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신격호닫기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후손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정부 지원에서 제외된 사각지대에 있는 후손들을 대상으로 한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는 생전에 ‘우수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롯데장학재단이 그 정신을 이어받았다.
이날 수여식에는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이종찬 광복회 회장,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생 23명 등이 참석해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장 이사장은 축사에서 “이번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계기로 장학생들의 조상님이 얼마나 위대하고 훌륭한지, 또 그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없었음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유공자분들의 후손이라면 마땅히 그에 걸맞은 예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독립을 외치셨던 독립유공자분들의 DNA가 여러분에게 고스란히 흐르고 있는 만큼, 여러분 모두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큰 리더가 될 수 있는 분들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독립유공자 이경도 선생의 고손 고민재 연세대 심리학과 학생의 인사말도 이어졌다. 고민재 군은 “뜻깊은 장학사업에 함께하게 돼 감사하다”며 “제 선조이신 이경도 선생님은 1919년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시고, 어릴 적부터 조부모님을 통해 선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장학재단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제 삶 속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은 2020년 시작해 지금까지 총 275명의 장학생에게 누적 약 20억 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264명이 지원, 평균 경쟁률 9대 1을 기록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많은 국가에 있는 후손들이 지원했다. 대통령장(2등급), 독립장(3등급) 등을 받은 독립유공자의 후손도 포함됐다. 특히 어린이날을 제정한 방정환 선생의 증손자도 장학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장 이사장은 이날 장학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장학사업에 대한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후손분들이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때로는 안타까움과 억울함이 교차하곤 했다”면서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신격호 외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이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 역시 선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인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