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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대출비교의 확장성, 경쟁을 넘어 시너지로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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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12-22 10:08

비교플랫폼 등장 금융시장 패러다임 변화 주도
금융시장 간극 기술로 메우는 핀테크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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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가 절정이다. 주연배우들의 수려한 외모와 연기력 덕분도 있겠지만, 거침없고 성공적인 주인공의 행보가 주는 쾌감도 한몫하고 있을 터다.

현재를 살던 40대의 직장인으로 죽었다가 1987년의 재벌가 3세로 환생한 주인공에게는 재력뿐 아니라 30년치 ‘미래에 대한 기억’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한적한 분지였던 분당의 재개발, 다가오는 외환위기, 곧 꺼질 닷컴버블까지도 그는 남들보다 앞서 알고, 과감히 투자해 기회를 잡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짜릿한 상상이다.

인생의 많은 일이 그렇지만 특히 금융시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먼저 아는 것’이 곧 ‘기회’가 된다. 의사결정의 주체가 그 시점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손익과 성패가 갈릴 수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미래를 알 수 있다면야 무서울 것이 없겠지만, 미래는 고사하고 현재 자기가 갖고 있는 선택지조차 정확히 다 알지 못하고 살아가는 게 평범한 우리의 현실이다. 이 한계를 조금씩 메워 보려는 게 최근 많은 핀테크사들의 문제의식인데, 유의미한 시도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대출비교서비스다.

2019년 7월 핀테크 스타트업 F사가 최초의 대출비교플랫폼을 출시했다. 대출이 필요한 소비자가 금융사마다 돌아다니며 대출조건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하나의 플랫폼에 입점한 금융사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대출의 금리와 한도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F사 플랫폼에서는 출시된 지 1년 8개월 만에 누적 100조 원의 대출금액이 승인됐다. 언제든 저금리의 은행대출을 즉각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의 소비자라면 대출비교플랫폼은 크게 필요없을지 모른다. 금융소비자가 비교플랫폼을 찾는다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자신의 조건에서, 조금이라도 덜 부담되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더 쉽게 찾기 위함이다. 중저신용 고객 대상 소매금융에 주력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 피플펀드가 2021년 12월 대출비교플랫폼에 입점한 후 1년간의 기록을 보면, F사를 통해 유입된 고객의 76.4%가 CB사 신용등급 기준 4~7등급에 속하는 중저신용자였다. 자본여력이 없는 소비자일수록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의 금융상품을 찾기 위해 정보탐색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고, 대출비교서비스의 출현으로 이들의 정보탐색비용이 크게 절감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비교플랫폼의 등장은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각 금융사가 투입하는 마케팅 비용에 따라 유입고객의 규모가 정해졌던 과거와 달리, 대출비교 이후에는 각 플랫폼에 입점해있는 금융사들에게 동일한 속도로 고객 데이터가 축적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제는 데이터의 양 자체가 아니라 쌓인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서 활용하는’ 능력이 금융사의 새로운 차별화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술력만 뒷받침된다면 시장에 갓 진입한 신생 금융사들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대로 자체적인 기술력이 준비되지 않으면 긴 업력을 가진 대형 금융사라 해도 순식간에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금융권 전반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 움직임을 바로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3년 사이 케이뱅크∙토스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사는 물론이고, 우리∙신한∙하나 등 전통금융사도 대안신용평가모형 자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예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통적 신용평가에서 사용됐던 소득수준, 대출이력 등 금융정보를 넘어 각종 비금융 대안데이터를 활용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차별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용평가시스템의 다원화는 기존 소수 CB사의 평가시스템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의존도를 낮춰 금융의 포용력을 높이는 결과를 기대하게 한다.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에서 더 나아가 거시경제 환경과 정책적 변화, 그에 따른 고객군 전체의 특성변화 등을 신속하게 전략에 반영하기 위한 시도도 있다. 피플펀드는 머신러닝 개발 생산성과 운영 안정성을 함께 최적화하는 엠엘옵스(MLOps)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기반해, 자사의 승인전략이 고객 특성을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공들여 구축했다.

피플펀드의 승인전략 자동 최적화 알고리즘 아고스(AGOS)는 시장이 변할 때마다 사업 목표에 맞는 새로운 대출승인전략을 자동으로 도출해주는 기술이다. 이런 역량에 기반해 피플펀드는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금융의 포용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고자 한다.

대출비교플랫폼은 정보제공과 중개를 통한 경쟁 촉진의 기능을 넘어 금융사 및 금융소비자와 보다 확장성 있게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세분화된 비교플랫폼이 각 상품과 고객군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 제휴 금융사들을 지원한다면, 제휴사들은 플랫폼을 통해 유입고객을 늘릴 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심사전략으로 취급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첫 비교서비스 등장 후 3년이 지난 지금 이미 시장에서는 신용대출, 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 자동차대출 등 세분화된 여신 영역에서 비교플랫폼들이 활약하며 전문성을 키워 가고 있다.

차입고객의 대부분이 CB사 기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인 피플펀드는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 및 사기탐지시스템(FDS) 등을 활용해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을 0.78%에 유지하는 중인데, 이런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수개월 내 자체 대출비교플랫폼을 정식 런칭하고 제휴사들에게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잘해준다면 소비자들은 또 한 번 금융서비스 이용 비용 절감 효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제 정리해보자. 작년 10월 1.28%였던 예금은행 수신 가중평균금리는 1년새 3.97%로 올라 10월 한 달 동안에만 45.9조 원을 은행으로 흡수시켰다. 반면 작년 3.46%였던 예금은행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올 10월 5.34%로 상승했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는 올해 3월 기준 계층간 소득격차가 전년에 비해 6배로 커졌음을 보여줬다. 돈이 돈을 벌고 빚이 빚을 키우는 세상이라고들 한다. 재벌집 막내아들로 환생하는 드라마틱한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작겠지만, 세상의 변화가 만든 기회의 간극을 조금 먼저 알고, 조금 더 잘 메우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볼 법하다.

금융시장의 간극을 기술로 메우는 핀테크 기업들의 시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기대하고 응원하며 지켜봐줬으면 한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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