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분기별 실적 추이. 자료=SK하이닉스
이미지 확대보기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한 말이다.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광고보고 기사보기, 곽노정닫기곽노정광고보고 기사보기)가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 등으로 전년 대비 영업익이 반토막 난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0조 982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대로 내려앉은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20.5%, 60.5% 줄었다.
시장 예상치도 크게 밑돌았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추정치)는 11조8593억 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1569억 원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회사는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원가 절감폭보다 가격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노종원 사장은 “시장 환경에 맞춰 내년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 축소로 (메모리) 수급 균형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위기 상황인 2008~2009년 업계 시설투자 축소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 사장은 “수요 환경이 급변한 만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제품 믹스와 장비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다”라며 “당사의 내년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은 올해 대비 줄어들고 첨단공정 비중도 당초 계획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 사장은 “지난 역사 동안 항상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 다운턴을 이겨내면서 진정한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 정도는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면서도 “매크로 이코노미(거시경제)와 여러 지정학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보다 다운턴이 더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봤다. 이어 “D램은 조만간 복원력이 작동해 '뉴노멀‘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고, 낸드는 (D램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이미지 확대보기노 사장은 “최근 미국 정부가 당사의 중국 팹 포함 다른 경쟁사의 중국 팹에 1년간 라이센스 받는 것을 유예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팹 내에서 개발되거나 생산되는 것들도 일정 수준 투자에 대한 허가, 허락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향후에도 이러한 라이선스 조치가 1년씩 연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확실친 않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는 미세공정을 위해 중국 우시공장에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반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내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시키면서 장비 반입이 어려워지게 됐다. 장기적으론 우시공장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노 사장은 “내년 이후 라이선스 유예가 연장되지 않으면 장비별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해 장비 도입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라며 “EUV 이슈가 2020년대 후반보다 훨씬 더 빠른 시점에 불거져 팹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시 포함 중국 팹에 문제가 생기면 컨틴전시 플랜으로 팹을 매각하거나 장비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그런 어려움은 매우 익스트림한 상황이며 그런 상황 오지 않고 팹을 운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