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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쿠폰채는 ‘슈퍼리치’ 필수 아이템…절세효과 매력 [채권개미 시대 (상)]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3-09-11 00:00 최종수정 : 2023-09-11 06:43

금투세 유예로 저쿠폰채 매력 지속
내년부터 국채 장기 저축투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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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쿠폰채는 ‘슈퍼리치’ 필수 아이템…절세효과 매력 [채권개미 시대 (상)]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사에서 리테일(소매) 채권을 사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식개미와 대비되는 ‘채권개미’다. 금리정점론이 힘을 얻는 전환기에 ‘큰 손’으로 부상한 개인들의 채권투자 현황과 전망에 대해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고액자산가들에게 채권은 절세 효과가 탁월해 꾸준히 인기 있는 스테디셀러(steady seller)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저금리 시기 발행된 저쿠폰채는 ‘슈퍼 리치(super rich)’의 필수 쇼핑 리스트에 포함된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오는 2025년으로 유예된 상황에서 저쿠폰채는 여전히 투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2024년 도입되는 ‘개인투자용 국채’도 관심을 끌고 있다. 개인들도 안전한 국채로 장기간 저축할 수 있고, 역시 분리과세 적용이라는 세제 혜택이 부각된다.

개인투자자들은 금리인하 시기가 조만간 도래할 것으로 보고 채권 저점 매수에 힘을 싣고 있다.

세후수익률 높이는 저쿠폰채 ‘입소문’
1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23년 9월 6일 기준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장외 유통 시장 채권 순매수 규모는 26조9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2022년 연간 순매수 규모(20조6113억원)를 초과한 수치다.

주체별로 보면, 개인은 은행, 운용사(공모), 외국인, 기타법인 대고객 매매에 이어 거래대금 상위를 형성했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개인은 안정적인 국채(8조898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더 높은 회사채(6조8403억원) ‘사자(buy)’도 뒤를 이었다.

세금에 민감한 고액자산가들의 저쿠폰 채권 투자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채권투자 수익은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으로 나뉘는데, 이 중 이자수익에는 이자소득세가 붙지만, 매매차익은 비과세이고 자산가들 대부분 해당되는 높은 세율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빠진다.

이자소득에 대해 연 2000만원 이하일 때 분리과세(14%, 지방세 1.4% 별도), 연 2000만원 초과분은 종합소득에 합산한 6~45% 과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저금리 시기에 낮은 표면금리로 발행된 저쿠폰채를 만기까지 가져가면 높은 매매차익을 얻고 절세에도 유리한 셈이다.

매매차익을 과세대상으로 분류하는 금투세 시행 시기가 오는 2025년까지 유예된 점도 투심을 모으는 요소로 꼽힌다.

