8611억원 ▲핀테크 4117억원 ▲콘텐츠 4740억원 ▲엔터프라이즈 1317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 19.8%, 11.7%, 12.8%, 5.8% 증가했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는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사용자들의 일상, 생활 속 검색, 쇼핑, 결제, 예약, 방문 등 포괄적인 이용 패턴을 촘촘히 파악하고 있는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B2C, B2B 그리고 B2G를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 경쟁력 및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중장기 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 레퍼런스를 확보하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기반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