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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이커머스③] “C-커머스 문제가 아니다” K-커머스의 진짜 문제는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7-18 06:00

C-커머스의 등장, 위협적 존재?
K-커머스, C-커머스 핑계 삼아
근본적 문제는 무리한 투자·경쟁력 부족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하는 알리익스프레스./사진=알리익스프레스 광고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하는 알리익스프레스./사진=알리익스프레스 광고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지난해 말부터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C-커머스의 등장으로 시끌시끌했다. 여기저기서 “C-커머스 때문에 힘들다”며 우는 소리를 해댔다. 거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내세운 초저가전략이 국내 소비자들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힘들어진 이유의 큰 원인은 C-커머스가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들은 진짜 C-커머스 때문에 힘든 것일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지난해 말부터 국내시장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벌여왔다. 고물가로 소비가 침체된 시기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설마 설마’하던 이들의 존재감은 올해 점점 커졌다. 지난 3월엔 알리익스프레스가 ‘1위’인 쿠팡 다음으로 가장 많은 MAU를 기록했다. 쿠팡이 3010만명, 알리가 818만명이었다.

특히 알리는 향후 3년간 한국시장에 11억 달러(약 1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을 긴장하게 했다. 시장 상위 사업자인 쿠팡마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C-커머스 때문에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고 했다.

C-커머스의 등장으로 안 그래도 힘든 국내 사업자들의 사업 환경이 더 각박해졌다는 이야기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C-커머스가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실적에 영향을 끼칠 만큼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C-커머스 때문에 국내 사업자들이 힘든 게 아니라 자체적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 거래액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거래액이나 결제금액이 국내 업계를 위협할 만큼의 규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4~6월) 기준으로 C-커머스 1인당 결제추정액을 살펴보면 국내 이커머스와 큰 격차를 보였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각각 3만4547원과 7110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그룹 계열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지마켓)·옥션이 16만7202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MAU도 줄어드는 추세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와 테무의 지난 5월 이커머스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30만387명과 797만318명으로 각각 전월보다 3.4%(약 29만명), 3.3%(약 27만명) 줄었다. 4월에도 전월대비 각각 3.16%, 0.7% 감소했는데 2개월 연속 감소세다.

국내 소비자들 역시 C-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모습이다. 발암물질, 서비스 대응 등 여러 가지 논란이 지속되면서 돌아서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제공=쿠팡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제공=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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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국내 이커머스 영업 환경이 이렇게 힘들어진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펜데믹 시기에 했던 무리한 투자가 지금의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봤다.

현재 신세계가 운영하는 SSG닷컴과 롯데가 운영하는 롯데온은 흑자한번 내지 못하고 희망퇴직에 돌입했고, G마켓과 11번가 등도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제야 실적을 내고 있는 컬리도 누적 적자가 심하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때 무리하게 투자했던 게 지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모습”이라며 “당시 이커머스 산업이 급성장했고 규모를 키우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쿠팡 따라 너도나도 물류와 서비스 등에 투자하면서 돈을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적자여도 상장을 노려볼 수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수익성을 강화해야만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이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주로 코로나19 확산시기에 무리한 투자를 많이 했다. 장기적인 플랜을 잡고 체계적인 투자를 통한 시스템을 정비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안 나타났을 것”이라며 “이런 시장 상황은 소비자들한테도 결코 좋지 않다. 결국에는 1등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도 영업환경에 영향을 끼쳤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가 지속되면서 큰 돈을 지출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격 비교하며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충성고객 대신 고객들이 분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쿠팡을 비롯해 다양한 이커머스들이 멤버십 혜택을 통한 충성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은희 교수는 “멤버십 혜택 강화는 큰 의미가 없다. ‘혹’할만한 혜택을 내놓는 것 아닌 이상 소비자들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일부 카테고리를 전문화시켜 소비자를 공략하는 게 유입에 더 큰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와 같은 유통강자들이 이끌어 가야 하는데 이들마저 고전하고 있어 이커머스 사업 환경은 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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