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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버거 사려면 900골드"…미션 수행하며 금융지식 쏙쏙 [탈(脫) 금융문맹 길을 찾다 ②]

한아란 기자

aran@

신혜주 기자

hjs0509@

기사입력 : 2023-05-30 11:30

[현장스케치] ‘금감원 1사 1교’ NH증권 누원초 금융교육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으로 버거 만들며 금융 개념 습득
“금융교육은 처음”…학생들 흥미 보이며 적극 참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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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에서 4학년 3반 학생들이 금융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에서 4학년 3반 학생들이 금융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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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 한아란, 신혜주 기자 “신용카드가 있으면 원하는 물건을 공짜로 살 수 있나요?

5월 24일 오전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누원초등학교.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1사 1교 금융교육’의 일일 교사로 교육을 나온 박지은 NH투자증권 차장이 학생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날 3~4명씩 조를 만들어 앉은 4학년 5반 학생들의 책상에는 교과서 대신 ‘금융요리왕’ 교구가 놓여있었다. 금융요리왕은 버거를 만들면서 금융의 개념에 대해 알아가는 참여형 보드게임이다. 예산 범위에서 필요한 재료를 모두 구입한 뒤 개인 판의 버거를 가장 많이 완성한 사람이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료 구입 과정에서 필요한 소비와 불필요한 소비를 구분하고, 필요한 소비 중에서도 우선순위 버거 재료를 먼저 선택하도록 하는 등 합리적인 소비 방법을 배우는 것이 게임 목적이다.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에서 4학년 3반 학생들이 금융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에서 4학년 3반 학생들이 금융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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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버는 근로소득이 있고, 재산을 이용하여 얻는 재산소득이 있죠. 사업소득과 이전소득도 있습니다. 돈을 쓰는 활동은 소비라고 합니다. 재료를 사기 위한 소득을 얻고 소득으로 재료를 사는 소비 활동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버거를 만들어 봅시다.”

누원초 4학년 1반부터 5반까지 총 5개 학급은 각 학급에 배정된 일일 교사와 함께 금융요리왕 게임을 진행했다. “여기가 은행인가 보다!” “모둠 게임이에요?" 학생들이 교구에 관심을 가지는 가운데 게임 진행 방법 설명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조마다 은행장을 한 명씩 정하고 질서유지와 지도를 담당하는 경찰청장, 문제 해결과 규칙 숙지 및 판단 역할을 하는 대법관도 선출했다.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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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이 정해진 뒤 은행장은 버거 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게임 화폐인 ‘골드’를 단위별로 조원들에게 나눠줬다.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1000골드 1장, 500골드 1장, 100골드 5장 등 총 2000골드를 정리해 각자의 자리에 올려놨다.

가위바위보를 통해 주사위를 던질 순서를 정한 학생들은 게임 말을 움직이며 칸에 적혀 있는 카드를 뒤집어 활동을 수행했다.

소비 칸에서는 소비 카드를 뒤집어 카드에 적힌 재료를 구입해야 한다. 이때 본인에게 필요 없는 재료더라도 무조건 제값을 지불해야 한다. 골드가 없거나 부족하면 소비 카드의 재료를 구입할 수 없다. 소득 칸에서는 소득 카드를 뒤집어 카드에 쓰여 있는 내용을 큰 소리로 읽고 은행에서 소득을 얻는다.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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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카드가 나오면 카드에서 지시하는 일을 수행해야 하는데, 퀴즈가 나왔을 경우에는 답을 맞혀 소비카드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말을 옮기며 한 바퀴를 다 돌았을 때 첫 시작점에서는 필요 없는 재료를 팔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학생들은 햄버거를 정해진 시간 안에 가장 빠르게 완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소비 카드에 적혀 있는 재료가 본인에게 필요 없다며 투덜거리는가 하면 소득 카드를 얻어 환호하기도 했다.

“물건을 사기 전에 여러 가지 물건을 비교해 봐야 합니다.” “전기나 물을 절약하는 것도 합리적인 소비입니다.” “돈을 모으는 것을 ‘저축’이라고 합니다.” OX 퀴즈를 진행할 때는 다양한 대답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신용카드가 있으면 원하는 물건을 공짜로 살 수 있냐’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답변이 엇갈리기도 했다.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 교육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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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물건을 공짜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사용한 금액만큼 돈을 갚아야 합니다.” “물건값이 싸면 무조건 사야 할까요? 싸다고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과 품질과 기능과 같은 여러 조건을 비교하면서 소비 활동을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먼저 사 갈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물건은 바로 구입해야 할까요? 아니죠. 내가 꼭 필요한 물건인지 꼭 잘 생각해보고 물건을 구입해야 합니다.”

일일 교사들은 학생들이 잘 모르거나 헷갈릴 수 있는 금융 지식을 다시 한번 짚으면서 수업을 마무리했다. ‘1사 1교 금융교육’은 금융회사와 지역 초·중·고등학교와 결연을 해 학생들에게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시작된 후 올 4월 말 기준 전국 초·중·고교의 71.8%인 8477개교가 4376개 금융회사 본·지점과 결연하고 있다.

이 교육활동에서는 용돈기입장 작성, 금융 뮤지컬 관람 및 금융 퀴즈게임 등 학교별 다양한 체험교육이 진행된다. 금감원은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재와 체험형 교구를 금감원 금융교육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해놓고 있다. 이날 교육에 참여한 NH투자증권 직원들은 “금감원에서 교구를 제공해줘서 편하게 수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재밌는 수업이어서 좋았다”고 전했다.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5월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누원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금융요리왕' 보드게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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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후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소득을 얻고 소비를 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답했다. 또 대부분 학생은 “지금까지 금융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며 “다시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누원초 4학년 5반 강태연 양은 “친구들과 같이 돈을 주고받는 것이 재밌었다”며 “금융 교육을 받아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이런 교육을 계속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같은 반 백하람 군은 “이번 활동을 통해 금융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며 “소득을 얻고 소비를 하는 과정들을 처음 배웠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누원초 4학년 2반 이동훈 군은 “수업하면서 어려운 것은 별로 없었다”며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반 심재현 군 역시 “다음에 이런 활동이 있으면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일 교사로 나선 직원들은 금융요리왕 게임을 통해 학생들에게 소득, 소비, 예산과 같은 금융 용어와 개념을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었다고 했다. 김동수 NH투자증권 과장은 “금융의 기초 지식 위주로 용어 설명 및 실생활에서의 사례 등을 중심으로 알기 쉽게 강의했다”며 “금융 퀴즈도 함께 풀어나가면서 일방적 강의가 아닌 쌍방향 소통 위주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와 관심도가 매우 높아서 성공적인 강의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 많은 어린이가 초등학생 때부터 금융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보람 NH투자증권 과장은 “돈을 처음 접하는 어린 시절부터 생활 속에서 금융을 이해하고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합리적인 소비에 대해 배운다면 이를 통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미래에 돈 관리와 투자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금융 습관을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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