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에 이어 보험사 M&A 잠재 매출로 동양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동양생명, 메트라이프생명은 우량 매물로 금융지주사들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증권사 차선책으로 보험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발 보험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동양생명 대주주는 ABL생명과 동일한 대주주인 중국 다자그룹(옛 안방보험)로 외국계 생보사 중에서는 메트라이프생명 다음으로 좋은 매물로 꼽힌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진행하고 있다.
IFRS17에서는 보장성보험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수록 수익성이 높게 나타나는 만큼 금융지주계에서도 비은행 계열사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ABL생명 매각이 마무리되면 동양생명도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ABL생명 대주주인 다자그룹은 ABL생명 매각을 마무리한 후 동양생명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내년에 나올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계 생보사들은 한국 보험 시장이 더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성장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매각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실제로 라이나생명 대주주였던 시그나는 2021년 10월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지역과 터키 생명·상해보험 등 사업을 처브그룹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시그나에서 라이나생명을 매각한건 라이나생명 몸값이 정점이라고 판단해 철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그나가 라이나생명 현금배당으로 받아간 돈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매각가까지 고려했을 때 투자금을 회수하고도 이윤을 대폭 남겼다고 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도 보험사가 성장 한계는 있지만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안정적으로 순익을 낸다는 점,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에서 우량 매물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리딩 경쟁을 다투고 있는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도 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면서 수익성을 보완했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KB라이프로,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신한라이프를 출범했다.
보험사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카드, 캐피탈 등 상황이 어려워지자 상반기에 떨어진 성적표를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도 증권사를 1순위 M&A대상으로 검토는 하고 있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어 보험사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가 1순위고 보험사는 후순위가 맞지만 증권사는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에 MG손보와 KDB생명, 리치앤코(현 굿리치) 세트인수를 고려했던 만큼 보험사도 아예 후순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지주 완주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KDB생명이 IFRS17 하에서 부채규모가 커 매각가 외에 추가로 자본확충으로 들어가야 할 자금이 크다는 우려가 커서다.
KDB생명 매각가는 2000억원이지만 K-ICS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5000~8000억원 추가 투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KDB생명은 경과조치를 적용받은 3월 말 기준 K-ICS비율은 101.7%다.
하나금융지주가 단순히 스터디 차원으로 매각전에 참여했다고 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인수 의지가 뚜렷하다면 하나생명과의 합병 후 성장 잠재성, 하나생명 대비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다는 점, 채널 경쟁력 우위 등이 꼽힌다.
KDB생명은 전속 설계사, GA채널, 방카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하나생명과 단순 자산규모 합병 기준으로 21조가 넘어 10위인 메트라이프생명을 제치고 10위권으로 도약한다. 순익 부분에서도 올해 1분기 376억원 순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각 성사를 위해 추가 자본 확충을 진행,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