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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산업은행 부산행’ 목소리…강석훈, 내부 소통은 ‘제자리’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0-14 12:52

부산 기초단체장 “약속 이행할 때”
직원 불만 증폭…인력 이탈도 속출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부산광역시가 KDB산업은행의 본점 이전을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강석훈닫기강석훈기사 모아보기 산은 회장도 부산행을 위해 속도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그러나 부산 이전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직원들의 반발을 잠재울 카드는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부산시 16개 기초지자체 단체장들은 해운대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은 본사 이전을 촉구했다. 이날 성명에서 단체장들은 한국산업은행법의 국회 개정을 통한 법적 근거 마련과 정부의 산은 부산 이전 조속 추진 등을 요구했다.

16개 기초지자체 단체장들은 “부산은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돼 문현금융혁신도시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지만, 대규모 산업 인프라를 지원할 금융 앵커 기업이 없어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할 동력이 부족하다”며 “산은 노동조합 및 수도권 일부 국회의원 등이 부산 이전은 정책금융기능을 축소하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수도권의 기득권을 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많은 정책과 제도를 시행했지만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고 국가적 손실이 갈수록 커가는 현실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이제는 말로만 국가균형발전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행함으로써 약속을 이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건 사안이다. 취임 후에는 국정과제로 선정하며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강 회장을 만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본격적인 부산 이전 작업에 착수했다. 산은 내부에서는 전략기획팀과 인프라기획팀 등 2개 부서로 이뤄진 ‘이전 준비단’ 태스크포스(TF)가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달 산은은 2급 직원 2명, 3급 직원 6명, 4급 직원 2명 등 총 10명을 해당 TF에 발령한 바 있다. 조만간 인력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최근 강 회장은 부행장들에게 부산 근무를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수석부행장을 포함한 총 10명의 부행장들은 다음 달부터 일주일에 하루씩 교대로 부산에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도 살뜰히 챙기고 있다. 지난 6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산은 이전은 대선 공약사항이고 국정과제로 신경 쓰고 있다”며 “산은과 본점 이전 등을 협의하려고 하는데 최근에 연말까지 안 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려하는 사항에 대해 빨리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은 산은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부산시는 지난 6일 산은 본사 이전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산은 지원단’을 출범했다. 산은 지원단은 산은 이전 부지 선정과 사옥 건립, 직원 정주 여건 조성, 부산 이전 임직원 자녀의 교육 등 지원을 총괄하는 핵심 기구이다. 총괄 지원반, 홍보 지원반, 주거 지원반, 사옥 건립 지원반, 교육 지원반, 정주여건 지원반 등 총 6개로 구성됐다.

산은 지원단은 이달 중 구성될 ‘산은 이전 지원협의회’와 공조한다. 산은 이전을 지원하기 위해 민관 전문가로 이뤄진 협의회는 부산시, 구·군, 대학, 전문가, 부산상의, 시민단체 등 15명 내외로 출범할 예정이다. 특히 산은의 부산 이전에 대한 타당성과 파급효과 등 이전 논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산은이 부산에 둥지를 틀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국회에서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정한 한국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송기헌·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금융위는 올해 안에 ▲이전 대상 기능의 범위 ▲부지 확보 방안 ▲인력·설비 이전 일정 ▲전산망 구축 방안 등을 담은 ‘본점 이전 기본방안’ 검토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초까지 국토교통부는 ‘산은의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균형발전위원회에 상정해 심의·의결한다.

같은 해 금융위가 ‘산은 부산 이전 계획(안)’을 상정해 심의·의결이 이뤄지면 국토부 장관의 최종 승인으로 이전 계획이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2023년 이후 산은은 부지 매입과 사옥 신축 등을 진행하고 건물 준공에 맞춰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다.

내부 진통은 극심하다. 산은 노조와 직원들은 ‘졸속 강행’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산은 부산 이전은 대내외적으로 어떠한 타당성 검토도 없이 졸속으로 강행되고 있으며 부당한 정책은 불이행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전 절차도 이슈다. 본사 이전을 위해서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보다 앞서 내부적으로 이전 준비단 TF를 설립한 것은 입법 절차 위반이라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또한 공공기관 이전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의 이전 대상기관 선정, 이전 계획 작성 요청 등 공식 행정 절차도 없어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인력 이탈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산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9명(정년·임금피크제 대상 제외)의 직원이 올해 짐을 쌌다. 통상 매년 40명 안팎이 이직을 이유로 산은을 떠난다. 업계에서는 퇴직자들이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대부분 증권업계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부산을 방문해 산은 이전을 공언하면서 올 초 진행된 은행연합회 경력직 채용에는 다수의 산은 직원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산은 직원들은 입행 기수(행번), 부문, 본부 차원에서 부산 이전 반대 성명서를 내는 중이다. 산은 직원은 “강석훈 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대화 자체를 거부한다고 했다. 그러나 매일 아침 수백 명의 직원들이 본점에서 모여 강 회장과 소통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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