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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후가 살아야 산다”…‘내수 타격’ LG생활건강, 미·중·일 럭셔리 공략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5-27 09:47

LG생활건강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하락'
뷰티 매출에서 더후가 50%…내수 부진 발목
더후로 해외 이커머스 공략, 美 시장도 주력
해외는 日 상승세 주목…디지털 마케팅 추진

LG생활건강 더후 제품 사진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더후 제품 사진들. /사진=LG생활건강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K-뷰티 대표 주자인 LG생활건강이 또다시 역성장 그림자를 마주했다. LG생활건강은 뷰티 매출의 상당수가 대표 브랜드이자 럭셔리 라인인 '더후'에서 나온다. 하지만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면세점과 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이 약세를 그렸다. 더후가 고가 화장품에 속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멀어진 영향이다. LG생활건강은 더후 리브랜딩을 추진, 해외 사업에 힘을 주며 정면돌파에 나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이 더후 리브랜딩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우선 고가 화장품이 면세점이나 백화점 판매만 고집한다는 기존 인식부터 파괴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2월 더후 공식 온라인몰을 론칭, 기존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망을 확장했다. 그러면서 더후의 인기 라인인 ‘천기단’과 ‘비첩 자생 에센스’, ‘진율향 안티 링클’ 등의 성분을 강화해 리뉴얼했다.

나아가 기초 화장품이 주를 이뤘던 더후 제품군을 선크림이나 립밥 등으로 넓혔다. 아이크림(‘환유 동안고’)과 선크림(‘UV 얼티밋 레드 비타민 선’), 립밤(‘에센셜 립 글로우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먹는 화장품인 이너뷰티 열풍이 불자 이에 착안해 더후 ‘기앤진 구미 밸런스 케어’를 새롭게 선보였다.

동시에 LG생활건강은 더후를 주축으로 한 글로벌 마케팅을 한껏 펼쳤다. 한류스타 배우 김지원을 더후 글로벌 엠버서더로 발탁해 중화권 시장을 두드린 것이다. 중국에선 과거 보따리상 따이궁(代工)이 아닌, 티몰과 도우인과 같은 이커머스를 공략했다. 중화권 유명 인플루언서들을 국내로 초청해 더후 생산공장과 연구소도 보여줬다. 이들이 더후 관련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현지로 빠르게 전파하도록 유도케 하는 전략이다.

북미에선 온라인 직영몰을 론칭,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더후로 미국 뉴욕을 찾았다. 글로벌 최대 아트 페어인 '프리즈 뉴욕 2025'에서 후원사로 참여한 것이다. 이곳에서 더후의 브랜드 특징을 현지인들에 알렸다. 한국의 궁중 문화와 첨단 피부 과학이 결합해 더후를 만들어낸 만큼 이를 예술 작품에 빗대 뽐냈다.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보다 3.1% 오른 1253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과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도 LG생활건강은 일본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1분기 일본 매출은 1147억 원으로 한 해 전 931억 원에서 23.2% 뛰었다. 더후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의 다양한 뷰티 제품군과 생활용품 라인이 고루 성장세를 견인한 것이 고무적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023년 5월 일본의 이커머스 큐텐에 공식 입점했다. 일본 역시 오랜 기간 내수 침체를 겪은 만큼 고가 화장품보다 중저가 브랜드 위주로 파고들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일본에서 메이크업 브랜드인 ‘VDL’과 더마 라인의 ‘CNP’, 프리미엄 메이크업 ‘글린트’ 등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브랜드인 ‘TPSY(팁시)’와 ‘비클리닉스’ 등도 선보였다. 생활용품은 구강케어 브랜드인 '유시몰'로 치아 미백 효과를 강조하는 등 제품 인지도를 높였다. LG생활건강은 또 SNS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일본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이는 LG생활건강이 지난해 11월 열린 일본 큐텐 쇼핑 축제('메가와리')에서 전년보다 292% 증가한 매출을 달성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더후는 올해 3월 말 누적 순매출 20조1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2003년 2월 첫 출시 후 22년 2개월 만이다. 특히 순매출은 할인이나 반품, 수당 등을 빼고 기업이 창출한 수익만을 집계한다. 더후의 경쟁력이 해외에서 서서히 입증되기 시작한 만큼 취약한 내수 구조도 타파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전체 매출에서 국내 사업이 60%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내수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최근 LG생활건강 매출은 최대치였던 지난 2021년 8조915억 원을 쓴 후 2022년 7조1858억 원, 2023년 6조8048억 원으로 지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6조8119억 원을 내면서 가까스로 역성장을 피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실적이 다시 뒷걸음질치면서 또다시 역성장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더후의 성장 없이는 역성장을 막을 수 없다. LG생활건강이 계속해서 더후 리브랜딩을 추진하고, 수출 다변화로 해외 비중을 높이려는 배경이다. 또한, 일본에서 K-뷰티 상승세를 탄 만큼 이를 실적으로 연결할지도 주목된다.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6979억 원으로, 전년 1조7287억 원에서 1.8% 줄었다. 국내 매출이 전년보다 4.3% 빠진 1조1619억 원에 그쳤고, 해외에서는 4.2% 오른 5360억 원을 썼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1510억 원 대비 5.7% 감소한 1424억 원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 측은 "국내에서 면세점, 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이 부진해지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업별 매출에선 뷰티가 7081억 원(4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뒤를 이어 생활용품이 5733억 원(34%), 음료가 4164억 원(25%)이다. 다시 말해 뷰티사업이 LG생활건강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뷰티 매출의 절반이 더후 몫이다. 더후를 포함한 럭셔리 라인 전체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이른다. 하지만, LG생활건강 뷰티 매출에서 수출은 14%대에 그친다. 내수가 더후 매출에 영향을 주고, 더후가 LG생활건강 전체 실적을 판가름하는 구조가 된다. 더후가 살아나야만 LG생활건강 역성장 고리도 끊어낼 수 있다.

더후가 고가 화장품에 속하는 만큼 내수가 안정이 되면 그만큼 수요도 늘어난다. 그러나 소비 침체 현상이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소비자들은 저가 브랜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고가 화장품의 주력 채널인 면세점과 방문판매, 백화점 등이 부진해지는 이유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올해 전략적으로 국내외 이커머스를 공략하고, 디지털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K-뷰티 마케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정애닫기이정애기사 모아보기 LG생활건강 대표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는 상품 풀(Pool)을 확대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사업 역량을 빠르고 유연하게 보완하겠다”며 “연구개발(R&D) 프로세스 혁신과 외부 협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사보다 더 빠르고, 인디 브랜드보다 신뢰도가 높은 최고 품질로 해외 고객들에게 인정받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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