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은 2024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에서 영업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금융지주가 올해 경영전략 중 하나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내건 만큼 기업금융과 자산관리(WM) 시장 입지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우선 가계대출 성장세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금융 시장에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다. 은행들은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과 우량 중견·중소기업 위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며 기업대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업 자금 수요가 늘면서 은행이 적극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고금리 충격으로 외부자금 조달을 줄이고 지출 축소, 보유 현금 소진, 자산 매각 등으로 대응했던 기업이 올해부터 투자를 재개하고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외부 차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고금리 기간 대기업 대비 성장세가 크게 위축 중소기업 대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자이익 외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해 WM도 핵심 영업 축으로 떠올랐다. 은행들은 WM 상품 경쟁력과 맞춤형 고객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최근 본사 인력과 현장팀을 하나의 유닛으로 구성한 자산관리 특별영업조직인 고객 특별케어팀 ‘WAW(Woori Active Wealth-management)’을 출범시켰다. 은행 창구에서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주치의처럼 고객을 맞춤형으로 분석·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WAW는 자산관리사업부장이 팀장을 맡아 이끈다. 프라이빗뱅커(PB)와 본부 부서의 자산 관리 및 상품 전문가들이 하나의 팀에 속해 협업한다. 이 팀은 우선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지원 조직’ 형태로 운영된 뒤 상시 조직 전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12월 초 조직개편에서 영업 진용을 정비했다. 국내영업부문은 개인그룹, 자산관리그룹, 기관그룹, 부동산금융그룹으로 재편하고 기업투자금융부문은 CIB그룹, 중소기업그룹, 글로벌그룹으로 구성했다.
기업그룹과 IB그룹은 ‘CIB그룹’으로 통합했다. 기존 기업금융과 더불어 투자금융 및 해외투자업무 집중도를 높여 기업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사에서는 영업 양대 부문장을 모두 교체했다.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이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으로, 기동호 IB그룹장이 기업투자금융부문장으로 선임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28일 조직개편을 통해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업지원부문’과 대면•비대면을 총괄하는 ‘채널부문’을 신설했다. 영업지원부문은 고객에게 필요한 금융·비금융 솔루션 제공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기존 개인그룹, 기업그룹 등을 통합해 고객솔루션그룹을 신설했고 디지털솔루션그룹을 해당 부문에 편제해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솔루션을 창출하기로 했다.
채널부문은 대면·비대면 채널 구분 없이 다양한 솔루션을 고객에게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은행은 영업채널을 4개 영업그룹으로 구분해 편제하고 전문성과 영업 추진 역량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대면·비대면채널을 연결해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채널지원본부’도 신설했다.
현장 영업력 강화를 위해서는 영업 채널에 그룹장을 확대 배치하는 인사도 단행했다. 고객솔루션그룹장으로 선임된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그룹장은 인천본부장, 기관영업2본부장 등 지역본부장, 기관영업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관리 및 소통에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전문가다. 여신그룹장으로 선임된 강명규 그룹장은 IB와 대기업 영업 및 심사를 두루 경험하며 기업·여신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도 같은날 조직개편에서 데이터 기반의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고객그룹’ 내 수·여신을 담당하는 ‘개인상품본부’를 신설했다.
‘WM고객그룹’에는 WM상품을 공급하는 ‘금융투자상품본부’를 편제했다. 영업 현장에서 성과가 탁월한 직원에게 경영진 보임 또는 승진의 기회를 부여해 영업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지역그룹대표 대상 부행장 직위를 신설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6일 영업활동 지원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우선 비대면 채널 및 디지털 서비스를 별도로 담당하던 디지털그룹을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했다. 대면 및 비대면 상품, 서비스 운영을 통합 관리하도록 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고객 관리를 강화했다.
아울러 비대면 손님 응대 기능을 손님지원조직으로 통합해 손님·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현장 중심 영업의 효율적인 지원과 영업본부별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서는 중앙영업그룹 내 강남서초영업본부, 종로영업본부 등 2개의 영업본부를 신설했다.
인사에서는 영업 현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이동열 대전세종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가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로, 이은배 중앙영업본부 지역대표가 본부장에서 부행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전병권 여의도금융센터 지점장은 경인영업본부 지역대표로, 조상래 성서지점장은 대구경북영업본부 지역대표로, 함종덕 대전금융센터지점장은 대전세종영업본부 지역대표로 각각 신규 위촉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