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서비스유닛)장 부사장. 요기요 기타비상무이사를 겸하고 있다./사진제공=GS그룹
◆‘2인자’를 선택한 GS리테일, 실패한 투자

GS리테일은 2021년 8월 요기요를 인수했다. 요기요CI./사진제공=요기요
GS리테일은 2021년 8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함께 약 3000억 원을 들여 요기요를 공동 인수했다. 현재 요기요 지분은 24.0%다. GS리테일은 당시 배달앱 2위였던 요기요와 시너지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 역량 강화를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애매한 위치인 요기요 인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컸다. 배민의 시장점유율은 60% 이상으로 점점 커졌고, 업계 3위였던 쿠팡이츠는 요기요를 바짝 추격했던 게 주요 이유였다. 당초 플랫폼 특성상 ‘1위만이 살아남는 구조’인 만큼 2위 요기요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컸다.
3년이 지난 지금 결론적으로는 실패한 투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기요는 경영진 잇단 교체, 대규모 적자, 쿠팡이츠 추월 등 많은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2위 사업자로 충분히 영업을 잘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지금은 1위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이런 결과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라고 말했다.
SSM업계 1위 GS리테일 입장에서는 업계 3위, 그것도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요기요에 올인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가진 배민에 입점하면 퀵커머스 네트워크 확대에 유리할 것으로 봤을 것이다. 특히 배민에 입점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배민 입점과 관련해 “고객 접점 확대 차원”이라며 “배민 입점은 경쟁관계보다 네트워크 확대 차원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GS리테일이 편의점, 슈퍼 등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업인만큼 배민을 통한 퀵커머스 서비스가 요기요 점유율이나 이용자수 이탈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현재 배민은 장보기·쇼핑 사업 영역을 키워나가는 단계로, 자체 퀵커머스인 B마트를 운영하는 동시에 유통 채널 입점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복잡한 사업구조…“선택과 집중 필요”
한편에서는 GS리테일이 이런 선택을 한 배경으로 복잡한 사업구조 정리와 사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달 GS리테일이 파르나스호텔 분할을 추진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GS리테일은 편의점, 홈쇼핑, 슈퍼마켓, 호텔 등 각 사업부가 호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복잡한 사업 구조로 단일 업종 경쟁사보다 기업가치가 저평가 됐다. 증권 관계자는 “복잡한 사업구조 때문에 기업가치 평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금조달도 어려울 것”이라며 “각 계열사별로 살 궁리를 찾는 방향성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올해 유통업 환경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높은 가계부채와 이자부담 등이 소비여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영업 환경은 쉽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GS리테일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의 사업을 영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요기요에 집중하는 것보다 각자도생 체제를 통해 각 사업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GS리테일은 실적이 안 나오는 사업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2013년 인수한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은 올 초 매각했고,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도 지난해 11월 사업을 종료했다. 2022년에는 H&B(헬스앤드뷰티) 스토어 ‘랄라블라’를 철수했다.
지난 3월 허연수닫기

이런 가운데 GS리테일은 최근 GS家(가) 4세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Service Unit)장 부사장이 위대한상상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요기요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 대표가 3번 연속 바뀌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무척 혼란스러운데, 교통정리 겸 그룹에서 신경 쓰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