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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3색’ 밸류업…현대가 롯데·신세계와 다른 무엇은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1-23 17:01

롯데쇼핑, 업계 최초로 지난해 10월 밸류업 공시
신세계, 자사주 소각·주당 최소 배당금 등이 골자
현대百, ROE·PBR 목표 제시·자사주 소각 등 계획

백화점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밸류업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사진제공=롯데, 신세계, 현대

백화점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밸류업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사진제공=롯데, 신세계,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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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시행한 지 1년이 지났다.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밸류업 정책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소비침체 장기화로 유통업의 주가 부진이 지속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중·장기 방안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주가가 여전히 내리막길이라는 점은 고민 중 하나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이 영향을 미친 데다 대내외 불안정한 상황이 유통업체들 밸류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유통업계 최초로 밸류업 공시를 진행했다. 선진적인 배당정책과 전향적인 주주친환 정책을 도입해 주주가치를 높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들이 제시한 주주환원 정책은 ▲주주환원율 확대 ▲최소 배당금 정책 실시 ▲배당절차 개선 ▲중간 배당금 지급 검토 등이다.

롯데쇼핑은 주주환원율을 30% 수준에서 35%로 확대하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3500원의 최소 배당금 정책을 시행한다. 또한 배당절차를 개선해 현재의 ‘기말 이후 배당액 확정’ 방식을 ‘선(先) 배당액, 후(後) 배당 기준일 확정’ 방식으로 전환한다. 주주친화 정책을 통해 투자자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회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주가는 밸류업 공시 당일인 10월 11일 6만3100원(종가 기준)으로, 전날인 6만1900원보다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10월 31일에는 6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직전 3개월간 최고가를 돌파했다. 하지만 약 3개월이 지난 지금은 5만3500원(23일 종가 기준)으로 주저앉았다.

주가 하락 배경으로는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롯데쇼핑 3분기 실적이 하락한 데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이에 따른 불안정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이 3조56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9.1% 증가한 1550억 원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53.5% 감소한 289억 원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롯데쇼핑은 중장기 가이던스로 2030년 매출액 20조3000억, 영업이익 1조3000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한 핵심전략으로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e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을 내걸었다.

신세계는 유통 3사 중 가장 늦은 지난해 12월 27일 밸류업 정책을 공시했다.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주당 최소 배당금과 배당 지급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신세계는 지난해 자사주 1050억 원을 매입한 것에 이어 향후 3년간 매년 2%(20만 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주당 최소 배당금은 현재 3500원에서 4000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2027년까지 주당배당금은 현재 기준에서 30% 이상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또 ‘깜깜이 배당’을 방지하기 위해 배당 기준일 전에 배당 금액을 먼저 결정하는 ‘선 배당액, 후 배당 기준일 확정’으로 정관도 변경했다.

다만 신세계 역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이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지난 12월 27일 주가는 13만1400원으로, 전날 13만3400원보다 오히려 2000원 떨어졌다. 이날 기준으로는 13만800원까지 밀리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런 하락세는 연말부터 이어진 정국 불안 상황에 따른 경기 우려 여파로 소비가 침체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온현상 지속으로 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에서 패션 카테고리가 부진했고, 면세점 역시 업황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도 주가 약세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신세계는 불안정한 대내외 상황 속에서 효율적인 투자 집행과 비용 축소 등으로 2023년 5.4% 수준이었던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27년까지 7%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룹 전체가 판촉비와 인건비 등의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이익률을 개선하고 신규 투자 역시 효율성과 수익성을 최우선에 놓고 고려키로 했다. 2030년까지 연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고 수익성을 강화, 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한섬 등 그룹 내 상장 계열사 4곳의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4곳은 각각 ▲ROE·주가순자산비율(PBR) 목표 제시 ▲반기 배당 실시 등 현금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향후 3년간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우량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배당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 금리를 상회하는 4% 이상의 지분투자 수익률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 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연간 배당지급 총액도 단계적으로 늘려 2027년 500억 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계열사별 자사주 소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말 보유 중인 자사주(6.6%)의 절반인 3.3%를 소각했고, 현대그린푸드는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매년 2% 가량 균등하게 매입해 소각한다고 했다. 한섬은 보유 중인 자사주 8.2%의 절반인 4.1%를 올해 초 소각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린푸드의 현금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계획대로 진행할 경우 주주환원율이 40%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섬 역시 계획대로 진행할 경우 현재 20% 수준인 주주환원율이 4개년(2024~2027년) 누적으로 35%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밸류업 계획을 밝힌 당일 주가는 4만4400원으로, 전날 4만5900원보다 1500원 떨어졌다. 이후 12월 19일 장중 5만300원까지 뛰었다가 이날 현재 4만8650원에 머무르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롯데와 신세계는 밸류업 당시보다 주가가 떨어졌고, 현대백화점 홀로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백화점은 물론 유통업체 대부분이 힘든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나홀로 상승한 데는 계열사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 역시 고온현상으로 인한 패션 카테고리 약화로 부진하지만 계열사 지누스 등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누스는 고객사 아마존과 월마트 등의 직매입 발주 정상화와 물류비 개선 등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면세점은 업황 부진이 지속되지만 공항 면세점이 업계 평균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면서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부응하고 저평가된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 나가고 있다”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장기적 관점의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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