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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MPASS] 방산 떼어낸 현대위아, ‘독자 생존’ vs ‘내부 종속’ 갈림길

김재훈 기자

rlqm9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30 14:20 최종수정 : 2026-10-30 14:51

공작, 방산 매각 결정, 매출 96% 차량 부품 집중
회사 유일한 외부 판로이자 고수익 창구 소실
1%대 영업이익률, 캡티브 차량부품 극복 과제
통합 열관리 솔루션·로봇 등 신사업 투자 집중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이사. / 사진=현대위아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이사. / 사진=현대위아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현대위아가 공작기계 매각에 이어 알짜 방산사업마저 현대로템에 넘기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방산 매각으로 확보한 약 3500억 원 실탄은 통합 열관리 시스템과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에 집중될 예정이지만, 이로 인해 전사 매출의 96% 이상이 차량부품으로 쏠리고 유일한 외부 거래 창구마저 소실됐다.

그룹 내부 거래 의존도가 극대화된 상황에서 신사업의 독자적인 글로벌 외부 고객사 확보 여부가 현대위아의 체질 개선 성공과 향후 기업 가치를 좌우할 핵심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잇따른 사업 매각과 포트폴리오 대수술

현대위아가 체질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 재편의 마지막 단추를 끼웠다. 현대위아는 지난 10월 19일 이사회를 열고 특수(방산)사업부문을 계열회사인 현대로템에 3584억 원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위아는 오는 11월 27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 특별결의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등을 거쳐 2027년 3월 31일까지 거래를 최종 종결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육상 및 해상 무기체계와 항공부품을 생산하는 영업자산과 부채, 관련 임직원 일체이며, 부동산(토지·건물)은 현대위아 소유로 남아 현대로템에 임대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7월 완료된 공작기계사업부문 분할 매각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사업 정리다.

현대위아는 이번 거래 목적을 “미래 모빌리티 사업 집중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신사업 투자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위아의 사업 구조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기존에 차량부품, 모빌리티솔루션, 특수사업 등 3개 축으로 유지되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방산 부문이 이탈하면서 매출 중 차량부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재무 데이터 기준 96.8%까지 치솟게 된다. 사실상 차량부품 전문 기업으로의 완전한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대위아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 사진=딥서치

현대위아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 사진=딥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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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수익원이자 '외부 창구' 상실

이번 방산사업 매각을 바라보는 시장과 업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양도 대상인 특수사업부문의 2025년 기준 매출액은 3931억 원으로 전체 연결 매출(8조4816억 원)의 4.6% 수준에 불과하다. 외형 비중만 놓고 보면 그리 크지 않아 보이지만 수익성과 영업적 측면에서 가지는 비중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방산사업이 포함된 기타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2024년 4.4%에서 2025년 7.2%, 2026년 1분기 10.8%, 2분기 9.9%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기타 부문은 전사 영업이익의 약 37%를 창출해내며 수익성을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반면 본업인 차량부품 부문은 멕시코 공장 하이브리드 엔진 전환 과정에서의 가동률 변동 및 원가 부담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2024년 2.5%, 2025년 2.0%, 2026년 상반기 1.5%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다. 고수익을 올리던 알짜 사업부를 떼어냄으로써 당장 전사의 이익 창출력 감소는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방산사업이 가졌던 '외부 판로(Non-Captive)'로서 가치다. 현대위아 차량부품 사업은 같은 그룹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완성차의 생산 실적과 단가 정책에 실적이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다.

반면 방산사업은 대한민국 국방부 및 해외 정부·방산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어, 그룹 내부거래의 굴레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유일한 통로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작기계에 이어 방산마저 매각되면서 현대위아는 그룹 외 고객사와 직접 거래하며 사업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고리를 잃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그룹 내부 거래에 대한 전속성이 극대화되는 사업 구조를 띄게 됐다”고 진단했다.

3584억 실탄과 '통합 열관리 솔루션' 과제

물론 방산사업 매각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거래를 통해 현대위아는 3584억 원이라는 거액의 현금을 한 번에 확보하게 된다. 이는 올해 상반기 기준 순차입금(5789억 원)의 61.9%에 해당하는 규모로, 유입 시 단기적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현대위아는 이 매각 대금을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집중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산사업 이탈 후 현대위아에 남겨진 핵심 신사업 과제는 ▲전기차용 통합 열관리 시스템(ITMS) ▲전동화 액슬(e-Axle) ▲스마트 제조물류 및 로봇 솔루션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분야는 단연 '통합 열관리 시스템'이다. 전기차의 배터리와 구동계, 실내 공조를 통합 제어하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열관리 시스템은 전기차의 주행거리 연장과 안전성에 직결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위아는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플랫폼에 적용될 열관리 모듈 공급을 시작으로 관련 기술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통합 열관리 시스템과 로봇 부품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더라도, 공급처가 현대차·기아에만 국한된다면 체질 개선의 진정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완성차 내부 물량에만 의존할 경우, 단가 인하 압력과 완성차의 판매 흥행 여부에 수익성이 기속되는 기존 차량부품 사업의 한계를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방산 매각으로 소실된 외부 거래 창구를 대체하고 글로벌 종합 모빌리티 부품사로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비롯한 신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완성차(OEM) 및 외주 시장에서 독자적인 외부 수주(Non-Captive)를 달성해내는 것이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된다.
현대위아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 사진=네이버페이증권

현대위아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 사진=네이버페이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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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주총 및 매수청구권 단기 허들

신사업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기에 앞서 단기적인 거래 완주 과제도 존재한다. 이번 영업양도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오는 11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매수예정가격은 5만1811원으로 설정돼 있으며, 반대 주주 매수청구 합계 금액이 1400억 원(발행주식총수의 9.94%)을 초과할 경우 현대위아 이사회 결의로 이번 양도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최근 주가 흐름과 국민연금공단(지분율 6.26%, 약 882억 원 규모) 등 주요 주주들의 표심이 거래 완주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와 신사업 비전에 대한 설득 작업을 철저히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방산이라는 확실한 캐시카우이자 외부 통로를 끊어내고 미래 모빌리티에 배수진을 친 상황”이라며 “회사가 단순한 그룹의 하청 부품사에 머무르지 않고 전동화·로봇 시장의 독자적 키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을지, 아니면 내부 거래 의존도가 더욱 깊어진 한계 계열사로 남게 될 것인지 중요한 갈림길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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