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5일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한 2023년도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사장 승진자는 총 7명인데, 이 중 여성은 이영희 부사장 혼자다.
특히 이번 인사는 이재용닫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평소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 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 2020년 8월 진행된 여성인력 간담회에선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언급했다,
1964년생인 이영희 사장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 대학원에서 광고마케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유니레버 코리아에 마케팅 매니저로 입사한 뒤 SC 존슨 코리아에서는 마케팅디렉터, 로레알 코리아 약국병원사업부에서는 총괄이사를 지내며 경영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했다.
삼성전자엔 2007년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마케팅그룹장으로 합류했다. 3년 뒤 비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2013년엔 갤럭시 스마트폰의 차별화된 마케팅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17년부터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맡으며 스마트폰은 물론 생활가전까지 회사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장은 그간 삼성전자 내에서 가장 유력한 최초 여성 사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낸 인물로 꼽힌다. 그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브랜드를 ‘애니콜’에서 ‘갤럭시’로 바꾸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팬덤 기반의 마케팅 전략을 가동하면서 갤럭시 브랜드를 각인시켰다.
또 배터리 발화 이슈로 불거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극복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이영희 부사장이 2016년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에서 최신 스마트워치 기어 S3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2016년에는 국제광고제‘칸 라이언즈’에서 역대 최다인 총 29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국내 기업 최초로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2018년 삼성전자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리더로서 ‘인간적이고 감성적인 브랜드’로 거듭나 고객에게 꿈을 주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제품·서비스는 물론 외부기기까지 연결해 자시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간다는 ‘스마트 싱스 일상도감’ 캠페인을 통해 IoT(사물인터넷)에 한정됐던 ‘스마트 싱스’ 개념을 고객 일상 속 시나리오로 보여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버추얼 아바타 '지누스마스(G·NUSMAS)'를 공개하며 고객들과 친근한 소통 전략을 펼쳤다. 삼성이 혁신적 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되는 ‘외계인을 납치해 개발했다’는 유머에서 착안한 것이다.
당시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주는 인터넷 밈(meme)을 활용해 친근하고 유쾌한 아바타를 선보이게 됐다”며 “외계인 특유의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며 고객들과 더욱 친근한 소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사장의 승진에 대해 “ 2007년 삼성전자 입사 후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며 고객 가치·경험 중심 회사로의 성장을 선도해 왔다”며 “사장 승진 후 고객 중심 마케팅 혁신 등 역량 발휘와 함께 삼성전자 최초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