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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면세점…계엄령 선포에 ‘환율 불안감’ 고조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04 16:11 최종수정 : 2024-12-04 16:53

불황 허덕이는 면세점, 계엄령 악재에 '한숨' 더해
고환율 장기화로 힘든 가운데 환율 불안감 증폭
비상경영·희망퇴직·비효율 점포 철수 '고육지책'

인천공항면세점 전경. /사진=박슬기 기자

인천공항면세점 전경. /사진=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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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수렁에 빠진 면세업계에 또 악재가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환율이 치솟으면서다. 국내 면세업계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 모두 올해 3분기 적자를 낼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거란 전망이다. 최근 비상경영체제 선포, 희망퇴직 단행, 비효율 점포 철수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연이은 악재로 면세업계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4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으로 거래를 개시했다. 전날 오후 3시 30분 1402.9원에 거래를 마친 달러/원 환율은 오후 10시 23분 계엄령 선포 이후 치솟아 오후 11시 50분 1446.5원까지 급등했다. 달러/원 환율 1446.5원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5일 기록한 1488.0원 이후 약 15년 8개월 만에 나온 최고치다. 다만 이날 새벽 1시께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 새벽 2시 환율은 1425원으로 하락했다.

고환율 장기화로 이미 어려움을 겪던 면세업계는 비상계엄 선포로 환율 추이를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면세업 특성상 달러를 기준으로 상품을 판매하기에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환율이 오르면 면세 혜택을 받아도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백화점 판매 상품이 면세점보다 더 저렴한 경우도 생긴다.

그간 면세점은 ‘고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율 보상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각종 할인쿠폰 등을 뿌리며 면세 쇼핑 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썼다. 하지만 이젠 이마저도 힘들다.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비용이 드는 할인 마케팅을 전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에 국내 면세점 4사 모두 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 460억, 신라 387억, 신세계 162억, 현대 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19년 국내 면세업계 총매출액은 24조8586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총매출액이 13조7585억 원에 그쳐, 5년 만에 10조 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올해 역시 연간 매출 14조 원 벽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허수수료 감면 종료와 공항 임대료 등의 부담이 추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최근 위기에 놓인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특허수수료 감면을 검토 중이다. 민간 전문가 의견 청취 후 내년 1분기께 시행규칙 개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수수료는 2017년 기준으로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곳은 매출의 1%, 매출 2000억~1조 원은 0.5% 수준을 매겼다. 2017년 이전까지 특허수수료는 0.05%였는데 면세업계가 호황을 띄면서 수수료를 올렸다.

현재 어려움에 처한 면세업계는 2017년 이전 수준인 0.05%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설상가상의 비상상황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올 6월 일찌감치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최근에는 해외에 있는 비효율 점포 철수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면세점도 최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희망퇴직에 나섰다. 이와 함께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몰에 있는 부산점의 점포 면적을 일부 축소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당장 시내면세점 축소 계획은 없지만 업황이 지속적으로 부진하다면 이와 관련한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면세점은 업종 특성상 외부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환율은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관광객 여행 형태의 변화 등 한 치도 예상할 수 없는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여기에 계엄령 선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져 가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됐지만 원래도 고환율이라 힘든 상황이었다. 향후 어떻게 변할지 지켜보고 있다”며 “걱정되는 건 여행위험국가로 지정되기라도 하면 외국인 방문객이 줄 것이란 점이다. 안 그래도 안 좋은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벌어져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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