한 증권사 소매채권 담당자는 “저쿠폰채는 세금 부담이 높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입소문을 타서 인기가 높다”며 “기관투자자들이 기존 보유한 채권을 고금리 신규물로 교체하려고 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신규 채권 투자에서 저쿠폰채 선호도가 높아 서로의 교환 수요가 맞는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채권 판매 담당자는 "과거 2020년 낮은 표면금리로 발행된 국채나 회사채는 최근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가격이 하락했고, 지금 사서 만기에 액면금액으로 상환받으면 자본차익은 과세되지 않는다"며 “특히 AA급 저쿠폰 채권에 대한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 한 PB(프라이빗뱅커)도 “현재 높은 수익률과 향후 금리하락 때 자본차익까지 염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국고채 20년물 같은 장기물 선호가 높다”며 “국채 이외에도 2019년에서 2021년 사이 발행한 저쿠폰 회사채나 금융채도 절세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뛰면서 기관을 필두로 통상 국채전문유통시장에서 거래되던 국고채가 일반 채권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일도 주목받았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 기간 동안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022년 10월 21일에 최고 4.537%(최종호가수익률)를 찍었다. 이는 최저 1.150%(2019년 8월 16일)과 비교하면 큰 금리 격차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자산가들의 절세 수요에 맞춰 저쿠폰채 국채를 도매 기관시장에서 떼다가 개인에게 팔고, 이후 개인은 이것을 장내에서 또 사고파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금투세가 도입되면 저쿠폰채 매력이 없어지게 되는 만큼 세금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채권뿐만 아니라 해외채권 투자도 관심사다. 예컨대 앞으로 고(高)환율이 지속된다고 본다면, 달러를 보유하고 미국채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에 더해 환차익까지 비과세가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서 해외 저쿠폰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매수 상위는 표면금리 1% 미만인 미국 국채가 대부분”이라며 “국내기업의 KP(외화표시채권)물 등에 대한 투자도 접근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국채 매입 1%대 그친 개인…내년 ‘개인용 국채’ 새 활로
개인들이 손쉽게 국채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점도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2023년 9월 국무회의에서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을 위한 '국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 및 의결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하는 저축성 국채다. 정부는 9월 중 행정예고를 거쳐 판매 대행기관 선정, 시스템 구축 등을 거쳐 오는 2024년 상반기부터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을 예정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개인투자용 국채 상품구조 및 세부 발행 절차를 보면, 전용계좌(1인 1계좌)를 열고 판매 대행기관 창구에 방문하거나, 온라인 신청으로 청약해서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10년물 및 20년물 두 종류로 발행한다.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 1인당 구매한도는 연간 1억원으로 설정을 예정하고 있다.

손실 위험이 없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다. 만기수익률은 표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연복리 적용 이자를 지급한다. 예컨대 표면금리 3.5%(2023년 1~7월 국고채 10년·20년물 낙찰금리 평균)를 가정하면, 국고채 20년물 만기 연평균 수익률(세전)은 4.9%다.

무엇보다도 세제 혜택이 장점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용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이자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받는다. 특히 종합과세로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투자자라면 절세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도입되면, 국민들의 장기 자산형성을 위한 금융상품 선택의 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 저변도 다변화 할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 국채 보유 비중은 국내기관이 79.4%로 대부분 소화하고 있으며, 외국인이 19.4%, 그리고 개인은 1.2%에 그쳐 미미하다. 그동안 일반 국고채도 개인이 매입할 수는 있으나 소액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현실적으로 비싸게 매수하거나 싸게 매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용 국채가 도입되면 안전한 국채로 장기간 저축할 수 있다”며 “같은 만기 대비 금리가 높고, 분리과세가 적용돼 매력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국채 투자 주체로서 부상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만 봐도, 개인들의 소액 국채 투자 인프라인 ‘트레저리 다이렉트(TreasuryDirect)’가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Treasury)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을 통해 개인전용 장기국채를 편리하게 매입하고, 환매 또는 상환받을 수 있다.

‘예고된’ 금리라도, 돌다리 두드리고 건너야…“분할매수 대응”
고액자산가를 전담하는 대형증권사 한 PB(프라이빗뱅커)는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를 위한 채권 투자 등 비과세 상품 문의는 자산가들의 꾸준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액자산가들이 자산관리 측면에서 채권 매입에 관심이 높은데, 현재 만기보유를 가정해도 금리가 많이 올라 중간에 마이너스(-)를 감내하기가 쉽지 않은 면이 있다"며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 자본차익 비과세 옵션이 있다는 점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채권 투자에서 분할매수를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향후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다만 투자 기간이 길수록 원금 회수기간인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이 길어지고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며 “금리가 상승할 때 채권 가격은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방향과 시점을 두고 지나치게 서두르는 채권 매수 전략은 피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가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 채권투자 트렌드’ 리포트에서 “낮아진 예금금리 대비 상대적인 금리 매력과 중장기적 자본차익 기대에 따른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분할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전술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유지되는 시기에는 단기채와 장기채를 함께 가져가는 바벨 전략(barbell maturity)과 장기채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연말 북 클로징(장부마감)을 고려하면 연내 금리인하 기대는 상당 부분 사라진 만큼,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1년 미만 롤오버(만기연장) 전략을 취하거나, 혹은 보다 공격적으로 장기물 비중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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