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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진짜는 단순하다

송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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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4-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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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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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작문을 가르친 아버지는 말했다.

‘언젠가 가족 이야기를 써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될 거야.’

아들이 종이 한 장 가득 글을 써오면 아버지는 딱 두 마디로 답한다.

“절반으로 줄여.”

어떻게 고치라거나, 왜 그래야 하느냐는 설명은 없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은 고심하면서 절반으로 글을 줄인다.

아들이 줄여온 글을 읽은 아버지의 똑같은 대답.

“절반으로 줄여.”

아들이 다시 절반으로 글을 줄여오면 그제야 아버지는 말한다.

“굿, 이제 버려.”

노먼 맥클레인 소설을 원작으로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하고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내용이다. 모름지기 좋은 글은 쉽고 간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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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의 마음을 열고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하는 말하기는 심플해야 한다.
“선생님한테는 루비도 있고 사파이어도 있고 진주와 다이아몬드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모두 하나의 목걸이로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중 가장 귀한 보석 하나를 골라 독자의 목에 걸 멋진 목걸이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도 하고 싶고, 저 이야기도 하고 싶다는 저자들에게 내가 해온 말이다.

명쾌하고 심플한 하나의 메시지. 그래야 그 안에 다른 이야기들이 서로 자기 자리를 잡으며 힘이 생긴다.

‘진짜는 단순하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책을 출간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자기 분야에서 깊게 내공을 쌓은 사람일수록 던지는 메시지가 단순하다.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지금 당신이 무언가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면, 아직 제대로 맥락을 못 잡거나 핵심을 찾지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설명이 주렁주렁 달린 말과 글
D 사의 C 상무는 달변가다. 아는 것도 많고 경험도 풍부해 모든 주제의 대화에 막힘이 없고 능숙하다. 대관 업무를 담당하며 회사 외부의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특유의 친화력과 스킨십으로 신뢰관계를 구축하면서 네트워크를 쌓았다. 수십 년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몸으로 익혀온 노하우를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구성원들에게 임파워링이 되지 않아 빨간불이 켜졌다.

팀장들과의 회의 시간. C 상무가 열변을 토하고 있다. 그런데 함께 하는 팀장들의 표정이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C 상무의 말하기 스타일은 이렇다.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한다. 자신이 외부에서 취합한 정보를 나름대로 분석한 내용도 전달한다. 덧붙여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자신이 또 얼마나 애쓰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지 토로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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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C 상무는 회의만 끝나면 더 답답하다. 자신이 그렇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이해를 못 하니, 임파워링이 되겠냐며 한탄한다.
구성원을 탓하기 전, 먼저 스스로 자문하길 바란다.

“나는 구성원들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고 있는가?”
이 관점에 따라 C 상무가 원하는 진짜 목표가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구성원을 온전한 존재로 바라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심플한 메시지로 전달할 때 임파워링이 가능하다.
언제나 진짜 핵심은 단순하다. 의도와 목표가 정확하지 않은 말과 글일수록 설명이 주렁주렁 달린다.

C 상무를 위해 심플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는 ERRC 전략을 소개한다.
ERRC는 기업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할 때 쓰는 프레임 워크로 제거(Eliminate), 감소(Reduce), 증가(Raise), 창조(Create)의 첫 글자에서 딴 전략이다. 이에 따라 핵심 메시지를 다시 정리하면 심플하고 힘이 센 스피치를 할 수 있다.

첫째, 제거(Eliminate). 내 스피치에서 버려도 상관없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감소(Reduce). 스피치 패턴을 살펴봤을 때 횟수나 양을 줄여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증가(Raise). 상대방 중심으로 생각할 때, 그들에게 가치 있거나 차별화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넷째, 창조(Create). 내 스피치에서 마지막까지 가져가고 싶은 메시지 한 가지는 무엇일까?

주절주절 장황한 이야기에는 힘이 없다. 나의 의도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먹히려면 메시지가 심플해야 한다. 진짜는 단순하고 또 힘이 세다.

[칼럼]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칼럼] 송미진의 리더 스피치

송미진 is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단행본 전문 기획자이자 맥락과 로직으로 콘셉트를 정리해 인생의 한마디를 찾게 도와주는 북코칭 전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해 명확한 콘셉트를 갖고 단 한 명의 독자에게라도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팔리는 상품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든 경험으로 리더들의 강력한 스피치를 돕고 있다.

송미진(쏭북스 대표, 북코칭, 커뮤니케이션 전문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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