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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김지완 회장 떠나고 낙하산 오나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1-07 14:05 최종수정 : 2022-11-22 16:43

김 회장 조기 사임…3연속 불명예 퇴진
새 수장 자리에 외부 인사 추천 가능해
금융노조 “낙하산 저지 투쟁 재현할 것”

▲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김지완닫기김지완기사 모아보기 BNK금융지주 회장이 약 5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한 그가 세운 ‘내부 승계 원칙’에 균열이 가면서 BNK금융의 차기 수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커지는 ‘자녀 특혜 의혹’에 조기 사퇴

7일 BNK금융 측은 “김 회장은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건강 악화와 그룹의 경영과 조직 안정을 사유로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BNK금융은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 전까지 직무 대행 회장 체제로 운영할 전망이다.

1946년생인 김 회장은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또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 고문을 맡았다.

김 회장은 2017년 9월 BNK금융 회장에 오른 뒤 2020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했다.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었다.

현재 김 회장은 아들 특혜 의혹들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이 BNK금융 자회사를 동원해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를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실제로 김 회장 아들이 한양증권 대체투자업 센터장으로 이직한 후 한양증권의 BNK금융 계열사 채권 인수 금액은 2019년 1000억원에서 2022년 8월 약 1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부당 내부 거래 의혹도 제기됐다. 김 회장 아들이 근무하던 회사의 대출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2018년 4월 BNK자산운용은 펀드를 만들었다. 해당 펀드에 연체가 발생하자 BNK금융은 BNK캐피탈에 우회 대출해 자산운용사가 환매 불가능한 펀드를 처리한 적이 있다.

의혹들에 대한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위법성 등을 따지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BNK금융지주와 계열사인 BNK금융과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 3곳에 대한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현장검사는 당초 계획보다 1주일 연장되기도 했다.

지난주부터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조기 사퇴설이 일었다. 김 회장이 지난달 27일 BNK금융 사외이사들에게 자신의 사임이 임박했다고 말한 것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BNK금융은 3연속 불명예 퇴진을 얻게 됐다. 이장호 초대 회장은 부산 해운대 관광리조트(엘시티) 개발 사업과 관련해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성세환 2대 회장은 주가 조작과 채용 비리로 징역형이 확정됐다.

다시 어른거리는 ‘낙하산 인사’ 그림자

BNK금융 이사회는 지난 4일 회의를 열고 ‘최고경영자(회장) 경영 승계 규정’에서 외부 추천을 제한하는 규정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을 통해 외부 인사를 회장 후보에 올릴 수 있도록 변경했다.

그간 BNK금융은 대표이사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킨 경우에만 외부 인사와 퇴임 임원 등을 회장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었다.

이는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폐쇄적인 지배구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난달 국감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김지완 회장 본인은 외부 추천으로 2017년 지주 회장이 된 인사인데, 2018년 외부 인사 추천을 못하도록 내부 규정을 제한했다”며 “본인이 임명한 계열사 대표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회장에 오르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복현닫기이복현기사 모아보기 금감원장은 “임원 추천이나 이사들의 경영진 임명과 관련해선 직접적으로 관여하기에 원칙에 맞지 않다”며 “단, 경영 운영 과정의 부적절성에 대해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금감원은 BNK금융 이사회에 회장 후보군을 계열사 CEO로 국한한 승계 계획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가 유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는 중이다. 외부 출신으로는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전 부산은행장, 안효준 전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부산은행 노동조합 등 BNK금융 내부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강한 반대를 하고 있다. 시민단체도 지역 공공재인 BNK금융의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함께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출신 ‘빗장 걸었던’ 이유는

BNK금융의 독특한 지배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외부 인사 제한 규정이 논의됐던 2017년으로 시계 추를 잠깐 돌려보자. 당시 BNK금융은 제왕적 지배구조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BNK금융 회장·이사회 의장, 부산은행 행장·이사회 의장 등 총 4개의 직함을 가졌던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 조작과 채용 비리 등으로 구속되자 BNK금융은 경영 공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지주와 은행 이사회는 유명무실했다. 승계 절차도 4개월 동안 지체됐다. BNK금융의 지배구조 한계가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김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안정성, 독립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2018년 지주 사내이사, 지주 업무집행책임자(지주 사장 이상), 자회사 대표 중에서 내부 승계로 회장을 선임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대표이사 회장 연임 제한 제도도 도입했다.

김 회장은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의장 자리를 내줬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제외하고 이사회 내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지배구조의 독립성도 키웠다.

이러한 김 회장의 노력을 바탕으로 BNK금융은 2019년과 2020년, 2021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 그 전에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B와 B+를 기록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BNK금융 이사회는 여당 의원이 지적한 ‘승계 구조의 폐쇄성’에 꽂혀 정상 운영돼 온 내부 승계 원칙을 허무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니 황당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며 “4년 전 수립돼 아무 문제 없이, 심지어 지배구조 평가등급을 연속해서 A+를 득해온 승계 절차를 이제 와서 외부 낙하산을 들이는 방향으로 칼을 대겠다니 제정신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BNK금융 이사회와 금융당국은 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노조 산하 사업장에서 숱하게 벌어졌던 낙하산 저지 투쟁이 BNK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전체 사내, 사외이사에 대한 퇴진 투쟁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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