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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파트, 집값 하락기에 빌라·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 찬밥 신세로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14 12:35

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은 서울 분양도 흥행 장담하기 힘들어
연초 덮친 '빌라왕' 사태, 전세사기 취약 약점 드러난 빌라의 위기

서울 북가좌동 한 빌라 전경 / 사진=장호성 기자

서울 북가좌동 한 빌라 전경 / 사진=장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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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집값이 고공행진하던 2020~2021년, 비싼 아파트를 대신할 ‘대체 주거상품’으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생활숙박시설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빌라의 선호도 역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대규모 빌라 전세 사기 사태로 취약점이 드러나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미국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며 주택시장이 침체에 접어들어 가격 하락기가 찾아온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KB부동산이 발표하는 KB아파트담보대출 소득대비집값비율(PIR)은 직장인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수치다. 지난해 서울의 PIR지수는 직전해 18배에서 16.9배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이 나오면서,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 등은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느슨하다는 장점마저 잃어버리고 만 것으로 분석됐다.

◇ 줄어드는 빌라 거래 비중, 전세사기 취약 약점 드러나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거래량을 살펴본 결과, 올해 2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7만 7490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파트 거래량은 6만 3909건으로 아파트 거래비중이 82.5%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월별 기준 가장 높은 비중이다.

아파트 거래비중이 늘고 있는 반면, 전국 빌라 거래비중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2월 전국 빌라 거래량은 7021건으로 빌라 거래 비중이 9.1%로 확인됐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별 기준 가장 낮은 비중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빌라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 상승여력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아파트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헀다.

빌라의 몰락을 부채질한 결정타는 ‘빌라왕’ 사태로도 불렸던 지난해 말부터 불거졌던 조직적인 부동산 전세사기 사태였다.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전세 사기에 더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다세대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매매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시세파악이 힘들고 분양도 어렵다. 전세사기를 노리는 일당들은 바지사장을 내세워 미분양빌라를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에 내놓아 세입자를 받는다. 이후 모종의 이유로 집이 압류돼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는 소식이 세입자에게 전해지면, 세입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전세보증금 대신 미분양빌라를 갖게 되는 식이다.

심지어 수도권에서 올 하반기에 만기되는 빌라 전세계약의 71%가 동일한 전세금으로 전세보증 가입이 불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 한해 역전세난이 심화되며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임대인들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017년~2023년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 추이 / 자료제공=경제만랩

2017년~2023년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 추이 / 자료제공=경제만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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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 부는 오피스텔, 마이너스피까지 감수해봐도 거래 회복 요원

빌라만이 아니라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등 대체 주거상품들의 분위기는 더욱 냉랭하다.

분양시장이 침체를 맞이하고 있는 시기에도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은 두 자릿수 경쟁률로 청약 흥행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피스텔이나 생숙 등은 서울이라는 입지조차 흥행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인 구의역에떼르넬비욘드·강동역 SK리더스뷰·서울 우남 w컨템포287 오피스텔 등 오피스텔들은 모두 한 자릿수 이하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2021년 서울에 분양된 오피스텔들이 수백 건의 신청을 모으며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4086건에 그치며 월 기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2월에는 4930건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전년 동월 1만655건에 비하면 절반이 넘게 줄어든 것이다.

애물단지가 된 오피스텔이나 생숙에는 마이너스피, 일명 ‘마피’ 거래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너스피란 실제 지불한 분양권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의미한다. 서대문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3000만원 이상을 손해 보면서 나온 매물들도 있지만 이마저도 잘 팔리지 않아 매달 가격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높고 아파트만큼 가격이 오르기도 쉽지 않아 이런 시장 침체기에는 조명받기 힘든 주거상품”이라며, “아파트 가격의 하락이 빌라나 오피스텔 등 다른 주거상품들의 메리트를 지워버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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