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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家 필두, K-건설 8년 만의 해외수주 최대치 경신 3가지 비결은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3-09-11 10:11

출혈경쟁 지양, 정부가 주도하는 '원팀 코리아' 전략
돌아온 오일머니, 국내 건설사 텃밭 회복한 '중동' 수주 잭팟
단순시공 대신 운영까지 도맡는다, 대형 국책사업 '디벨로퍼'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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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2023년 해외건설 수주 추이 (2023년은 1~8월 누계) / 자료=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2007년~2023년 해외건설 수주 추이 (2023년은 1~8월 누계) / 자료=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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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범삼성·현대계열 건설사를 필두로 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8년여 만에 최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219억3000만달러로 작년 동기(183억달러) 대비 19.9% 증가했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가 해외건설 수주 과정에서 건설사 간의 경쟁이 아닌 민관협력 ‘원팀 코리아’를 구성해 방향을 제시하고, 오랜 기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텃밭으로 분류되던 중동시장에서 네옴시티를 비롯한 잭팟이 터지며 오일머니가 돌아온 것이 비결로 꼽힌다. 또 기존에는 단순 건설 위주의 수주에서 준공 후 운영까지 도맡는 ‘디벨로퍼’ 방식의 국책사업 수주가 늘어난 것 역시 실적 호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8월 31일 기준 누적 수주액이 가장 많은 건설사는 삼성물산이었다. 삼성물산의 1~8월 누적 수주금액은 57억7968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이 56억1729만달러로 근소하게 2위를 차지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최근 4년 사이 1~3위 자리를 엎치락뒤치락하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시장을 이끌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계열 또 다른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도 22억달러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다.

친환경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SK에코엔지니어링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18억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흥그룹의 품에 안긴 후 해외건설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대우건설도 16억8565만달러로 5위에 오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 열린 제9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올해 열린 제9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 / 사진제공=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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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혈경쟁 막고 리스크 줄여주는 정부의 ‘원팀 코리아’ 전략 업계 호평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불안한 국제 경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첫 번째 비결은 국토교통부 차원의 적극적인 ‘원팀 코리아’ 전략이 꼽힌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원팀코리아’를 지향하며 민관이 하나가 되어 출혈경쟁 대신 협력을 통한 수주에 나서자는 전략을 펴온 바 있다. 그간 해외수주 시장은 현지업체는 물론 세계 각국의 건설사들과도 경쟁을 펼쳐야 하다 보니, 국내 건설사들의 출혈 수주가 상식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원희룡닫기원희룡기사 모아보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단장을 맡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를 방문해 수주 지원사격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 6월에도 마찬가지로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가 다시 한 번 사우디를 찾았다.

올해는 이라크 국내 정세불안으로 6년여간 중단됐던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도 열렸다. 지난해 압둘 라티프 라시드 이라크 대통령이 취임하고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는 등 정치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자, 지난 1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이라크를 찾아 공동위 재개를 제안한 결과다.

제 2의 마셜플랜으로도 불리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서도 원희룡 장관이 직접 힘을 보탰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리며 단순한 기반시설 복구가 아닌 우크라이나의 미래 발전을 견인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셜플랜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유럽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유럽 자유 국가들의 재건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 미국이 계획한 재건과 원조 기획을 말한다.

원 장관은 지난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재건과 복구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은 좋은 파트너로서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해외 클라이언트를 상대로는 제대로 돈 받기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수주에 대한 리스크가 훨씬 큰 시장이었는데,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교섭을 하고 신용을 확보해주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현대家 필두, K-건설 8년 만의 해외수주 최대치 경신 3가지 비결은


◇ 돌아온 오일머니, 네옴시티 ‘더라인’부터 ‘아미랄 프로젝트’까지 잭팟 행진

지난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과 맞물리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속속 수주하며 원팀코리아의 해외건설 수주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추진하는 미래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사비만 5000억 달러, 한화로 약 70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기대받고 있다. 네옴의 당면 과제는 폭 200m, 높이 500m의 선형 구조물을 170㎞ 길이로 지어 그 안에 사람이 사는 '더라인'의 첫 단계를 성공적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먼저 800m 모듈 3개로 구성된 2.4㎞ 구간을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더라인' 인프라인 터널 공사를 하고 있고, 한미글로벌은 총괄 프로그램관리(PMO)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을 비롯한 여러 기업이 신규 입찰에 도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 다란(Dhahran)에 위치한 아람코 본사에서 50억달러 규모(한화 약 6조 5000억원)의 ‘아미랄 석유화학 콤플렉스 패키지 1(에틸렌 생산시설)과 패키지 4(유틸리티 기반시설)’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사업이다. 사우디 유전의 중심지인 담맘으로부터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주베일에 위치하며, 기존 사토프 정유공장과 통합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이 초대형 프로젝트 중 패키지 1과 4의 공사를 수행한다. 패키지 1은 아미랄 프로젝트의 핵심인 MFC(Mixed Feed Cracker, 혼합 크래커)를 건설하는 공사로, 공정 부산물을 활용해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연간 165만톤 생산하는 설비다. 패키지 4는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주요 인프라 외 기반설비, 탱크, 출하설비 등을 포함한 시설(Utility & Offsite) 건설공사다.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준공한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터키) 차나칼레대교 전경../사진제공=DL이앤씨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준공한 세계 최장 현수교인 튀르키예(터키) 차나칼레대교 전경../사진제공=DL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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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 시공은 이제 그만, 준공 후 운영까지 도맡는 ‘디벨로퍼’ 사업 확대

기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단순시공 위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준공을 마친 뒤에도 직접 시설운영까지 도맡으며 수익원 다각화에 힘쓰는 사례도 늘며 사업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지난해 호주 노스이스트링크 PPP사업 입찰에 참여해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 산하 주무관청으로부터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사업비만 약 31억7526만 호주 달러(한화 약 2조7785억원)에 달하는 이 사업은 민관합작투자사업으로, 민간은 도로 등의 공공 인프라 투자와 건설, 유지, 보수 등을 맡되 운영을 통해 수익을 얻고 정부는 세금 감면과 일부 재정 지원을 해주는 상생 협력 모델로 꼽힌다.

DL이앤씨는 SK에코플랜트와 손잡고 유럽과 아시아대륙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 구축에 성공했다. 차나칼레대교 프로젝트는 3.6km의 현수교와 85㎞의 연결도로를 건설하고 약 12년간 운영한 후 터키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민관협력사업이다. 두 회사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사업 발굴 및 기획부터 금융조달, 시공, 운영까지 담당하며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업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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