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 및 리테일 영역에서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 해외주식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파생결합상품 중 하나로 증권사가 발행하는 ETN(상장지수증권)도 다양한 상품이 라인업되고 있다.
초대형 IB(투자은행) 중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은 사업자들이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사업은 금리 인하기에 부각된다.
특히, WM 파트 수익 제고 측면에서 가문의 자산관리인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는 증권사들의 집중적인 공략처가 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전통 IB 사업영역을 넘어 신규 수익처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M&A(인수합병) 전략적 자문 기능을 강화하고, 공개매수에서 인수금융까지 IB 패키지 딜(deal)을 강화하는 IB 하우스가 등장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격전지가 해외주식으로 이동 중이다. 브로커리지가 증권사의 기본 수익원이기는 하지만, ‘제로(0)’ 수수료 등이 적지 않은 국내주식 위탁매매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 특히, 미국 증시 랠리를 기록하면서 ‘서학개미’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쇼핑도 확대됐다.
2014년 개설돼 올해 10주년인 ETN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의 지표가치 총액은 2024년 10월 말 현재 16조5847억원이다. 10월 기준 ETN 지표가치 총액 1위 증권사는 삼성증권(2조5666억원, 15.5%)이다. 2위는 메리츠증권(2조3968억원, 14.5%)이며, 이어 신한투자증권(2조2851억원, 13.8%), 한국투자증권(2조1093억원, 12.7%), NH투자증권(2조347억원, 12.3%) 순이다.
402개 ETN 종목이 상장한 가운데, 종목 수 1위는 메리츠증권(74개)이다. 이어 신한투자증권(63개), 한국투자증권(57개) 순이다. 투자를 고려한다면, ETN은 발행 증권사의 신용위험이 있는 파생결합증권 상품이란 점을 챙겨야 한다.
자산가 대상의 패밀리오피스는 성장 잠재력이 높다.
주요 증권사로는 자산관리 명가(名家)를 표방한 삼성증권이 있다. 삼성증권은 2024년 6월 기준 국내 최초로 패밀리오피스 고객 100가문, 자산 30조원을 돌파했다. 패밀리오피스 개인고객 자산 30조원은 대형 공제회들의 평균 자산을 훌쩍 뛰어넘는 기관급 규모다.
삼성증권은 2002년 국내 증권업 최초로 자산관리업을 시작했으며, 2010년 업계 최초로 초(超)부유층 전용 SNI(Success & Investment) 브랜드를 선보였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도 2020년 업계에서 신호탄을 쐈다.
가문들을 보면, 전통부유층, 스타트업 창업자 등 신흥부유층, M&A(인수합병)로 지분을 팔아 '현금부자'가 된 오너 등 다양하다. '슈퍼 리치(super rich)' 고객들의 자산배분을 살피면, 채권 구성으로 안정성을 갖추면서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또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활용한다. 통화 역시 분산투자한다.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의 핵심 수요(니즈)인 자산의 안정성과, 자산 증식을 위한 고객 별 맞춤형 포트폴리오 구성 및 리밸런싱(자산재조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패밀리오피스 고객에게는 삼성증권의 엄격한 자기자본 투자 심의 프로세스를 통과한 기관투자자급 전용상품에 공동 투자(Co-Investment)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예컨대, 글로벌 운용사의 사모대체펀드를 국내 독점 공급하고, 국내 우량 비상장 프로젝트 딜, IB와 연계된 사모대출 투자 등이 있다.
가업승계 및 가문의 자산관리를 위해 자녀 대상으로 세무·부동산·경제·금융 투자 기초교육도 제공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사업에서는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는 초부유층 자산관리 시장과 은퇴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며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해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대중부유층(Mass Affluent)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16조4865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다. 이어 KB증권이 9조4203억원으로 2위, 이어서 미래에셋증권이 7조2055억원으로 3위, 그리고 NH투자증권이 6조5994억원으로 4위에 랭크돼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신(新)사업 자격 바로미터 역할을 하면서 증권사들의 자본력 키우기가 선행 과제다. 종투사인 키움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의 경우 모두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 요건을 갖추고 있다.
톱 10인 대신증권의 경우,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종투사 진입 요건을 채웠고, 향후에는 초대형IB까지 겨눈다. 또 자기자본 11위 교보증권도 향후 종투사 진출을 추진 중이다.
IB 패키지 딜의 경우, NH투자증권이 선도 증권사로 꼽힌다.
실제, NH투자증권은 기업지배구조 자문(Advisory) 영역에서 인정받는 IB 하우스다. 그 뿌리를 살피면, 전신인 LG투자증권에서부터 시작됐다. LG그룹은 지난 2003년 국내 대기업 집단 최초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당시 계열인 LG투자증권은 이에 맞춰 지배구조 개편 관련 자문 역량을 선제적으로 쌓았다.
NH투자증권 측은 "딜소싱(투자처 발굴)을 잘 할 수 있는 숙련된 RM(Relation Manager, 기업금융 전문가)들이 있고, 압도적 자문 역량을 활용해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사의 공개매수 건수는 2020년 7건, 2021년 13건, 2022년 5건, 그리고 2023년에 19건으로 껑충 뛰었다. 2024년 11월 말 현재 공개매수 건수는 23건(진행 3건 포함)으로 급성장세를 보인 전년도의 연간 수치를 이미 뛰어넘었다.
NH투자증권의 공개매수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특히 올해 최근 9월까지 점유율은 80%대에 달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23년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공개매수,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등에서 파트너사를 맡았다. 또 2024년 한앤컴퍼니의 시멘트업체 쌍용C&E의 공개매수에도 NH투자증권이 자문했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 패키지딜의 경우, ‘인수금융-공개매수-상장폐지’ 패키지로 주목받았다. 이 딜은 NH투자증권의 자문 역량이 최적화된 딜로 꼽힌다.
공개매수에 따른 기본 수수료는 물론이고, 브릿지론 등 인수금융까지 제공하게 될 경우, 추가적인 이자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파생 딜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도 만든다. 또 향후 의무공개매수제도 부활 시를 대비한 선점 효과도 있다.
공개매수를 위한 계좌 개설 때문에 리테일 고객을 확대하는 측면에서도 우호적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 기능과 M&A 부문 등 전략적 자문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향후 확대되는 IB 부문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