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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 형’에서 비상경영체제 회장으로 [정용진 회장 100일 (上)]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6-10 00:00

SNS 끊고 매일 12시간씩 일
신상필벌 인사·수익성 최우선
이마트 영업익 245%↑ ‘결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그룹 회장이 오는 15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이 사상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지난 3월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지 18년, 신세계 입사로는 29년 만의 일이다.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되는 시기에 승진한 만큼 정 회장의 삶도 달라졌다. 그간 ‘용진이 형’이라 친근하게 불리며 ‘소통하는 오너’로 활약했지만 이젠 좋아하던 SNS와 골프도 끊고 12시간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위기의 그룹을 살리기 위해 달라진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9조 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보다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3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손실로 2011년 대형마트 부문이 분할된 이후 처음 적자를 냈다.

신세계그룹은 “정 신임 회장의 승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신임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라고 강조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 정 회장은 승진과 동시에 SNS부터 끊었다. 앞서 정 회장의 활발한 SNS 활동을 두고 ‘오너리스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평소 SNS 게시물을 게재하며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던 그는 논란이 돼 왔던 게시물 대부분 삭제했다. SNS 소개글에서도 ‘멸공’을 연상케 하는 ‘멸균’ 등 단어를 지웠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애정하는 취미인 골프도 끊었다. 3월부터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하며 하루 12시간을 꼬박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룹과 계열사 현안을 직접 챙기기 위해 계열사 CEO(최고 경영자)들과 일대일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계열사 CEO들도 긴장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변화는 지난해 연말 정 회장이 주재한 경영전략실 회의에서부터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일하는 방식과 조직, 시스템을 다 바꾸라”고 주문하면서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사체계를 강조하면서 본인의 업무 패턴부터 바꿨다.

계열사 CEO를 대상으로 한 ‘신상필벌 인사’도 이뤄졌다. 정 회장 승진 한 달 만인 지난 4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했다. 앞서 정 회장은 실적이 부진한 CEO는 수시교체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인사 조치로 풀이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방면에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정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위기대응과 수익성 중심 활동을 강조했다. 이마트는 임직원들에 회사 돈을 사용한 골프 금지령을 내렸고,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도 최소화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이마트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점포별이 아닌 전사적 희망퇴직은 1993년 이마트가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수익성 개선의 일환으로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도 합병작업을 진행한다. 통합 매입과 물류 등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또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 회장의 비상 경영체제의 결과였을까. 올 1분기 신세계그룹은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핵심계열사인 이마트는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실적반등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45% 증가했고, 매출액은 7조2067억원으로 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톱3(롯데·신세계·현대)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9% 증가한 1조8014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 매출(1조 6695억원)을 1년 만에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1137억원을 기록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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