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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한마디에 주목받는 ‘김태오표’ CEO 육성 프로그램

김관주 기자

gjoo@

기사입력 : 2023-02-13 00:00

DGB금융 업계 최초 승계 프로그램 체계화
임성훈 이어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선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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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오 DGB금융 회장

▲ 김태오 DGB금융 회장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설립 대신 인허가 형태로 운영 중이고 과거 위기 시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 했던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은행의 거버넌스는 중요합니다.”

윤석열닫기윤석열광고보고 기사보기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은행의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처럼 최근 ‘주인 없는’ 금융회사를 향한 공정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흐름 속에 김태오닫기김태오광고보고 기사보기 DGB금융지주 회장이 마련한 인사 시스템인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DGB금융이 금융권 최초로 체계화한 경영 승계 절차를 통해 차기 수장을 선발해서다. 그동안 DGB금융은 CEO 육성 프로그램으로 두 명의 대구은행장을 선발했다.

회장 취임 후 숙제는 ‘대구은행 되살리기’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대구은행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CEO 육성 프로그램을 지난 2019년 도입했다. 김 회장 취임 전 2018년, DGB금융과 대구은행은 박인규닫기박인규광고보고 기사보기 전 회장 겸 행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박 전 회장이 물러나고 김 회장은 개방형 공모로 최종 선임됐다. 김 회장은 하나 HSBC 생명보혐 대표이사 등 35년간 금융권에 몸을 담으며 다양한 분야의 임원을 거쳤고 그룹 자회사간 시너지 창출, 투명한 인사관리 등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김 회장은 “CEO 리스크와 리더십 부재 이면에는 시대에 뒤처진 지배구조, 체계적인 경영 승계 시스템의 결여라는 문제점이 내재돼 있었다”며 “DGB금융 회장에 취임한 후 개선해야 할 급선무 중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2014년 4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법으로 3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중 일부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DGB금융은 CEO 육성 및 승계 프로그램 개선과 사외이사 운영 선진화 내용을 담은 ‘2018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대구은행을 포함한 자회사 대표이사 육성 및 승계 프로그램을 지주사 쪽으로 일원화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룹 회장과 은행장 자격요건도 구체적으로 담겼다. 등기임원과 마케팅, 경영관리 임원, 은행 외 타 금융사 임원 등의 경험도 따지기로 한 것이다.

기존에는 금융사 20년 이상 경력 보유 시 CEO로서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간주했다. 또, 모든 주주에게 후보 추천권을 1순위로 부여하고 2순위로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해 후보를 추천받기로 했다. 사외이사도 비중을 30% 내외로 늘리고 인선자문위원회를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다음 해 첫발을 내디딘 CEO 육성 프로그램의 구상은 김태오 회장이 그룹과 은행에 도입한 ‘HIPO(High Potential·하이 포텐셜 약자) 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DGB금융의 경영진 핵심인재 육성 시스템인 HIPO 프로그램은 레벨 0(회장)에서 1(CEO 및 차상위 임원), 2(임원) 3(부점장) 등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이는 ▲지주회사에서 각 레벨별로 인재 풀 규모와 선발 가이드라인 정리 ▲이에 맞춰 각 계열사마다 인재 선발 ▲인재육성위원회가 후보들 중 임원 최종 확정 등 순으로 진행한다.

특히 CEO 육성 프로그램은 2020년 9월 임성훈닫기임성훈광고보고 기사보기 전 대구은행장을 성공적으로 선임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샀다.

당시 김 회장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은행 임원 누구에게나 대구은행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학연과 지연에 의한 파벌 문화와 권위적 기업 문화를 근절시키고 조직 미래에 장애가 되는 구시대적 요소들도 과감히 개혁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CEO 육성 프로그램, 어떻게 진행되나
작년 말 발탁된 황병우닫기황병우광고보고 기사보기 대구은행장도 임 전 행장에 이어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수장 자리에 올랐다. 황 행장은 2년간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지난달 5일 기자실을 방문해 “3년 6개월간 비서실장 경험과 CEO 육성 프로그램이 오늘의 나를 있게 만든 크나큰 원동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그룹임원추천위원회는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투명·공정·체계적으로 운영해왔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황 행장은 2년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부적으로도 완전히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CEO 육성 프로그램은 총 2년에 걸친 경영 승계 시스템이다. CEO 임기가 도래하는 해 롱리스트를 선정하고 CEO 육성 프로그램 1단계를 진행한 후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2단계를 실시한다. 대상은 지주·은행의 경우 모든 임원이다.

DGB금융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 전문기관과 연계한 16개 정도의 교육을 진행한다. 1단계에서는 DGB 포텐셜 아카데미, 1대1 임원 코칭, 임원 AC(Assessmeent Center)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DGB 포텐셜 아카데미는 경영진 후보 육성과 비즈니스 리더십 함양이 목적이다. 임원의 잠재력 발현을 돕는 1대1 임원 코칭은 단순한 리더십 개선보다 대구은행장으로서 역할 수행을 위한 의식 변혁이 목표다. 임원 AC 프로그램은 자질 검증과 리더 역량 수준을 확인한다.

2단계는 중요 계열사 OJT, 집중 어학능력 개발, DGB CEO 아카데미, DGB 경영자 세션, 후보자 액셀러레이터(AC)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중요 계열사 OJT는 자회사 업무 현황 파악을 넘어 향후 행장으로서 그룹 전사적 관점에서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 마련과 즉각적 정책 실현을 위해 도입됐다.

집중 어학능력 개발은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일상회화, 미팅, 프레젠테이션, 기본 매너 등을 주제로 설정해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DGB CEO 아카데미는 ▲공감·소통 리더십 ▲HR·노사관계 ▲IT·조직문화 ▲지배구조·금융정책 ▲금융·증권 등 총 5개 분야로 구성됐다.

DGB 경영자 세션에서는 주요 안건에 대한 행장 후보의 견해 발표와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후보자 AC 프로그램은 CEO로서 잠재 역량과 리스크를 평가한다.

DG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에 대한 CEO 육성 프로그램은 내부 인재를 키우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해 매년 2월에서 12월 중 상시 진행하고 있다”며 “내부 인재 풀 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우수 인력이 있기 때문에 CEO 선임 절차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추천에 따른 외부 후보자도 포함시켜 함께 심사한다”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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