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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허덕이는 애경…그룹 모태 ‘애경산업’마저 판다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4-02 09:46

애경그룹, 실적 부진에 애경산업 매각 검토
애경케미칼·제주항공·AK플라자 '실적 부진'
자회사 경영 자금 수혈에 재무부담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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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본사 전경. /사진=AK홀딩스

애경그룹 본사 전경. /사진=AK홀딩스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애경그룹이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재무부담이 늘어나면서 모태사업인 애경산업마저 매각을 검토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각각 보유 중인 애경산업 지분의 처분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애경산업 지분 현황은 AK홀딩스가 1190만4812주(45.08%)로 최대주주다. 이어 애경자산관리가 476만7766주(18.05%)를 가지고 있다. 애경자산관리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의 3남 1녀와 그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가족 회사다.

애경산업은 지난 1954년 비누, 세제 등을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을 전신으로 한다. 이 회사는 애경그룹의 고(故) 채몽인 창업주가 세웠으며, 1966년 우리나라 최초 주방세제인 ‘트리오’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 1970년, 채몽인 창업주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사망하면서 그의 아내 장영신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됐다.

장 회장은 이후 1984년 영국 유니레버와 합작해 애경유지를 애경산업으로 이름을 바꿨다. 또 영국에서 기술력과 생산설비를 들여와 화장품, 치약, 샴푸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애경산업은 국내 3위 화장품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 규모는 6791억 원이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의 성장과 함께 백화점, 석유화학, 항공, 부동산 등으로 사세를 키워갔다. 애경그룹의 지난해 자산총액은 연결 기준 5조3369억 원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에 포함된다. 그룹의 지난해 연 매출은 4조4883억 원이다.

다만, 최근 상황은 좋지 않다.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등이 겹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한 해 전보다 24.4% 내린 468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애경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1조6422억 원으로 8.4% 빠졌고, 영업이익은 65.6% 준 155억 원에 멈췄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9358억 원을 내며 최고치를 찍었지만, 고환율로 영업이익이 절반이나 꺾였다.

이에 애경그룹은 빚을 내면서까지 자회사들의 경영자금 수혈에 나섰다. 백화점 사업을 하는 AK플라자에 16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AK플라자는 전국 4곳의 백화점과 7곳의 쇼핑몰을 운영한다. 그러나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부상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유통 채널은 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AK플라자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647%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에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2600억 원 넘게 현금 출자했다.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운항이 중단되면서 경영난에 처한 제주항공을 지원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이외 애경그룹은 애경산업과 애경케미칼,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2900억 원가량의 금융권 차입에도 나섰다. 그러는 사이 AK홀딩스의 지난해 부채총액은 4조를 넘어섰다.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2020년 233.9%에서 2024년 328.7%로 뛰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애경그룹이 애경산업을 비롯해 비주력 사업을 모두 매각한 후 제주항공과 애경케미칼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본다. 애경산업의 매각가는 약 6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아울러 애경그룹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 중부CC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애경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김상준 애경산업 대표는 전날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애경그룹 측은 “애경산업 매각 관련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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