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벤처캐피털 콜라보레이티브펀드(Collaborative Fund)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 2015년 2월 어니스트펀드 창업
금융 특화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어니스트AI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온라인투자연계 플랫폼이다.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고객들에게도 대출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대출의 이자 부담은 줄여 개인부터 기관까지 다양한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대안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상생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서 대표의 포부다.
서상훈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니스트AI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AI 에이전트(Agent)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 등 신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 어니스트펀드→AI로, “사명 잘 바꿨다”
어니스트펀드는 지난 2015년 2월 처음 설립됐다. 서상훈 대표는 당시 미국 업스타트(UPST)가 주도하던 클라우드 기반 AI 대출 플랫폼 시장에 주목해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모델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어니스트펀드를 설립했다. 업스타트는 AI를 활용해 대출 신청자와 금융기관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2025년 현재 어니스트AI가 지향하는 모델과 맞닿아있다.
서 대표는 설립 전 국내에 유사 서비스가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를 진행했고, 이런 서비스가 2015년 당시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어니스트펀드를 세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어니스트펀드’라는 사명으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간판을 어니스트AI로 바꿔달았다. 서 대표는 “처음부터 추구하던 방향이 펀드보다는 AI였기 때문에 고객사들도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어니스트AI가 된 후 내부는 물론 외부 고객사 반응도 훨씬 호의적이고 회사의 방향성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를 받아 ‘잘 바꿨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2020년까지는 부동산PF나 조각투자 등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대출상품을 취급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무실을 공유오피스로 옮기는 등 줄일 수 있는 유지비를 최대한 줄여 경영을 효율화하는 것은 물론 2021년 이후로는 개인투자자 고객 비중을 줄이며 방향성을 확실히 했다.
현재의 AI 플랫폼을 금융사들에게 공급한다는 기존의 방향성을 잡고 R&D에 매진했고, 금융위원회가 진행하는 2023년 D-테스트베드 사업에서 금융위원장상(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당시 이들은 머신러닝을 통해 통신·카드 등 다양한 비금융 대안정보를 기존 금융 정보와 함께 분석했고, 이를 기반으로 신용 리스크는 낮으면서 대출 수요가 높은 고객을 선별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서 대표는 “아무나 받을 수 없는 상인만큼 창립 이후 가장 뿌듯했던 순간들 중 하나”라며, “그 때 이후 기술개발이나 외부 고객사들과의 제휴에도 속도가 붙어 현재 금융사들과의 협업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전통적 CSS모델 탈피, 전과정 예측형AI화
기존에 다양한 P2P대출을 취급했던 어니스트AI지만, 현재 가장 매진하고 있는 부분은 사명에 걸맞게 AI 분야의 혁신 플랫폼 마련이다.
지난 4월 어니스트AI는 온투업 기관 연계투자 기반의 Banking-as-a-Service(BaaS) 모델인 '어니스트펀드'를 출시했다.
어니스트펀드(BaaS AI 대출 플랫폼)는 금융기관이 투자금을 맡기면 AI 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금리와 한도로 대출이 실행되는 서비스다.
이 플랫폼은 HAI가 자체 개발한 예측형 AI(predictive AI) 기반 신용평가시스템(CSS) '렌딩인텔리전스'를 활용해 대출 부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복잡한 대출 프로세스의 95% 이상이 AI 소프트웨어로 자동 처리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전통적인 신용평가 방식에서는 평가 자체가 불가능했거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던 중저신용, 씬파일러(thin-filer) 고객들을 추가 식별해 새로운 대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HAI의 AI CSS '렌딩인텔리전스'는 지난해 삼성금융 C-lab Outside에서 인공지능 CSS 개발로 삼성카드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은행, 보험,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전 업권 24개사와 기술 검증을 완료했으며, 기존 CSS 대비 대손비용을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서상훈 대표는 “예측형AI 시장에서는 저희의 기술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신할 수 있다. 지난해에만 물리적으로 매일 2만개 이상의 신용평가 모형을 통해 예측형AI를 학습시켰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세밀하게 고객을 평가해 혹시 모를 사기성 고객 등을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이번 정부는 중금리대출을 비롯한 상생금융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어 이 같은 세밀한 검증 시스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BaaS AI 대출 플랫폼은 고려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업권 선도기관의 연계투자를 기반으로 출시됐다. 어니스트AI의 수익모델 역시 이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에서 발생한다. 현재도 복수의 저축은행은 물론 1금융권 은행들도 관심을 갖고 해당 플랫폼을 지켜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 대표는 "이번 저축은행과의 공동사업은 AI 대출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다는 것을 본격 증명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저축은행이 자금만 맡기면 별도 전산 구축에 따른 대규모 투자 없이 AI 플랫폼을 활용해 양질의 신용대출 실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대표는 “카드와 캐피탈 등을 시작으로 보험사, 더 나아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도 우리의 플랫폼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반도체 산업에서 파운드리를 통해 제조과정이 크게 효율화되는 것처럼, 금융계의 파운드리가 돼 개별 금융사가 직접 고도화하기 어려운 신용평가·분석 등 금융 코어 업무 전과정을 혁신하는 파트너가 목표"라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규제 샌드박스’가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물론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아쉬운 부분들도 있어 새 정부에서 조금 더 규제가 줄고 확장성이 늘어나면 많은 혁신기업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 “금융 전문가 협업 분야도 AI가 대체토록”
서상훈 대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AI를 활용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추진해오던 BaaS 플랫폼 및 CSS 솔루션 제공을 넘어 금융사 업무에서 전문가 협업이 필요한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Agent)’를 구축하는 것이 어니스트AI가 추진 중인 신사업들 중 하나다.
서 대표는 이를 위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과의 인사이트 공유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어니스트AI의 주주로도 함께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과의 동행이 주목할 부분이다. 2015년 당시 조용병닫기


대출이용자별로 더욱 촘촘한 신용평가가 필수인 제2금융권을 시작으로 금융지주 계열사인 BNK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등에 솔루션을 납품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고도화해 금융사에 필요한 ‘버티컬 AI’를 개발해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서 대표의 청사진이다.
지난 10년간 누적 투자액 약 472억 가량을 받아온 HAI는 올해 하반기에 추가적인 펀딩으로 재원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서상훈 대표는 “빠르면 내년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번 펀딩이 마지막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이번 투자에서는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or, SI)가 들어와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