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금융신문 이사회 인물 뱅크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은 ‘순혈주의'를 깨고 경쟁 금융사 전직 최고경영자(CEO)나 임원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사외이사가 금융·경제·법률·회계 등 관련 분야의 전문 지식이나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제6조 8항 3호)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금융사와 중요한 거래 관계가 있거나 사업상 경쟁 관계 또는 협력 관계에 있는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금융사 전직 임원의 경우 금융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문 지식과 실무 경험까지 갖추고 있어 사외이사로 영입 시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손병환 전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1962년생인 손 전 회장은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 창원터미널지점장,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내며 농협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3월 농협은행장에 오른 뒤 2021년 1월 내부 출신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농협금융 회장에 취임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손 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면서 “명망 있는 금융·경영·경제 분야 전문가로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갖췄다고 판단된다”며 “책임감 있는 업무수행과 윤리성을 바탕으로 은행, 주주, 금융소비자의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앞서 지난 2020년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권 이사는 1956년생으로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78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리스크관리본부장, 금융소비자보호센터장을 거쳐 여성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은행장을 역임한 금융 경영 분야 전문가다. 최근 세계여성이사협회한국지부 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2021년 임상현 전 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1960년생 임 이사는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뒤 국내·외 영업점과 외환사업부장, 퇴직연금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 2013~2014년 기업은행 부행장 시절 경영전략그룹과 경영지원그룹을 이끌었다. 2016년 7월부터는 IBK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내다가 2017년 초 수석부행장(전무이사)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이 퇴임한 뒤 직무대행을 수행하는 등 기업은행 내에서 입지가 두터운 인물로 꼽혔다.
하나금융지주에는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정원 사외이사가 있다. 1956년생인 이 이사는 성균관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조행은행에 입행했다. 신한은행에서 홍보실장, 신용기획부장, 여신심사부장 등을 거쳐 2009년 여신심사그룹 부행장과 2010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지냈다.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