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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덕에 살았는데...' 두산 지배구조 개편 무산 or 분할합병 강행?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10 13:03 최종수정 : 2025-08-02 15:25

윤석열 정부 '친원전'에 살아난 두산그룹
두산에너빌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하며 뭇매
비상계엄 여파로 에너빌·로보틱스 주가 '뚝'
12일 분할합병 임시주총...취소 계획 아직
개편안 무산, 주식매수청구권 한도액 초과 전망

지난 9월 20일(현지 시각)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체코 플젠)에서 진행된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앞줄 왼쪽)의 안내를 받아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에너빌리티

지난 9월 20일(현지 시각)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체코 플젠)에서 진행된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앞줄 왼쪽)의 안내를 받아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에너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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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 절벽을 겪었던 두산그룹(회장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러진 날개를 고쳐 매는 듯했다.
두산은 체코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해외 원전 수출 기대감에 힘 입어 단박에 '윤석열 원전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회장 박지원) 알짜 자회사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로 합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들고 나오면서 시장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시장 일각에서 "일반주주를 소외시키고 지배주주만 배 불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당국도 납득이 가능한 분할합병안을 가지고 오라며 제지에 나섰다. 의결권자문기관은 합병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럼에도 두산 분할합병은 '결국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한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게 사실 회사가 하겠다고 하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 밖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비상계엄 선포였다. 이후 주가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일 2만115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다음날 종가는 전날 대비 10.16% 감소한 1만9000원을 기록했다.

5일 1만8690원, 6일 1만8080원으로 계속 하락하다 9일 1만73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지난달 28일 발간한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 의결권 행사 권고안에서 비교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1만7600원보다 더 낮은 금액이다.

두산로보틱스 상황도 비슷하다. 3일 6만5000원 이후 4일 6만3300원, 5일 6만2200원, 6일 6만1200원, 9일 5만7400원까지 떨어졌다.

현재로선 두산이 취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3가지다.
첫째, 지배구조 개편안을 자진 철회하며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임시주주총회를 취소하는 것. 이렇게 되려면 오는 12일 임시주총이 열리기 전 각 사가 이사회를 열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사회 개최 여부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두산에너빌리티에 이날 오후 6시까지 합병 철회 보도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둘째, 분할합병 안건 부결. 상법 제530조의3 제2항 제434조에 따라 이번 안건은 특별결의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안건 승인을 위해선 참석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생주식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다. 얻지 못할 경우 분할합병이 무산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총발행주식수는 6억4056만주다. 최대주주는 (주)두산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0.39%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 6.85%(4386만주), 우리사주조합 0.58%(370만주)이다. 소액주주는 64.56%(4억1356만주)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주)두산이 지분 68.19%를 보유하고 있다.

셋째, 분할합병 가결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변수가 있다. 임시주총 분할합병이 가결될 시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에게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가 일정 금액에 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제공된다. 이는 임시주총 전 증권사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면 되는데, 임시주총 당일 반대표를 던지는 의결권 행사와는 별개다.

임시주총일로부터 20일 후인 내년 1월 2일까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각각 제시한 행사가인 2만890원, 8만472원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면 된다. 주가가 이보다 더 떨어지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된다.

9일 종가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20.2%,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40.2% 이상 올라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를 상회할 수 있다. 회사가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6000억원과 두산로보틱스 5000억원이다.

다만 현재 양사 주가가 행사가를 밑돌고 있는 만큼 향후 차익실현을 위한 물량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민연금 기권표 행사가 예상되면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에 상정된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합병계약서 승인 안건에 대해 조건부 찬성 의견을 밝혔다.

국민연금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해 합병 반대 의사 통지 마감일 전일인 10일 기준 주가가 주식매수예정가액인 2만890원보다 높은 경우 찬성을, 그 외에는 기권하기로 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두산로보틱스도 주식매수예정가액인 8만472원보다 높을 경우 분할합병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초과 시 양사의 분할합병 계약이 아예 해제될 수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계약서에는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한도를 초과할 경우 해당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두산에너빌리티 보유 주식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한도를 훌쩍 넘긴 9162억원이 된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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