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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안 팔리고, 금리는 오르고…분양 침체에 부동산PF 위기 가중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3-04-10 17:44

PF 유동화증권 발행잔액 감소 속 브릿지론도 흔들…착공도 쉽지 않다
길어지는 부동산시장 침체, 미청구공사액까지 늘어 삼중고

올해 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 현황 /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올해 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 현황 / 자료제공=국토교통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집값 고점인식 및 고금리 등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 공사의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도 연일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3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연체율 역시 1년 사이 급격하게 올랐다. 이에 정부는 전수 조사를 통한 점검과 맞춤형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만 개별 현장의 시름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고금리 직격탄에 분양시장까지 경색, 이중고 겪는 건설업계

PF대출이란 은행 등 대출기관이 특정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말한다. 돈을 빌리는 주체의 신용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더 주목하는 대출로, 주로 건설업을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에 주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은 PF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하고, 분양수익을 내서 대출을 상환하고 이익을 남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원활하고 부동산이 활성화된 시기에는 PF대출에 문제가 없지만, 분양이 어렵고 부동산이 얼어붙은 시기에는 PF대출의 부실 위기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낮으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비롯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금리가 높아지면서 PF대출 금리도 예년보다 뛸 수밖에 없었다. PF만이 아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뛰다보니 수요자들을 찾기도 쉽지 않아 분양시장마저 경색돼 건설업계의 이중고가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7만5438호로 집계돼 전월 대비 0.1%(79호)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미분양 물량이 전월과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는 반대로,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554호로 전월(7546호) 대비 1008호 늘었다. 이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가 시행됐던 지난 2021년 7월(8558호)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2월 분양실적은 전국 1만945호에 그치며 전년(4만4233호) 대비 75.3%나 감소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급등으로 인해 분양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으며, 지방 건설사나 중견사들은 ‘지금 분양하면 흥행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에 신규 분양이나 착공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1군 대형 건설사마저도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방 한 사업장에서 철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2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인 9월 말(128조1000억원)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 역시 0.86%에서 1.19%로 0.33%p 뛰었다.

특히 2022년 12월 말 증권사 PF 대출 잔액은 4조5000억원, 연체율은 10.38%로 집계됐다. 잔액은 3분기와 동일했지만 연체율이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증권사들이 추가 대출을 자제하고, 회수 역시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픽사베이

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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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비도 제대로 못 받는데”…늘어나는 공사미수금, 지방일수록 더 힘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값, 인건비,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개별 현장의 공사비가 오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로 인한 고분양가 논란으로 청약시장이 경색되자 조합과의 갈등을 빚는 건설사가 속출하는가 하면, 제대로 된 공사비도 받지 못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미청구공사’ 잔액도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지난해 말 미청구공사(연결기준) 잔액은 13조1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조9679억원보다 19.8%(2조1713억원) 늘어난 규모다.

10대 건설사의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고충은 더욱 큰 상태다. 지방 건설현장 한 관계자는 “시행사 측에서 분양이 완료된 다음에 돈을 주겠다고 선언해 완판까지 돈 한 푼 못 받고 일한 경우도 있다”며, “여기에 지역 언론이나 노조 등 문제도 겹쳐 지방일수록 공사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훨씬 더 열악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같아서는 주택을 아예 안 짓는 게 나은 수준이라는 공감대가 업계에서 퍼지는 분위기”라며, “저금리시기에 공격적으로 수주했던 물량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올 시기가 도래하면서, 최소한 ‘손해는 보지 말자’는 이야기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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