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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면에 나선다” 질주하는 오너의 딸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1-07 00:00 최종수정 : 2022-11-07 08:18

박주형·임상민·조현민·이경후·임지선 등
경영능력 심판대 선 80년대생 재벌가 여성들

“경영 전면에 나선다” 질주하는 오너의 딸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국내 재벌가 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금수저’ 출신에 머무르지 않고 리더십과 능력을 갖춘 경영자로서 역할을 적극 찾아가고 있다.

이부진(52) 호텔신라 사장은 그런 여성 경영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호텔신라 임원이 된 후 저수익 사업이었던 식음·연회 부문을 24개월 연속 점유율 1위, 효율 1위로 끌어올렸다. 전무 시절이던 2009년에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시켜 화제를 모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설득하기 위해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노력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해서 ‘리틀 이건희’라고 불릴 정도로 경영자적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이 사장이 경영자로서 두각을 드러내던 시기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이 시기에는 결정을 해야 한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안온한 삶을 누릴지, 의심스런 주변 평가를 이겨내며 경영자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갈지 선택해야 한다. 이 사장은 후자를 택했다.

그 뒤를 이어 ‘제2의 이부진’을 노리며 질주를 시작한 오너의 딸들이 있다. 박주형 금호석화 전무, 임상민 대상 전무, 조현민 한진 사장, 이경후 CJENM 경영리더,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최윤정 SK바이오팜 수석매니저 등이다. 이들 모두 1980년대생으로, 그저 ‘회장의 딸’이 아니라 성공한 경영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박주형 전무는 1980년생이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2015년 금호석화 구매자금부문 담당 상무로 입사했다.

당시 회사는 구매담당 부서 직원들의 거액 리베이트 혐의가 불거지며 안팎으로 시끄러웠다. 그는 해결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를 계기로 그룹 재무 담당 임원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 6월 오빠인 박준경 부사장과 나란히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입사 당시 보유 지분이 0.54%에 불과했지만 최근 0.98%까지 확대하며 회사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8월 박찬구 회장 사면 불발로 ‘남매 경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박 부사장에 이어 조만간 금호석화 이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무와 동갑내기 친척 관계인 임상민 대상 전무는 지난해 초 출산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했다. 전략담당 중역으로서 신사업 발굴과 투자, 경영 목표 수립 등을 담당하고 있다. 전략담당 중역은 그룹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경영 전반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한다.

2009년 대상에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에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지난 2015년 대기업 골목상권 진출 논란이 불거지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오너가 대표로 출석해 적극 해명에 나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6년 전무 승진에 이어 2020년 핵심 계열사인 대상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 그는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 36.71%를 보유한 대상 최대 주주다.

1983년생인 조현민 ㈜한진 사장은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다. 조 사장은 2007년 대한항공 광고선전부 과장으로 입사한 뒤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IMC팀장, 부장으로 일했다.

2013년 상무로 승진해 국내 최연소 대기업 임원 타이틀을 달았는데 당시 “나는 낙하산이다. 하지만 광고 하나는 자신 있다”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됐다.

2018년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났다가 이듬해 지주사 한진칼 전무로 복귀했다. 오빠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남매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5’를 발표했다. 아직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사내이사 진입과 대표이사 선출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는 1985년생으로, 2011년 지주사인 CJ에 입사했다. 현재 CJ ENM에서 한국과 해외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CJ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 시절 비비고 만두로 미국 내 만두 시장 1위를 달성했고 한류 컨벤션·콘서트 ‘케이콘(KCON)’을 역대 최대 규모로 성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2020년 보유하고 있던 CJ 신형우선주를 이 경영리더와 남동생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에게 50%씩 증여하면서 CJ 차기 리더로 부상했다.

다만 향후 남매간 경쟁 구도라기보다는 이미경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처럼 이 경영리더는 CJ ENM등 문화콘텐트 사업을 맡고, 이선호 경영리더는 지주사 등을 책임지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는 1985년생으로 오너 3세다. 파나소닉 팀장, 창해에탄올을 거쳐 지난 2013년 11월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을 맡으며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만 30살이던 2015년 3월 대표이사 승진, 같은 해 11월 부사장에 올랐고 2018년부터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다.

‘젊은 경영’으로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무리한 투자와 매출 부진으로 그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영업을 주도하며 중국 알리바바 입점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2020년부터 다시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며 업무 조정에 나섰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초반 부진을 탈피하고 실력을 입증할 기회를 제대로 잡은 셈이다.

최태원 SK그룹 장녀 최윤정 씨는 1989년생으로, 아직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 SK그룹 대표 바이오 기업인 SK바이오팜 수석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고 이 대학 뇌과학연구소를 거쳐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디지털 치료제 기업인 칼라헬스에 투자했는데, 이 과정에서 최 수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SK그룹 차세대 먹거리인 바이오 분야를 최 수석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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