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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뒤진 팰리세이드가 대형SUV 시장 평정한 비결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1-21 00:00

포드 익스플로러·쉐보레 트래버스에 압승
‘더 싸면서 고급스러운 실내’ 상품력서 우위

성능 뒤진 팰리세이드가 대형SUV 시장 평정한 비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현대자동차(회장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가 야심차게 내놓은 대형SUV 팰리세이드가 수입SUV를 압도적 격차로 제치고 인기 차량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자동차협회(KAMA)가 발표하는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운데 대형SUV 비중은 2019년 11.4%에서 2021년 19.6%로 2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심화로 대부분 차급에서 판매량이 줄었지만, 대형SUV는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5.4%)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는 신차 효과 감소로 판매량이 하락했으나 15.6%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SUV는 대중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 모델로 나눌 수 있는데, 대중차 영역에서 대형SUV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 팰리세이드다.

지난 2018년말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월 평균 판매량이 2019년 4358대, 2020년 5499대, 2021년 4362대에 이어 올해(1~10월)는 4420대를 유지하고 있다. 꾸준히 4000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모델은 아반떼·쏘나타·그랜저 등 오랜 기간 인지도를 쌓아 온 스테디셀러 모델이다.

국내 수요가 비교적 적었던 대형SUV 시장에 새롭게 출시된 팰리세이드가 이례적으로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실제 팰리세이드 이전에 출시된 국산 대형SUV인 기아 모하비와 쌍용차 렉스턴은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이 각각 1000여대와 300여대에 그치고 있다.

팰리세이드 출시로 직격탄을 맞은 경쟁 차량은 포드 익스플로러다. 익스플로러는 2017~2018년 2년 연속 수입SUV 판매 1위에 올랐다. 팰리세이드 등장으로 2019년말 6세대 신형 모델을 국내 투입했으나, 월 판매량이 수입차 왕좌에 올랐던 시절에 절반 이하인 230여대로 떨어진 상태다.

쉐보레도 2019년 대형SUV 트래버스를 수입해 왔으나 월 160여대 판매에 그치고 있다.

팰리세이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가격 대비 높은 상품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사실 팰리세이드는 경쟁 수입SUV에 비해 체급과 제원상 성능은 뒤쳐진다. 팰리세이드는 전장x전폭x전고가 4995mmx1975mmx1750mm다. 전장이 익스플로러 보다 55mm 짧고, 트래버스와 비교하면 235mm나 짧다. 팰리세이드 파워트레인은 6기통 3.8가솔린과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을 경쟁차와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최고 출력은 295마력(ps)과 최대 토크 36.2kgf·m를 발휘한다.

트래버스는 6기통 3.6가솔린과 9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출력 314마력, 토크 36.8kgf·m를 낸다.

익스플로러는 4기통 가솔린2.3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려 304마력과 42.9kgf·m다. 적은 배기량으로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뛰어난 부분이 있다.

팰리세이드는 이처럼 성능에서 쳐지는 단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상쇄시키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가장 저렴한 가솔린 2WD 7인승 익스클루시브 모델이 3867만원부터 시작한다. 5567만원인 트래버스와 6410만원인 익스플로러에 비해 2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물론 트래버스와 익스플로러가 대부분 옵션을 기본 장착해 저렴한 트림이 없는 수입차임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팰리세이드 최고급 모델인 3.8 가솔린 AWD 캘리그래피는 5304만원으로 수입SUV 하위트림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는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실내 편의 사양을 넣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어진다.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 2열 열선·통풍 시트, 3열 리클라이닝 시트 추가, 12.3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 등 고급형 사양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팰리세이드는 수입SUV에는 없는 디젤 모델이 있다. 국내 SUV 열풍은 분명히 가솔린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차체가 커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대형SUV의 경우에는 디젤차를 선호하는 성향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존재한다(물론 요즘처럼 가솔린보다 디젤 가격이 더 비싼 상황에서는 아닐 수도 있다). 실제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팰리세이드는 디젤 모델이 60%로 가솔린보다 더 많다.

팰리세이드 가솔린은 복합 연비가 1리터당 9.3km 수준이다. 리터당 12.4km인 팰리세이드 디젤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이 차이라면 디젤 엔진 기본 가격과 디젤 유류비가 많이 오른 점을 감안해도 1년에 2만km씩 운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5년차 이상부터 디젤 모델이 운용비 면에서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팰리세이드의 가격과 다양한 선택지라는 장점은 국산차이기에 가능한 점도 있다.

익스플로러 본고장인 미국에서 시작 가격은 팰리세이드가 3만5250달러(4681만원)로, 3만6760달러(약 4882만원)인 익스플러어와 200만원 차이까지 좁혀진다. 익스플로러는 한국에선 리미티드 트림 1종만 판매되는 것과 달리 미국에선 리미티드보다 저렴한 모델 3개를 포함해 총 8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선택지도 다양하다.

팰리세이드 단점인 엔진도 ‘파워업’을 기대하기 힘들다. 자동차회사들이 내연기관 엔진보다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과 내후년 각각 대형 전기SUV인 기아 EV9과 아이오닉7을 출시할 계획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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