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토안전관리원 건설공사안전관리종합정보망에 따르면 건설 현장 사망자 중 추락사고 비중은 2022년 54.1%, 2023년 51.6%, 지난해 52.8% 등 매년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복되는 추락사를 막기 위해 주요 건설사들은 ‘추락사고 예방 캠페인’을 펼치며 현장 재정비에 들어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추락사고 예방 캠페인’을 통해 300여 개 경고 표지판과 안전조끼를 지급했다. 숏폼 교육 영상과 모바일 점검 앱으로 작업 전 안전관리도 체계화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추락뿐 아니라 시공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고를 줄이기 위해 'DfS(Design for Safety)'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방식이다.
축적된 안전설계 기술은 'DfS 라이브러리'에 정리해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또한 위험표지판 표준화, 임의작업 방지를 위한 작업계획 드로잉, 드론을 활용한 건설장비 점검 등 다각적인 안전관리 대책도 시행 중이다.
GS건설도 이달 전국 현장에서 '추락사고 예방 캠페인'을 실시했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1월부터 허 대표를 비롯한 전 사업본부 임원들이 매월 첫째 주 목요일 국내 전 현장을 방문해 위험요소를 점검하는 '안전점검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GS건설은 현장 점검 지원 활동과 함께 현장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전환(DX)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 외국인 근로자들과 소통을 위한 AI(인공지능) 기반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Xi Voice)’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장 안전, 장비, 기술 관련 방대한 자료를 한 곳에 모아 찾아볼 수 있는 ‘GS건설 안전보건 통합 플랫폼’도 개발해 활용 중이다. 올해는 AI로 어디서든 공사 기준을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자이북’을 개발했다.
또한, 롯데건설은 ‘추락사고 예방 캠페인’과 무관하게 통합 영상관제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운영하며 현장 안전에 힘쓰고 있다. 안전상황센터에서는 모든 공사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자체 개발한 ‘위험성 평가 AI시스템’을 활용해 안전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현장을 선별해 낸다. 이와 함께 롯데건설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작업자의 행동 기반 안전 모니터링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DL건설도 최근 현장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위험공종 안전 실명제'를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위험공종 안전 실명제는 시공사 현장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다. 이를 통해 ▲2m 이상 고소작업 ▲1.5m 이상 굴착·가설공사·철골 구조물 공사 ▲2m 이상 외부 도장공사·승강기 설치공사 등 작업 구간에 실명제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 DL건설은 오는 2분기부터 분기제도 평가 항목에 실명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전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아끼려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나 보여주기식 점검이 아니라 안전에 꼭 필요한 법령을 강제 규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