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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투명성 높은 HD현대重도 달갑지 않은 ‘100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5-06-23 05:00

‘경영권 불안' 집중투표제
작년 미준수로 93점 기록
여당, 관련 법안 밀어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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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투명성 높은 HD현대重도 달갑지 않은 ‘100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HD현대중공업(대표이사 이상균·노진율)은 높은 수준의 경영 투명성을 갖춘 기업이다. 이 회사는 기업 지배구조 현황을 이해관계자들에게 투명하게 알리는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93.3%.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과 관련해 총 15개 핵심지표가 있는데, 이 가운데 1개 지표를 지키지 못했다. 동종 업계 삼성중공업(73.3%) 한화오션(66.7%) 등과 비교하면 HD현대중공업 준수율이 얼마나 높은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전년에도 73.3%로 꽤 높은 준수율을 보였는데, 지난해 약 6년 만에 재개한 배당 덕분에 점수가 큰 폭 올랐다. 핵심지표 중 배당 관련 항목 2개를 충족하며 준수율 93.3%를 기록한 것. 여기에 그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던 관행에서 벗어나 올 초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이사회 독립성 지표도 처음 준수했다.

그렇다면 이 회사가 만점 획득에 실패한 1개 지표는 뭘까. ‘집중투표제 채택’ 여부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 이사를 뽑을 때 주식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통상은 이사 선임 시 여러 명 이사를 여러 번 투표로 뽑는다. 이렇게 되면 이사 1인을 뽑을 때마다 주식 1주당 1표를 행사하게 되는데, 주식을 많이 보유한 대주주일수록 원하는 사람을 이사로 선임하기 유리하다. 즉, 이사회가 대주주 입맛에 맞게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집중투표제를 채택하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표를 배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사 5인을 뽑는다면, 주주는 보유 주식 1주당 5표를 행사할 수 있다. 5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줘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대주주 일방 경영을 제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난 1998년 상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지만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171곳 중 이 제도를 채택한 곳은 단 11곳에 불과하다. 소수 주주들 권익 보호엔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경영권 불안정과 단기 이익 중심 의사결정이 초래될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 차익을 노리고 국내 기업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명분으로 집중투표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영 투명성 높은 HD현대중공업도 이 제도만큼은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정관 제27조의3에 따라 2인 이상 이사를 선임할 경우 주주는 그 소유주식 1주에 대해 1개 의결권만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집중투표제가 소액주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많아 채택하고 있지 않다”며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있는 해외 사례가 많지 않고, 경우에 따라 다수결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집중투표제 도입이 의무화되거나 주주들 요구가 증가할 경우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채택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집중투표제가 선택이 아니라 의무 조항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이사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그 세부 조항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4월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집중투표제 의무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3일 구성된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지난해 8월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도 집중투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단 개정안 처리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기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상법개정안은 공정한 시장 질서와 코스피5000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라며 “민생법안으로 제일 먼저 처리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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